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기찻길에서 지역 예술가들의 협업으로 완성된 신곡 〈미스김 라일락〉이 오는 20일 발표된다. 이번 곡은 2025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파견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독립서점 〈책인감〉을 거점으로 시인, 음악가, 영상 및 기록 예술가들이 참여한 지역 기반 예술 프로젝트다.
〈미스김 라일락〉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라일락처럼, 차가운 겨울을 지나 지친 일상에 은은하게 스며드는 위로의 정서를 담았다. 화려하게 터지는 계절의 노래가 아니라,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고개 숙인 이들에게 조용히 말을 거는 듯한 따뜻한 음악이다. “그리울 땐 찾아와, 너의 기억이 되어 줄게”라는 가사처럼, 이 노래는 잊고 지냈던 마음을 다시 피워내는 작은 다짐이기도 하다.
가사를 쓴 김지나 작가는 “조금씩 봄이 오는 것처럼, 조금씩 자신을 존중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보컬을 맡은 최보란은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로 ‘조금씩’을 꼽으며, 다그치지 않고 다정하게 다가오는 봄처럼, 위로 역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스며들기를 바랐다.
이 노래는 단순한 싱글곡이 아닌, 지역의 감성과 풍경을 담아낸 하나의 예술적 장면이기도 하다. 공릉동의 기찻길, 중랑천의 바람, 화랑대 철도공원에서의 기억 등 지역의 장소성과 감성이 곡의 배경이 되어 노래의 서사를 더욱 깊게 만든다. 예술가들은 곡과 가사를 함께 쓰고, 지역의 풍경과 삶을 영상과 기록으로 엮으며 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낯설지만 진정성 있는 조화가 이뤄졌다.
보컬을 맡은 최보란은 노원구 출신의 신인 아티스트로, 음악을 향한 열정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초등학교 중창단에서 시작된 노래의 꿈은 가정의 지지가 부족한 상황 속에서도 꺾이지 않았다. 지금도 카페와 가게에서 일하며 하루를 살아가고 있지만, 동시에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며 강단에 서는 꿈과 무대에 서는 꿈을 함께 꾸고 있다. “더 배우고 싶고, 더 나누고 싶다”는 그의 말은 단순한 열망이 아닌, 오랜 시간 지켜온 삶의 태도이자 다짐이다.
〈미스김 라일락〉은 지역 예술가들이 서로의 감각을 존중하며 함께 만들어낸 예술적 산물이다. 이는 음악 작업을 넘어, 예술가들이 지역과 공명하며 서로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집합적 기록이다. 곡은 이제 개인의 고백을 넘어, 함께 서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횡적 연대’의 노래로 자리매김한다. 도시의 밤, 기찻길을 따라 흩날리는 자줏빛 향기처럼, 〈미스김 라일락〉은 오늘도 어느 지친 하루 끝에 조용히 다가온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주최하고, 독립서점 〈책인감〉이 주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