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층 분석] ‘범죄도시’ 프레임 속 침묵하는 진실: 캄보디아 한인 사회의 절규와 ‘빚투’ 추락민의 민낯
최근 언론의 ‘캄보디아발(發) 납치 및 감금’ 보도가 연일 이어지면서, 캄보디아 현지 교민 사회와 한국 내 캄보디아인 사회 전체가 깊은 상처와 우려 속에 놓여 있다. 특히 자극적인 언론 보도는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선량한 양국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오해와 피해를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된다.
본 기사는 현지 교민, 대사관 관계자 등의 생생한 목소리와 내부 사정을 토대로, 언론이 묘사하는 ‘범죄도시 캄보디아’ 프레임의 허와 실을 들여다보고, ‘고액 알바’ 유혹에 넘어온 이들의 숨겨진 배경과 이들을 구출하기 위한 교민 사회의 고통스러운 노력을 심층 취재했다.
Part 1. ‘범죄도시’ 프레임의 역습: 선량한 양국 국민들의 고통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는 ‘캄보디아는 위험하고 부패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한국 사회에 각인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정작 아무 죄도 없는 양국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1. 침묵하는 캄보디아인들의 분노
한국에 거주하는 캄보디아인들은 자국이 '한국인을 공격하는 나라' 또는 ‘부패한 범죄 소굴’로 묘사되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한국인 지인들에게 “어떻게 우리나라를 이런 식으로 폄하할 수 있느냐”라며 항의하는 문자들이 쏟아지고 있다.
2. 위험에 내몰린 현지 교민들
캄보디아 교민 사회 역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언론 보도는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대다수 한국 교민들을 마치 '위험한 나라에서 동포를 치는 사람들' 혹은 ‘불법과 연루된 사람들’처럼 오해받게 만들고 있다. 교민들은 "대다수 교민은 평범하게 사업하고 생활하는 사람들"이라며 불필요한 경계와 멸시를 받는 현실에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토로한다.
3. 언론의 자극적 보도 행태 비판
일부 언론은 여전히 자극적인 제목으로 국민의 오해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어제 조선일보가 보도한 “캄보디아에 여행 다녀온 덕양서 납치당한”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실제 내용을 읽어보면 캄보디아에서 여행을 마친 후 베트남으로 들어가던 중 택시 안에서 납치 위기를 겪은 이야기였다.
현지 교민 A 씨는 “캄보디아와 관련 없는 사건까지 엮어 ‘미친 제목 장사’를 하는 일부 언론의 행태는 한국 정부가 캄보디아 여행경보를 상향 조정하는 결과를 낳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현지 교민들의 사업과 생활에 돌아왔다”고 비판한다.
Part 2. 고액 알바의 유혹: '순수한 피해자'는 거의 없다
최근 한국 사회를 안타깝게 만든 예천 출신 대학생 사망 사건은 비극적이지만, 문제의 본질을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1. 상식을 벗어난 ‘고수익’의 유혹
한국 사회에서 22세 대학생에게 월 1,000만~1,500만 원을 주겠다는 일자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텔레마케팅’, ‘인터넷 마케팅’ 등의 이름으로 포장했지만,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해외에서 이러한 제안을 받았을 때 ‘보이스피싱 조직’이나 ‘불법 온라인 카지노’일 가능성을 떠올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 ‘막다른 인생’들의 비극적인 선택
캄보디아 교민들은 “막다른 인생들이 넘어와 사기에 가담하려다 실패한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은 한국에서 이미 빚에 쪼들리거나 신용불량이 된 끝에 물불 가리지 않고 해외로 넘어온 이들이다.
이들은 현지에 와서야 그 일이 보이스피싱이나 불법 온라인 카지노임을 알게 되지만, 이미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긴 채 중국 흑사회나 조선족 조직에 갇혀 실적을 못 내면 노예처럼 취급당한다. 결국 이들은 조직의 감금과 착취를 견디지 못하고 대사관에 구조를 요청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교민 사회의 냉정한 시선은 이들이 대부분 범죄에 가담할 의도를 가졌거나, 무지를 가장했거나, 혹은 자국민을 속여 돈을 벌겠다고 가담한 사람들이라는 현실에 기반한다. 이들은 한국으로 귀국하더라도 경찰 조사를 받고 죄값을 치러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Part 3. 대사관과 교민 사회의 피눈물 나는 구출 전쟁
언론에서는 대사관이 자국민 구출에 소홀했다며 비판하지만, 실상은 대사관과 한인회, 한인 구조단 교민들이 불법을 저지른 자국민을 구출하기 위해 피를 말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1. 잠 못 이루는 대사관 직원들
캄보디아 대사관 직원들과 담당 영사들은 주말도, 밤잠도 없이 구출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작년에만 400여 명 등 수백 명의 국민을 구출해 본국으로 송환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
현장의 어려움: 대사관 관계자는 "불법을 저지른 자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자국민이라 최선을 다해 구출하고 송환하는 중"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새벽이나 주말에도 구해달라는 연락이 쏟아지고, “너희가 당연히 나를 구해야 한다, 돈도 못 내주느냐”며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민원인들 때문에 사명감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들이 많다고 토로한다.
2. 교민들의 자비(自費)로 이루어진 송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들을 본국으로 보낼 여비가 없다는 점이다.
필수 경비: 이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필수 경비가 필요하다.
여권 분실신고서 작성 비용: $100
비자 만료로 인한 벌금 (하루 $10): 1년 불법 체류 시 약 $3,600
대사관 여권 재발급 비용: $60
비행기 티켓: $300~$500
아무리 최소로 잡아도 1인당 $1,500(약 200만 원) 이상이 소요된다. 어떤 이들은 가족이 비용을 대지만, 대부분은 그런 여력조차 없는 막다른 인생들이다.
3. 한인회와 교민들의 희생
이 막대한 송환 비용을 지금까지는 한인회, 대사관 직원, 교민들이 자비(自費)로 도맡아 왔다.
한인회장은 그동안 자비로 큰 금액만 30만 달러(약 4억 원)가 넘는 돈을 이들을 위해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공무원들 역시 자신의 급여 20~30%를 이들을 위해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부족한 금액은 교민 사회에서 십시일반 모금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초기에는 중국 흑사회 강단에게 “한국 사람 빼돌려 보내지 말라”며 협박과 보복 위협까지 받았다. 교민들은 혹시 해를 입을까 노심초사하면서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구출을 멈출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죄는 묻되, 인륜은 지켜야 한다
캄보디아 납치 사건의 진실은 ‘범죄도시 캄보디아’가 아닌,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빚투, 일확천금 심리)’와 ‘중국계 국제 범죄 조직’이 결합된 형태이다.
현지 교민의 시선은 냉정하다. 범죄에 가담하려 했거나 불법을 저지른 이들은 한국으로 귀국 후 반드시 경찰 조사를 받고 죄값을 치러야 한다. 이것이 정의이고 상식이다.
그러나 사정까지 미워할 수는 없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결국 현지 대사관과 교민 사회는 인륜적 차원에서 이들을 돕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해야 할 사실은 캄보디아에 사는 대다수 교민들은 죄가 없다. 한국에 사는 캄보디아인들 역시 죄가 없다. 언론은 자극적인 프레임을 걷어내고,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보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