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은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마음속에는 쉽게 말하지 못할 고민과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여전히 상담실의 문은 낯설고 높게 느껴져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이러한 벽을 낮추고 누구든 편안하게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문을 여는 상담센터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아직은 차갑지만 이미 곁에 와 있는 봄처럼, 이곳은 내담자들이 지친 마음을 회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도록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경기 파주시 ‘이른봄 심리상담센터’ 옥찬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 [이른봄 심리상담센터] 옥찬샘 대표 |
Q. 귀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보통 상담실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아직도 문턱이 높은 곳입니다. 아이들이 상담을 받는다고 하면 문제가 있는 아이라는 시선을 받기도 하고, 어머님들 역시 요즘은 인식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문제가 있는 엄마’, ‘엄마가 뭘 잘못했다’라는 비난을 받을까 두려워 쉽게 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든지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는 심리상담센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센터 이름인 ‘이른봄’에는 그런 뜻이 담겨 있습니다. 봄은 이미 와 있지만 아직은 춥고 눈도 내려 잘 느끼지 못하듯, 마음속 봄도 이미 곁에 있지만 알아차리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과 함께 꽃피고 따스한 봄을 기다리고 맞이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른봄심리상담센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귀사의 주요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저희 상담실은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선 아이들의 심리·정서·사회적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미술치료와 놀이치료를 중심으로 한 심리치료를 진행하고 있으며, 발달적 어려움이 있는 아동을 위해 발달 촉진 목적의 심리치료(미술·놀이), 언어치료, 인지학습치료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동과 청소년의 전반적인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종합심리평가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평가의 경우 임상심리전문가(병원 근무)와 협력해 진행합니다. 성인을 위한 평가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어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현재 상태를 탐색하고 싶은 분들도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살펴 긍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부모-자녀 상호작용평가, 양육태도 검사, 기질 및 발달검사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인지학습능력을 점검할 수 있는 기초학습능력 종합검사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필요하시거나 궁금한 부분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편하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 ▲ [이른봄 심리상담센터] 치료실 |
Q. 귀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저희 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센터장이 직접 치료를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학부 시절부터 꾸준히 아동심리치료를 전공해 경력이 길고, 박사 과정을 두 차례 거치며 전문성을 쌓아왔습니다. 그만큼 치료사들과 아이들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목표와 치료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치료 또한 한 영역만을 고집하기보다 그 아이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각도로 고민하고 공유할 때 새로운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희 센터에서는 치료자들 간 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모든 선생님들이 경력과 상관없이 꾸준히 배우고 연구하며 최신 동향을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내담자에게 최선의 상태를 제공하기 위해 학습을 멈추지 않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또한 저희 센터는 문턱이 낮은 공간이라는 점에서도 특별합니다. 아이들은 방학 때 편하게 와서 쉬어가기도 하고, 부모님들은 학교에서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상담을 요청하거나 전화를 주십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든든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큰 보람이며, 우리 상담실만의 자랑스러운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귀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아이들을 만나는 시간이 항상 특별하거나 감동적인 것은 아니지만, 내담자와의 만남 하나하나가 제가 치료사로서 계속 이 일을 이어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처음 이 센터를 운영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치료사로서는 경험이 쌓여가던 시기였지만 관리자로서는 방향을 잡지 못해 많이 힘들고 지쳐 소진이 찾아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아이들을 만나는 시간조차 즐겁지 않았고, 차라리 행정 업무만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만나던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입양가정에서 자라는 아이였는데 발달이 조금 늦은 편이었습니다. 저와 함께 하면서 서서히 변화를 보이더니 놀이 방식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놀이치료에서 아이의 놀이가 달라지는 순간은 매우 의미 있는 순간인데요, 그날 그 아이가 스스로 환자 역할을 하겠다며 저에게 청진기를 건네준 것이죠.
제가 좋은 교구를 쓰고 싶어 조금 비용이 들더라도 질 좋은 도구를 마련하는 편입니다. 마침 그때 사용했던 청진기도 실제로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청진기를 대었더니 그 순간 아이의 심장 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다시 깨달았습니다. ‘아, 내가 이 일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나는 아이를 만나는 일을 참 좋아하는구나.’
저는 그 깨달음 덕분에 소진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지금도 지칠 때면 늘 그 순간이 떠올라 힘이 됩니다. 아이의 잠재력을 믿고 기다려줄 때 아이가 변하고, 그 변화를 통해 부모 또한 달라지는 그 마법 같은 순간이야말로 치료사에게 가장 큰 감동이자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 [이른봄 심리상담센터] 치료 및 평가 안내 |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저의 목표는 늘 한결같습니다. 제가 치료사로서 만났던 누군가가 훗날 저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그 순간의 긍정적인 경험이 남아 본인의 삶을 건강하게 꾸려가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경력이 오래 쌓이고 시간이 흘러도 내담자들에게는 편안한 상담사로 남고 싶습니다. 어렵고 무섭게 느껴지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든 성인이든 누구나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또한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일인 만큼 항상 윤리적인 자세를 지키는 것이 제게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학부 시절 교수님께서 “너희는 다른 사람의 인생에 관여하는 사람이다”라고 하셨던 말씀이 지금까지도 깊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껏 만난 모든 스승님들이 강조하셨듯, 다른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거나 단정하지 않고, 제 신조를 잃지 않는 좋은 치료사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내담자들이 언제든 편안하게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상담실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힘들고 지치고 어디에도 털어놓기 어려울 때, 자녀 문제로 하소연할 곳이 없어 막막할 때 상담실 문을 두드리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상황도 ‘내가 잘못해서’라고 스스로를 탓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여러분은 언제나 최선을 다해왔고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계십니다. 다만 도움이 필요하다면 꼭 이른봄이 아니어도 괜찮으니 가까운 상담실을 찾아 ‘나를 위한 도움’을 요청하시길 권합니다. 자신을 돌보고 살피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곧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