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분석’하는 시대가 열리다
“당신의 성격 유형은 무엇인가요?”
한때 대화의 시작을 열던 MBTI가 Z세대에게 새로운 진화의 계기를 맞이하고 있다.
요즘 10~20대는 단순히 ‘나는 ENFP야’로 자신을 정의하지 않는다.

이제 그들은 TCI(기질 및 성격검사), HSP(Highly Sensitive Person, 고감각 공감인), 그리고 AI 기반 감정 분석 테스트까지 활용하며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려 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대학교내일 20대 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Z세대의 자기 분석 트렌드는 자기 이해를 넘어 타인과 세계를 이해하려는 욕망의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데이터로 감정을 읽는 Z세대
대학교내일 20대연구소는 지난 1년간 900여 개의 트렌드 사례와 7,000개 이상의 소셜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2025년 Z세대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감정(Emotion)’이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나는 이런 성격이야”라는 정체성 중심의 MBTI가 대세였다면, 이제는 “이런 성격이라서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느껴”라는 감정 구조 중심의 해석으로 변화하고 있다.
즉, Z세대는 자신의 감정 변화를 객관적으로 탐지하고, 그 원인을 파악함으로써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더 이상 사치가 아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불안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생존 기술이다.
나와 너를 감지하는 능력, ‘메타센싱(Metasensing)’
이 변화의 중심에는 새로운 키워드가 있다 — 메타센싱(Metasensing).
메타센싱이란 ‘나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그 미묘한 결을 이해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즉, 감정을 바라보는 감정, ‘감정의 메타인지’라고 할 수 있다.
Z세대는 불안하고 빠른 시대 속에서 ‘다시 따뜻해지고 싶은 욕망’을 품고 있다.
그래서 메타센싱은 단순히 심리학적 용어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감지하고 배려하는 새로운 감정의 문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흐름은 콘텐츠 소비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영상을 선택하고, 바로 사라지는 콘텐츠에 집중하는 ‘리퀴드 콘텐츠(liquid content)’,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을 붙잡는 ‘저스트 인 타임(just-in-time) 소비’ 트렌드가 그것이다.
기술로 감정을 해석하는 시대
AI 역시 이 트렌드에 빠르게 합류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음성, 표정, 문장 패턴을 분석해 ‘현재의 감정 상태’를 해석하거나, 대화 상대와의 ‘감정 궁합’을 시각화하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제 감정 분석은 단순히 ‘기분을 진단하는 심리테스트’가 아니라, AI가 인간의 내면을 읽어내는 감성 테크놀로지(Empathy Tech)로 진화 중이다.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 그것이 진짜 인공지능
결국 Z세대가 AI에 열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계가 나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세상, AI가 ‘감정을 계산’해주는 시대는 이제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이 흐름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다.
그 중심에는 여전히 “나를 알고, 너를 이해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있다.
Z세대는 감정을 분석하는 행위를 통해 ‘연결’을 배우고, 감정을 해석하는 능력을 통해 ‘공감’을 연습하고 있다.
감정의 문법이 바뀌는 시대
한 세대의 언어가 바뀌고 있다.
과거엔 “이성적으로 생각하라”고 배웠지만, 이제는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라”가 새로운 시대의 지혜다.
MBTI에서 메타센싱으로 —
Z세대는 감정을 해석하고, 세상을 감지하며, 관계를 설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나를 아는 힘’, 즉 자기이해의 기술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