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K-디스커버리)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기술 탈취와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서 증거 확보가 어려웠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로, 도입 시 기업 분쟁 지형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미국의 디스커버리 제도는 소송 당사자가 보유한 문서와 자료를 강제로 공개하도록 해, 증거 불균형 문제를 완화하는 핵심 절차다. 한국에서도 기술 탈취 사건에서 피해자가 입증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논의되는 주요 방안에는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가 현장을 직접 조사하는 ‘전문가 사실조사 제도’ ▲상대방이 자료를 임의로 삭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자료 보전 명령(Freeze Order)’ ▲행정기관 자료 제출 명령 ▲진술녹취(Deposition) 제도 도입 검토 등이 포함된다. 이는 기존 문서제출명령이나 가처분 제도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보완하려는 취지다.
산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기술 보호 수단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환영하지만, 대기업은 영업비밀 노출과 해외 기업의 제도 악용 가능성을 우려한다. 특히 IT·전자업종에서는 외부 전문가의 현장 조사 과정에서 핵심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이 민감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디스커버리 절차 자체가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오히려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이 제도를 활용해 중소기업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제도 설계 과정에서 균형을 맞추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와 국회는 내년 시범 도입을 목표로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정책 포럼과 실무 교육이 활발히 진행되는 만큼, 제도의 시행 가능성은 높다는 관측이다.
기업 대응 전략
제도 시행에 대비해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준비가 요구된다.
- 1. 자료 관리 체계 정비: 이메일·보고서 등 기술 관련 문서를 일관성 있게 관리.
2. 민감 정보 보호 강화: 영업비밀에 대한 접근 제한 및 암호화 조치.
3. 핵심 인력 교육: 조사·녹취 과정에서 불필요한 정보 누출 방지.
4. 신속 대응 체계 마련: TF팀 구성 및 전문 대리인 확보.
5. 법률·기술 전문가 협업: 과도한 정보 공개를 막고 전략적 대응 수행.
K-디스커버리 제도의 도입은 단순한 절차 개선이 아니라, 국내 분쟁 환경 전반을 바꿀 수 있는 제도적 전환점이다. 기술 기반 기업에는 방패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리스크를 수반한다. 제도가 법제화되기 전부터 기업 차원의 대비와 전략 수립이 필요하며, 향후 산업계의 이해관계 조정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 칼럼니스트 특허법인 서한 변리사 김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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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력
-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 경력
- 특허청 특허심판원 국선대리인
-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기술보호 지원반
- 발명진흥회 특허기술평가 전문위원
- 발명진흥회 지식재산 가치평가 품질관리 외부전문가
- 중소기업중앙회 경영지원단
- (사)서울경제인협회 지식재산 자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