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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교 연재칼럼] 광주 지하철 2호선, 더 이상 시민의 인내에 기댈 수 없다 이대로 괜찮은가?

 

[사진=한국IT산업뉴스 강진교 발행인]

 

사회에서 살아가다 보면 인간관계에서도, 정책에서도, 때로는 묘한 감정이 생긴다. 오랫동안 연락도 없던 사람이 갑작스레 도움을 청할 때, 우리는 이해하려는 마음과 동시에 배타적인 감정을 느낀다. 이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광주 지하철 2호선 사업을 바라보는 시민의 시선도 이와 비슷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시민의 편의를 위한 대중교통망이 확장된다고 기대했지만, 현실은 잦은 지연과 반복된 변명, 그리고 사고 위험 앞에 노출된 불안감뿐이다.

 

광주광역시는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지하철망이 부족한 광역도시다. 오랜 기간 단 한 개의 노선으로 운영되던 지하철에 2호선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때, 이는 단순한 교통망 확대를 넘어 ‘시민의 이동권 확대’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러나 2호선 건설은 벌써 세 번째 개통 지연을 겪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국지성 호우로 인해 공사 지연이 심화되었고, 토목설계 단계에서 예측하지 못한 대형 암석 지층까지 발견되며 공정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발견된 암석은 덤프트럭 3천 대 분량에 달한다고 하니, 이 문제는 단순한 변수가 아닌 ‘총체적 계획 부실’로 봐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지연이 고스란히 시민의 불편과 안전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광주의 주요 도심 지역은 공사로 인해 도로가 협소해졌고, 우회 도로는 끊임없는 차량 정체를 유발하고 있다. 시민들은 매일 아침 출퇴근길에서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고, 보행자들은 기울어진 인도, 좁아진 도로, 덮개 하나 없는 공사 구간을 지나며 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이쯤 되면 ‘시민의 발’이 되어야 할 지하철이 오히려 ‘시민의 짐’이 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공사나 광주시의 공식 대응은 너무나도 안이하다. 공사 지연의 원인으로 기후변화, 암석 지층, 예산 문제 등을 열거하지만, 이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기후변화는 더 이상 예외적 사건이 아니다. 국지성 호우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고, 지하 구조물 공사에서 암반의 존재는 기본적인 조사 항목이다. 결국 지금의 상황은 ‘설계 단계의 조사 부족’과 ‘위험 관리에 대한 안일한 대응’이 낳은 결과라고밖에 볼 수 없다.

 

광주 지하철 2호선 문제는 단순히 한 노선의 지연 문제가 아니다. 이는 시민이 신뢰하고 기대한 공공 프로젝트가 얼마나 허술하게 계획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반복된 지연과 불편함 속에서도 시민들이 그 책임을 묻기보다는 다시 인내해야만 한다는 현실이다. 공공정책은 신뢰를 기반으로 움직여야 한다. 매번 ‘어쩔 수 없다’는 말로 시민의 인내심에 기댄다면, 그 신뢰는 곧바로 분노로 바뀔 것이다.

 

이제는 광주시와 관계 당국이 분명한 입장을 내놓아야 할 때다. 더 이상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는 말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시민들은 묻고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고, 얼마나 더 불편을 감수해야 하냐고, 그리고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말이다. 이에 대한 답변은 ‘계획 재정비’, ‘공사 일정 재공표’, ‘사고 위험 지역의 실질적 안전 대책’으로 이어져야 한다.

 

광주 지하철 2호선은 이제 단순한 교통 인프라가 아니다. 그것은 광주의 도시 신뢰도를 상징하는 프로젝트가 되었다. 반복된 공사 지연과 무책임한 대응은 광주시의 행정 역량마저 의심케 한다. 더 이상 시민의 인내에만 기대지 말고, 지금 이 시점부터라도 책임 있는 계획과 실행으로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

 

공공사업이 진짜 공공을 위한 것이라면, 그 불편과 위험은 시민이 아닌 행정이 책임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광주 지하철 2호선은 ‘편리한 미래’가 아닌 ‘불신의 상징’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작성 2025.09.19 12:07 수정 2025.09.1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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