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16화 기독교인이지만 절을 하고, 진심으로 위로하다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형식보다 중요한 마음

신앙과 현실 사이에서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조문 앞에서의 갈등

지난 주, 친한 동생의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셨다. 오랫동안 지병으로 고생하신 끝이라 소식을 듣는 순간 마음이 무거웠다. 그동안 동생이 감내해 온 고통과 피로를 지켜보았기에, 그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곧장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마주한 동생의 얼굴은 핼쑥하게 야위어 있었다. 힘겹게 버텨온 시간이 그대로 묻어났다. 그의 모습을 바라보니 가슴이 저릿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마음 하나로 고인을 향한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나는 기독교인이다. 그래서 보통 조문 시에는 국화를 헌화하고, 고인을 위해 조용히 기도한 뒤, 상주에게는 목례로 인사를 전한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나도 모르게 향초를 붙이고, 고인에게 절을 올렸다. 이어 동생에게도 절하며 마음을 전했다.

 

형식보다 중요한 마음

그 순간 동생은 조심스레 물었다.  “형, 크리스천이 절해도 돼?” 나는 대답했다. “그게 뭐가 중요하니. 형이 지금 하고 싶은 건 네 마음을 위로하는 거야. 네가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그 마음을 담은 거야.” 짧은 대화였지만, 그 안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종교적 형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픔 속에 있는 이를 향한 공감과 위로였다. 형식은 다를 수 있지만, 고통 앞에서 필요한 것은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조문을 마친 뒤 잠시 바람을 쐬며 동생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어머니를 보내드리는 시간이 버겁지만 곁에 있어 주는 이들 덕분에 조금은 위로가 된다고 했다. 나 또한 그 곁에 있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

 

신앙과 현실 사이에서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 한켠에 혼란이 일었다. “교회를 다니는 내가 이런 행위를 해도 괜찮은 걸까.” 신앙인으로서의 원칙과 현실 속 행위가 충돌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곧 마음속에서 확신이 찾아왔다. “하나님은 아실 것이다. 내가 그분을 떠난 것이 아니라, 친구의 아픔에 공감하고 고인을 존중하려는 마음이었음을. 하나님께서도 그 중심을 보실 것이라 믿는다.” 나는 차 안에서 기도를 드리며 스스로를 정리했다. 신앙인으로서 지켜야 할 경계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동시에 사랑과 위로를 전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그날의 내 마음은 혼란 가운데 있었지만, 분명 누군가의 아픔을 함께 짊어지고자 한 진심이 있었다.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지점

이 경험을 통해 나는 배웠다. 위로는 형식보다 마음이 앞서야 한다는 것을. 그러나 동시에 내 행위가 누군가에게 혼란을 주지 않도록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신앙과 현실 사이의 갈등은 누구에게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갈등 속에서도 사랑의 중심을 지켜내는 일이다.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우리는 때때로 신념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그때 무엇을 우선해야 할까. 형식인가, 아니면 마음인가. 위로는 정해진 방식이 아니라, 상대의 슬픔을 함께 나누려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삶 속에서 우리는 종종 신앙과 현실의 갈림길에 선다. 그러나 그 갈등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본질은 늘 ‘사랑의 중심’이다. 상대의 아픔에 공감하고, 마음을 다해 위로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신앙인의 모습이며,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길이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며, 우리 사회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5.09.15 19:20 수정 2025.09.15 19:20

RSS피드 기사제공처 : 보통의가치 미디어 / 등록기자: 김기천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NEWS 더보기
서울 한채 값으로 지방 아파트 700 채.
만보 걷기? 오히려 건강 해칠 수 있다.
별이 된 세기의 유혹자, 브리지트바르도, 누구인가?
자식보다 낫다? 부모님 홀리는 ai의 정체!
직장 내 괴롭힘의 끔찍한 결말
굶지 않고 똥뱃살 빼는 3가지 습관
도가니텅? 사골국? 관절엔 효과없다
허리 통증을 이기는 100세 걷기 비밀
하치노헤시
심박수, 가만히 있어도 100? 돌연사, 위험!
외로움이 돈보다 무섭다!
하치노헤, 여기 모르면 손해!
도심에서 전원생활? 가능합니다. ‘화성파크드림프라브’
겨울 돌연사, 혈관 수축 경고
‘아직도 육십이구나’라고 말하던 국민배우 이순재의 마지막 메시지
가마지천 자전거 위험
암환자의 영양관리/유활도/유활의학
마음속 파장을 씻어내는 방법 #유활 #유활의학 #류카츠
유활미용침으로 젊고 탄력있는 피부를 만드세요
류카츠기치유(流活気治癒) #유활의학 #유활치료원 #우울증해소
덕수궁 수문장체험
스카이다이빙(소라제작)
오토바이와 반려견 충돌 사고 #반려견 #교차로 #충돌사고
엄마가 매일쓰는 최악의 발암물질ㄷㄷ
박정희 시리즈 9
박정희 시리즈 12
박정희 시리즈 11
이병도의 변화에 대한 당시 역사학계의 반응 S #역사왜곡 #역사바로잡기 ..
유튜브 NEWS 더보기

부의 이동심리, 타워팰리스가 던지는 경제적 신호

그대는 소중한 사람 #유활의학 #마음챙김 #휴식

나 홀로 뇌졸중, 생존 확률 99% 높이는 실전 매뉴얼

숨결처럼 다가온 희망. 치유.명상.수면.힐링

통증이 마법처럼 사라지다./유활도/유활의학/유활파워/류카츠대학/기치유

O자 다리 한국, 칼각 일본? 앉는 습관 하나가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

겨울마다 돌아오는 ‘급성 장폭풍’… 노로바이러스, 아이들 먼저 덮쳤다

아오모리 강진, 철도·항만·도심 모두 멈췄다… 충격 확산

경기도, 숨겨진 가상자산까지 추적했다… 50억 회수한 초정밀 징수혁신으로 대통령상 수상

간병 파산 막아라... 경기도 'SOS 프로젝트' 1천 가구 숨통 틔웠다 120만 원의 기적,...

100세 시대의 진짜 재앙은 '빈곤'이 아닌 '고독', 당신의 노후는 안전합니까...

브레이크 밟았는데 차가 '쭉'... 눈길 미끄러짐, 스노우 타이어만 믿다간 '낭패...

"AI도 설렘을 알까?"... 첫눈 오는 날 GPT에게 '감성'을 물었더니

응급실 뺑뺑이 없는 경기도, '적기·적소·적시' 치료의 새 기준을 세우다

GTX·별내선·교외선이 바꾼 경기도의 하루… 이동이 빨라지자 삶이 달라졌다

행복은 뇌에서 시작된다. 신경과학이 밝혀낸 10가지 습관

행복은 뇌에서 시작된다 신경과학이 밝혀낸 10가지 습관

자신을 칭찬할 수 있는 용기, 삶을 존중하는 가장 아름다운 습관

아이젠사이언스생명연, AI 신약 개발 초격차 확보 전략적 동행

제주에서 시작된 건강 혁신, 임신당뇨병 관리 패러다임을 뒤흔든 교육 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