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신학자이자 루터교(Lutheran Church) 신부였던 폴 틸리히(Paul Johannes Tillich)는 “사랑의 첫 번째 의무는 경청”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경청(傾聽)은 인간관계에서 신뢰를 형성하고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실제로 실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정치인들의 경우, 한편에서는 민생경청투어, 청년경청투어라 하며 듣고 또 듣겠다고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자기 목소리를 들어 달라고 호소하는 상반된 외침을 보면 경청의 어려움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도 한다.
경청(傾聽)은 주의(注意)를 기울여 열심히 듣는 것을 말한다. 공자(孔子)가 『논어(論語)』 「위정편」에서 회고한 “60이이순(六十而耳順)”이란 타인의 말이 귀에 거슬리지 않는 경지에 이르는 나이이고, 어떤 말을 들어도 이해되는 경지이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모든 걸 관용하는 경지라고 했다. 공자도 60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이순의 경지에 도달했다”라고 할 정도로 어려운 것이 경청이다. 경청은 이처럼 배우는 데 60년이 넘게 걸리는 어려운 일이다.
삼성그룹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아들 이건희가 삼성에 입사하여 첫 출근 하던 날 아침, 마음의 지표로 삼으라며 경청(傾聽)이라는 휘호를 주었다고 한다. 이건희 회장은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그 휘호를 자신의 방에 걸어놓고 늘 보면서 스스로에게 잘 듣고 있는가를 자문했다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되도록 참고 상대방의 말을 많이 듣는다면 그만큼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으므로 성공의 열쇠가 된다는 것이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는 사장성어가 있다. 귀 기울여 경청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길이라는 말이다. 즉,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는 귀를 기울여 경청(傾聽)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지혜(知慧)을 얻기 위해, 덕(德)을 얻기 위해 귀를 여는 것이 바로 경청(傾聽)이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다타르(Srikant Datar) 학장은 적극적 경청이 모든 리더에게 필수적인 의무라며, 자신과 다른 관점을 흡수하고 인사이트(Insight: 새롭고 톡톡 튀는 신선한 뉴스)를 얻기 위해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처럼 차이가 크고 의견이 다양한 시대에 적극적으로 경청하지 않으면 생각지도 못했던 정보를 얻을 수 없고, 얻을 수 없으면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이끌 수 없다. 이렇듯 리더쉽(Leadership)에도 경청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리더가 구성원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생각을 존중하는 행위는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하고 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또, 리더의 경청 태도는 구성원들 스스로가 자신이 중요하다고 느끼게 하고, 그들의 의견이 존중받는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이러한 느낌은 구성원들이 더 열정적으로 일하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일상생활도 그러하다. “아내의 말을 들을 줄 아는 사람이 유능한 남편이고, 남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아내가 현명한 아내”라고 한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강의 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학생이고, 평화로운 가정, 행복한 가정, 아름다운 인간관계는 바로 남의 말을 잘 듣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하고 싶은 말을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것보다 상대가 하는 말을 끝까지 듣는 것이 진정한 대화의 능력이고 삶의 기술이라고 한다. 하느님이 입을 하나만 만들고, 귀를 두 개 만드신 이유는 두 배로 듣고 절반만 말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세계 제일의 검색서비스 회사인 구글(Google)은 4년 동안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여 사내 조직문화 개선 프로젝트인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Aristotle Project)”를 수행한 결과, 예상 외로 팀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비슷한 성격 유형이나 배경 같은 팀원들의 자질보다는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동료가 비난하지 않고 인정해 주는 느낌이나 동등한 발언 기회, 동료의 말을 듣는 경청, 일의 의미 등, 팀 운영방식인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었다고 한다. 구글이 채용 과정에서 타인의 아이디어를 존중하고 실패를 인정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사람을 선호하는 것도 이러한 조직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대는 상사의 말을, 친구의 말을, 동료의 말을, 나아가 아랫사람의 말을 얼마나 잘 듣는 편인가? 말을 유익한 정보와 지식이라고 가정하면 남의 말을 듣는 것은 남의 지적재산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지만, 내가 남에게 말하는 것은 나의 지적재산을 남에게 주는 일이다. 허니 기억하시라. 당신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바로 경청이라는 사실을.
-손 영일 컬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