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맛있는 수요편지 김정하입니다.
어느덧 시월이 됐네요. 뜨거운 햇살 아래서 언제 이 더위가 가실까 힘들어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낮에 긴팔, 긴바지를 입고서 찬기운에 몸을 움츠리고 있습니다.
지나가버린 더위가 아쉬워 8월의 여름밤 이야기를 하려고합니다.
집 앞 교회를 문화재단에서 빌려 재즈 콘서트를 한다는 말에 덜컥 예매해 남편과 갔습니다. 처음 가보는 재즈 콘서트에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미디어에서 봤던 재즈바 같은 느낌일까? 아니면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음악 세계를 만나게 될까?
저녁을 먹고 이른 저녁 어두워진 골목을 지나 가로등이 비추고 있는 교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냉방으로 시원한 환경과 이끼가 놓인 듯한 무대 디자인으로 인해 숲 속으로 들어간 느낌이었습니다.
두 팀의 공연이 있었는데, 첫번째 팀의 음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보컬, 피아노, 기타, 콘트라베이스, 트럼펫, 드럼 여섯 악기가 하모니를 이루면 마음 깊은 곳이 채워졌습니다. 가사를 이해할 수 없는 보컬이었는데 이건 언어를 초월한 전달이었습니다.
엉성하게 쌓아놓은 자아 속 빈 공간을 선율이 꽉 채우는데 마음이 단단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돌과 모래로 이미 가득찬 양동이에 물을 부었을 때 비로소 빈 공간이 있다는 걸 알아채는 것 처럼 음악을 듣고 나서야 공허한 내면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위로를 받은 것도 응원을 받은 것도 아닌데 무엇이라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굳이 비슷한 느낌을 찾자면 내가 내편이 됐을때 든든함 같은 거였습니다.
음식에 비유를 하자면 음식의 온기가 아닐까요. 차가운 얼굴로 뜨거운 곰탕이 놓인 식탁에 앉아 소금을 풀어 간을 맞추기 위해 첫술을 떠 먹을때 분명 배가 부를 만큼 먹은건 아니지만 온기가 온몸으로 사악 퍼지면서 절로 ‘으허’하며 신음이 터져나오는 그 느낌과 비슷했습니다. 음식도 맛으로만 먹는게 아닌 것 처럼 음악의 선율과 분위기가 주는 전달력으로 진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나도 모르는 내면을 채우기 위한 탐구를 이번 추석 연휴에 떠나보세요. 기대와 두려움이 뒤 섞여있을 수록 많이 두근거리지만, 그 두근거림이 당신를 한뼘 더 키워줄 거예요. 맛있는 음식으로 즐거운 경험으로 내면이 꽉 찬 한가위 되시길 바랍니다.
K People Focus 김정하 칼럼니스트 (ueber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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