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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우산동, 몰락한 유흥가에서 ‘공유책방’으로 새로운 광주랜드마크를 꿈꾸다

[자진=광주우산동에 위치한 카페입구 카페숲안에 모습]

 

광주광역시 북구 우산동. 한때는 밤을 밝히던 유흥가의 중심지였지만, 지금은 시간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채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일방통행로를 따라 오래된 모텔과 노래방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뜸하다. 하루 차량 통행량은 5,000대 이상 넘지만, 그 수치가 이 거리에 생동감을 부여하지는 못한다. 네온사인은 여전히 화려하게 빛나지만, 그 빛은 더 이상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이런 우산동의 한복판, ‘카페숲안에’라는 이름의 작은 카페가 조용한 실험을 시작했다. 1년 전, 이곳은 기존의 숙박을 제공하는 모텔에서 카페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개념의 공간으로 변화하고자 했다. MZ세대를 겨냥한 SNS마케팅, 주변 아파트 단지 주민을 겨냥한 메뉴 구성 등 다각적인 시도가 있었지만, 실질적인 유입은 미미했다. 매출은 적자를 면치 못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을 닫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건 한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이 공간을 어떻게든 살아 숨 쉬게 만들고 아직 시작도 안했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사람은 기다림 속에 지치기 마련 그 의지는 어느 날 ‘공유책방’이라는 낯설지만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매력적인 단어를 마주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다음 날,  무작정 목포로 향해 목적지는 '포도책방', 간판도 없어서 찾기 힘든 장소에 128개가 넘는 독립서점들이 연대하고, 서로의 콘텐츠를 공유하며,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공동체 서점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운영자, ‘정반장’과의 대화는 그들의 방향을 확실하게 바꿔놓았다.

 

“책방은 단지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과 삶을 담는 그릇이에요.”

 


목포포도책방 정반장은 그렇게 말했다. 책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계절마다 열리는 북콘서트와 케이터링 행사,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의 에너지. 포도책방은 ‘공공재’로서의 문화 공간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실제로 서울,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포도책방을 찾았고, 부모와 함께 공간을 찾은 청년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방을 부모에게 자랑스러워하며 소개했다.

 

그날 이후, ‘카페숲안에’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카페는 잠시 문을 닫고,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에 들어간다. 단순한 인테리어 변경이 아니라, 공간 자체를 완전히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이다. 기존의 카페를 넘어, 이제는 광주 최초의 ‘공유책방’이자, 사람들의 일상과 이야기가 오가는 플랫폼으로 재탄생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과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 모든 물품의 이동, 공간 설계의 재구성, 한 달간의 영업 중단 등은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중요하게 여긴 것은 “지속 가능성”이었다. 단기간의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커뮤니티의 형성, 그리고 지역 주민과의 관계 맺음을 통해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했다.

 

우산동은 여전히 침체되어 있다. 하지만 이 공유책방이 단순한 책 판매 공간이 아닌, 지역의 문화 콘텐츠가 교류되는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다면, 이 지역의 지형도는 바뀔 수 있다. 더 이상 소비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 자신만의 이야기를 쌓아갈 수 있는 장소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이제 ‘/광주포도책방’은 광주의 첫 번째 공유책방으로서, 그 상징적인 첫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포도알처럼 하나하나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 함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

 

“사람들은 결국 이야기가 있는 곳에 머문다.”
몰락한 유흥가 한가운데, 다시 사람을 불러모으는 이 공유책방은 광주 지역 재생의 새로운 실험이자, 문화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작성 2025.09.19 12:34 수정 2025.09.19 12:34

RSS피드 기사제공처 : 한국IT산업뉴스 / 등록기자: 강진교발행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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