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사람들의 여름: 旧盆ウンケー'운케이'의 감동과 공동체의 재발견

도시화 속에서도 지켜지는 전통, 그 속에 깃든 가족의 의미

「©OCVB」

 

조상이 돌아오는 날, 오키나와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인다

오늘은 음력 7월 13일, 오키나와의 전통 명절인 旧盆ウンケー(큐봉 운케이)가 시작되는 날이다.(旧盆큐봉은 음력 보름을 말한다.) 운케이는 일본 본토의 오본(お盆)과는 차별화된, 오키나와 지역만의 독특한 조상맞이 의식으로, 이날부터 3일간 조상 영혼을 집으로 맞이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전통이 이어진다.

 

오키나와 사람들에게 이 시기는 단순한 휴일이 아니다. ‘운케이’는 가족과 공동체, 그리고 조상에 대한 존경심을 되새기는 신성한 의례이며, 지금도 많은 가정에서 정성껏 제례상을 준비하고 조상의 위패 앞에 향을 피운다. 이와 함께 마을에서는 북소리와 함께 흥겨운 ‘에이사(エイサー)’ 공연이 펼쳐지며, 세대를 초월한 공동체의 교감이 이뤄진다.

 

도시화된 삶 속에서도, 사람들은 조상의 귀환을 맞이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고, 마을은 생기를 되찾는다.

이 기사는 오늘 바로 이 운케이 당일을 맞아, 오키나와 전통 속에 살아 있는 공동체 정신과 감동적인 문화유산을 따라가 본다.

 

운케이의 유래와 조상맞이 의식의 본질

운케이(ウンケー)는 오키나와에서 음력 7월 13일에 시작되어 15일까지 이어지는 旧盆(큐봉)의 첫날, 조상 영혼을 집으로 ‘맞이하는’ 전통 의식이다. 

 

그 이름 자체가 일본어 ‘오무카에(お迎え, 맞이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말 그대로 조상을 환영하는 날이다.

 

그 뿌리는 고대 류큐 왕국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며, 불교와 샤머니즘, 그리고 토속 신앙이 융합된 류큐 특유의 조상 숭배 문화에서 비롯됐다. 일본 본토의 오봉과 유사한 듯 보이지만, 운케이는 유이마아루(結いまーる, 상부상조)라는 공동체 문화와 결합되어 가족 중심에서 지역 전체가 함께 참여하는 집단적 의식으로 발전해왔다.

 

이날 가족들은 조상의 위패가 모셔진 불단이나 조상 신위 앞에 ‘운케이 음식’을 차려놓는다. 일반적으로 생선, 돼지고기, 산나물, 토란, 미역국 등 오키나와 특유의 전통 요리가 올려지며, ‘우푼쿠이(おふんくゎい, 조상에게 바치는 제사 음식)’라고도 불린다.

 

향을 피우고, 조상에게 말로 인사를 전한 뒤, 차례처럼 일가 친척이 모여 함께 식사를 하며 조상의 귀환을 기념한다.

오키나와 사람들에게 조상은 단지 과거의 존재가 아니라, 지금도 가족을 지켜주는 ‘활동하는 영혼’으로 여겨진다. 운케이 날은 그 영혼들이 세상에 내려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며, 이 신성한 재회는 단지 의식이 아닌 삶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OCVB」

 

「©OCVB」

에이사의 북소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공동체의 열기.

 

운케 기간 중 오키나와 거리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것은 ‘에이사(エイサー)’의 북소리다.

에이사는 운케이의 핵심 문화이자 시각적으로 가장 강렬한 전통 퍼포먼스로,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북을 두드리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행진하는 민속 예술이다.

 

그 기원은 17세기 불교 의식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지역 공동체와 세대 간 연대를 상징하는 오키나와의 문화 아이콘이 되었다.

 

에이사 팀은 일반적으로 마을별로 조직되어 있으며, 해가 지기 전부터 도로와 골목, 광장을 돌며 퍼레이드를 벌인다.

무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살고 있는 생활 공간이 곧 무대가 된다. 이 퍼레이드는 단지 공연이 아닌, 조상의 영혼에게 바치는 환영 인사이자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하나가 되는 집단 의식이다.

 

청년들은 전통 복장을 갖추고 ‘타이코’라 불리는 북을 힘차게 두드린다.

가장 주목할 점은, 이 전통이 단순한 보존에 그치지 않고 젊은 세대가 주도적으로 재창조하며 계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년 여름, 고향으로 돌아온 학생과 청년들이 에이사 팀에 합류하며, 운케이와 함께 공동체 소속감과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으로 작용한다.

지역 주민들 또한 퍼레이드를 따라 함께 걷거나, 창문 밖으로 손을 흔들며 조상과 청년들, 이웃들에게 인사를 보낸다.

이 모든 풍경이 어우러져, 에이사는 단순한 민속공연이 아니라 ‘오키나와형 사회적 유대의 상징’이 되어 가고 있다.

 

현대화 속에서도 이어지는 전통, 그 안에 살아 있는 가족의 의미

오키나와도 일본의 다른 지역처럼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를 경험했다.

젊은 세대는 도시로 이주하고, 전통 제례에 대한 관심도 줄어드는 듯 보였다. 그러나 놀랍게도 운케와 같은 전통은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는 단지 종교적 의미 때문만이 아니다. 오히려 그 속에는 가족, 공동체, 기억, 그리고 정체성이 응축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도쿄나 오사카에 살고 있는 오키나와 출신들은 운케이 기간이면 비싼 항공료를 감수하고 고향을 찾는다.

 

이들에게 운케이는 단순한 제례가 아니라, 조상을 중심으로 다시 가족이 하나가 되는 시간이다.

고령의 부모와 어린 자녀가 함께 차례상을 차리고, 돌아가신 조부모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 세대 간 단절은 치유되고, 삶의 연결고리가 다시 이어진다.

 

최근에는 아파트나 단독주택 구조가 바뀌며 불단을 모시기 어려운 가정도 많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온라인 제례, 가상 에이사, 모바일 조상신위 앱 등 새로운 방식으로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이는 전통이 반드시 과거의 형태로만 남아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지속 가능한 문화’로서 운케이의 진화를 보여준다.

심지어 일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운케이에 대해 배우는 문화 체험 수업을 진행하며, 전통의 가치를 교육 현장에서도 체계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운케이가 단지 명절이 아닌, 살아 있는 오키나와인의 정체성임을 보여주는 가장 생생한 증거다.

 

오늘 오키나와 곳곳에서 확인된 것은, 단순한 의례를 넘어 공동체의 기억과 연대, 그리고 조상과의 연결을 회복하려는 마음의 움직임이다. 시장에 가득한 음식과 거리로 울려 퍼진 에이사 북소리는, 운케이라는 시간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 속에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운케이는 오키나와인들에게 단순한 축제가 아닌, 가족과 지역, 전통이 함께 이어지는 ‘삶의 순간’이다. 

 

작성 2025.09.04 17:34 수정 2025.09.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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