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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대 칼럼] 통일의 이름을 지킬 수 있을까

정동영 장관의 '선택적 비판'이 던진 물음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최근 독일을 방문해 여러 공식 석상에서 한 발언들이 큰 논란을 낳고 있다. 그는 전임 정부들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남북 관계 파탄의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러한 발언은 '국가 대표'의 품격과 국익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원인은 숨기고 결과만 비판하는 모순

 

정 장관은 전임 정부들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면서도, 그 정책들이 시행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의도적으로 생략하지 않았는지 의심스럽다. 그는 금강산 관광 중단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우리 국민 박왕자 씨가 숨진 사건 때문이라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개성공단 폐쇄가 북한의 계속된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이었음도 외면했다.

 

이러한 '선택적 비판'은 큰 문제를 낳는다. 국가의 중대한 정책 결정에는 반드시 그 배경과 이유가 있다. 원인을 철저히 배제하고 결과만 놓고 비판하는 것은, 마치 병의 원인을 외면한 채 증상만 탓하는 의사와 같다. 이는 국제사회에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오해를 심어주고, 궁극적으로 한국 정부의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다.

 

'두 개의 국가론'과 통일부 명칭의 무게

 

정 장관은 또한 남북관계를 '두 개의 국가'로 규정해야 한다는 소신을 거듭 밝혔다. 그는 북한의 핵 위협으로 인해 남북 관계가 '사실상 두 국가'가 되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통일보다는 평화적인 공존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의 논리는 역설적인 모순을 드러낸다. 북한의 위협은 전 정부들이 강경책을 선택하게 만든 근본 원인이다. 그는 그 원인을 비판하면서도, 그 원인에 의해 탄생한 자신의 '두 개의 국가론'은 정당화하려 한다.

 

한편, 정 장관은 통일부 명칭 변경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논란을 가중시켰다. 평화와 협력을 전면에 내세우려는 의도일 수 있지만, 통일부라는 이름은 단순한 부처 명칭이 아니다. 헌법적 사명과 국민적 염원을 담은 국가적 상징이다.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이름을 바꾸자는 발언은 통일이라는 국가적 목표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국익을 위한 발언인가, 정치적 망신 주기인가

 

정 장관의 발언들은 '현실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그 속에는 통일의 가치를 희석하고 정치적 비판을 강조하는 의도가 강하게 느껴진다.

 

통일부 장관이 외국 행사에서 전임 정부 정책만 공격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의 도발 배경을 배제하면, 마치 한국 정부만 남북 관계 단절의 책임을 떠안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통일은 먼 미래의 과제일 수 있지만, 그 목표와 상징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의지이자 미래 세대와의 약속이다. 통일부 장관에게 요구되는 책무는 원인을 숨긴 채 결과만 탓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며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진정한 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통일이라는 이름을 끝까지 붙들려는 태도야말로 우리가 지금 포기하지 말아야 할 마지막 보루다.

 

 

[문용대]

‘한국수필’ 수필문학상 수상

‘문학고을’ 소설문학상 수상

‘지필문학’ 창립10주년기념 수필부문 대상 수상

‘한국예인문학, 지필문학, 대한문학, 문학고을’ 활동

‘대한문학 부회장’, ‘지필문학’ 이사

‘브레이크뉴스’ 오피니언 필진

수필집 [영원을 향한 선택]

[날개 작은 새도 높이 날 수 있다]

이메일 : myd1800@hanmail.net

 

작성 2025.11.06 10:11 수정 2025.11.0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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