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키나와 전통 가라테에는 감정 제어와 평화 정신을 집약한 금언이 전해진다. “이지누데지라 테히키, 테이누데지라 이지히키(意地ぬ出じらー手引き、手ぃぬ出じらー意地引き)”, 곧 “의지가 나오면 손을 거두고, 손이 나오면 의지를 거두라”는 말이다. 이 가르침은 무도인이 마땅히 갖춰야 할 내적 절제와 외적 겸양의 자세를 상징하며, 가라테가 단순한 격투술을 넘어 평생 인격 도야를 추구하는 무도임을 보여준다.
첫 번째 ”의지가 나오면 손을 거두라”는 분노나 충동이 치밀 때,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스스로를 멈추라는 뜻이다. 이는 가라테의 핵심 철학인 “가라테에 선제공격 없다(空手に先手なし)”와 직결된다. 모든 품새(型)가 공격이 아닌 막기 기술로 시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도인은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고, 평생 단련한 기술을 실제로 사용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다. 미야기 쵸준(宮城長順)은 “사람을 때리지 않고, 사람에게 맞지 않으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고 말했으며, 이는 감정 제어와 평화주의 정신을 강조한 대표적 사례다. 결국 참된 무도인은 신체적 힘뿐 아니라, 내면의 ‘의지’를 극복하는 정신력을 길러야 한다.
두 번째 “손이 나오면 의지를 거두라”는, 일단 행동이 발현되었을 때는 그 행동을 유발한 내적 성질을 즉각 가라앉혀야 함을 뜻한다. 기술보다 마음가짐, 곧 심술(心術)이 중요하다는 철학이다.
후나코시 기친(船越義珍)은 무도인은 겸양의 마음과 온화한 태도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힘은 허세가 아니라 내적 절제에서 나온다고 설파했다. 이는 유교의 가르침인 “위엄이 있으되 사납지 않다(威ありて猛からず)”와 맞닿아 있다. 무도인은 위엄을 품되, 사납게 드러내지 않고, 도발에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이 도발하거나 모욕할 때도 냉정을 유지하고 심지어 머리를 숙일 수 있는 평정심(平常心)을 갖춰야 한다. 금언이 지시하는 무도인의 자세는, 싸움을 회피하고 겸손을 보이며, 내적 강인함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길이다. 진정한 힘은 내면의 절제와 규율에서 나온다고 했다.
마츠무라 소콘(松村宗昆)의 유훈에 따르면, 무도의 무예는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려 적의 혼란을 기다리고, 자신의 고요함(静)을 가지고 적의 소란(譁)을 기다려 적의 마음을 빼앗아 승리하는 것"이다. 즉, 자신의 마음을 평정하게 유지하고, 상대방의 감정적 혼란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금언을 통해 수련자는 일상생활의 모든 순간에 “스스로에게는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관대하라”는 윤리적 가치를 실천하도록 훈련받는다.
‘이기누데지라 테이히키, 테이누데지라 이지히키’는 단순히 싸움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 충동을 제어하고, 내적 평정과 외적 겸양을 실천하도록 가르친다. 이는 오키나와 전통 가라테가 단순한 격투술이 아니라, 평생을 걸쳐 인격 완성과 평화 추구를 위한 무도임을 증명한다.
오키나와 가라테의 금언은 기술보다 마음을 다스리는 수양의 가치를 강조한다. 감정 제어와 자기 극복을 통해 인격을 완성하는 길, 그것이 바로 가라테가 지향하는 무도의 본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