
(서울) 2025년 8월 30일 - 대한민국 입시의 판도가 심상치 않게 변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등생'으로 불리던 최상위권 학생들이 학교를 자퇴하고 수능 '정시'에만 몰입하는 현상이 급증하면서 교육계 안팎의 우려와 논쟁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전략적 자퇴'라는 용어가 이제는 대입 준비의 한 방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내신, 한 번 놓치면 끝? 전략적 자퇴의 배경
서울 강남구 학원가에서 만난 박모(18)군은 중학교 시절 줄곧 전교 상위권을 유지했던 학생입니다. 그러나 고등학교 진학 후 1학년 내신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과감히 자퇴를 선택했습니다. 그는 "내신은 한번 밀리면 되돌리기 너무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정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목표 대학 합격에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또 다른 자퇴생 김모(17)군은 자신을 '학포자(학업 포기자)'가 아닌 '정시 파이터'로 불러달라고 요청하며, 학교 대신 학원에서 수능 준비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확산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현행 내신 시스템의 한계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단 한 문제, 한 등급이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일단 떨어진 내신을 다시 끌어올리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 자퇴의 주요 동기가 되고 있습니다. 검정고시의 경우 과목별로 높은 성적을 선택하여 합산할 수 있어 '재수의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 실제로 올해 고교 검정고시 응시자 수는 서울·경기 기준으로 2만2797명에 달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

데이터로 본 '전략적 자퇴'의 확산
통계 자료는 이러한 '학교 이탈 현상'이 단순한 개별 사례가 아님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지난해 고등학교 자퇴율은 2.1%(2만7049명)를 기록, 2002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교육개발원의 자료에 따르면, 교육열이 높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의 일반고 학업중단율이 각각 2.7%로 타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입니다 . 또한 국제고의 학업중단율(2.0%)이 일반고(1.8%)보다 높은 것도 특이점입니다. 이는 단순 학업 부진이 아닌, 소위 '우등생'들의 대입 전략 변화가 주요 원인임을 시사합니다 .
더욱이 검정고시를 통한 명문대 진학 성공 사례는 매년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4년제 대학 입학생 중 검정고시 출신은 역대 가장 많은 9256명이었으며, 이 중 서울대·고려대·연세대(SKY) 신입생은 259명으로 지난해(189명) 기록을 뛰어넘는 최대치를 달성했습니다 .
2028 대입 개편, '자퇴' 추세 가속화하나?
이러한 '전략적 자퇴'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 고교 내신 성적이 현행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전환되기 때문입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내신 5등급제에서 상위 10% 안에 들지 못하면 바로 2등급으로 떨어지게 된다"며 "1등급을 놓친 상위권 학생들의 자퇴 고민이 상당 부분 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

공교육의 역할과 미래에 대한 성찰
'전략적 자퇴' 현상이 심화되면서 공교육의 본질적 역할에 대한 논의도 뜨겁습니다. 일부 교육 컨설턴트는 "학생들이 더 나은 대입 전략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 한국교총은 "학교는 대입만을 위한 곳이 아니며, 성적이 다소 떨어지는 학생이라도 학교생활을 통해 사회성을 배우도록 지도하는 것 역시 공교육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합니다 .
점점 더 치열해지는 대입 경쟁 속에서 학생들은 최적의 선택을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과연 '전략적 자퇴'가 단순한 입시 전략을 넘어 우리 교육 시스템과 학생들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깊은 성찰과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