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핵심 시설 배터리 화재

작은 스파크가 드러낸 치명적 리스크


지난 26,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본원 전산실에서 발생한 화재는 국가 핵심 인프라가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무정전 전원장치(UPS) 리튬이온 배터리 교체 작업 중 발화한 불꽃은 단 한 개 배터리에서 시작됐지만, 전산장비 740대와 배터리 384개를 전소시키며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를 동시에 멈추게 했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설비 손실에 그치지 않았다. 행정안전부의 정부24, 국민비서, 모바일 신분증, 정보공개시스템을 비롯해 보건복지부 복지로·사회서비스포털,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 인터넷우체국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대국민 서비스 436개가 중단됐고, 나머지 211개 행정 내부망도 가동이 멈췄다. 비록 화재는 수 시간 만에 진압됐고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서비스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그 사이 발생하는 사회적·경제적 손실은 불가피하다. 작은 스파크 하나가 국가적 차원의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시설 관련 화재뿐만 아니라 국내 배터리 화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19281건이었던 배터리 화재는 2023359건으로 27.7% 늘었고, 같은 해 재산 피해액은 228억 원에 달했다. 2024년 상반기 피해액은 이미 9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5배 급증했다. 배터리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안전 관리 체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이는 지난 20246월 화성의 한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 관리 미흡으로 인해 발생한 화재는 인명 피해와 막대한 재산 손실을 남겼다. 공장 가동 중단과 공급망 차질은 물론, 기업의 신뢰도에도 타격을 줬다. 이번 국정자원 화재와 마찬가지로, 안전 관리 미흡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메시지가 있다고 말한다. 바로 리스크는 발생 이후 수습이 아니라 사전 예방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스크 관리의 핵심은 설계 단계부터 운영, 대응, 전략 수립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식별하고 통제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한 정기 점검, 과학적 데이터 분석, 계량화된 리스크 평가가 필수적이다. 배터리 적재 기준 준수, 자동 소화 설비 및 스프링클러 설치, 화재 대응 시나리오 마련, 대체 전력 공급 체계 확보 등 표준화된 안전 가이드라인을 실천하는 것도 기본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리스크 관리 전문 기업들과 함께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이나 비상 대응 훈련을 통해 시나리오별 대응력을 강화하는 시도도 늘고 있다.

 

리스크 관리 전문 기업들 중에서도 글로벌 재물보험사 FM200년 이상의 역사와 글로벌 리스크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전 세계 기업들에게 과학적 데이터와 엔지니어링 전문성을 활용한 손실 예방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특히 대부분의 손실은 예방이 가능하다는 철학으로 산업별 맞춤형 리스크 관리 기준과 회복탄력성 지수를 통해 기업들이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도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배터리 산업은 급성장과 함께 구조적 화재 위협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번 국정자원 화재와 화성 공장 사고가 보여주듯, 작은 관리 소홀 하나가 국가적 손실로 확대될 수 있다. 정부와 기업 모두 철저한 사전 예방과 리스크 엔지니어링, 비즈니스 회복탄력성 확보를 통해서만 지속 가능한 운영과 성장을 보장할 수 있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발생 시에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조직만이 불확실한 시대에도 흔들림 없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최종호 FM 아시아 태평양 필드 엔지니어링 그룹 매니저(Assistant Operations Engineering Manager, Asia Pacific)배터리 화재나 전산실 사고와 같은 리스크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기업과 국가의 연속성과 깊게 연관된 이슈라며 리스크 엔지니어링과 데이터 기반의 관리 체계를 조기에 구축해야만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흔들림 없이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작성 2025.10.29 09:18 수정 2025.10.2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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