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물론과 SF미학 (홍은숙 지음, 동국대학교출판부)

인공지능의 폭주인간은 계속 인간일 수 있을까?

 

AI 인공지능이 그야말로 폭주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심지어 분초를 다투며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상황이다. 인류가 만들어낸 미증유의 발명품에 힘입어 인간은 급기야 사고(思考)’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더 이상 생각할 필요도 예측할 필요도 없다. AI가 다 알아서 해주니까. 인공지능이 스스로 사유하고, 기계가 예술을 창조하는 시대다. 바야흐로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인공지능 앞에서 인간의 이성이나 영혼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중이다. ()유물론은 물질과 계산만 있을 뿐 정신과 양심은 무용지물이 된 세태를 반영한다. 편리하고 설레지만 동시에 불안하고 황망한 시점에서, 인간은 결국 무엇인지 인간은 앞으로 계속 인간일 수 있는지를 묻는 신간이 나왔다.


과학기술시대, 인간은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신유물론과 SF미학>은 극단적으로 발달한 과학기술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고유성을 다시 묻는다. 이 책은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넘나드는 신유물론(New Materialism)을 사유의 축으로, 미래적 상상력의 예술 형태인 SF(Speculative Fiction)를 미학의 축으로 삼았다. 궁극적으로 과학기술이 인간의 존재 방식과 세계 인식에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인류는 어쩌다 과학을 믿게 되었는가.” 이 근원적인 물음에서 출발한 저자는 언어적 전회에서 물질적 전회로, 인간중심주의에서 비인간 중심의 존재론으로, 신화에서 과학으로 이어지는 긴 문명사적 여정을 따라간다. 인간과 사물, 인간과 기술,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다시 그려내겠다는 목적이다. 분석하고 추려내다 보면, 인공지능의 범람 속에서도 인간이 할 일이 분명 남아있으리란 것에 희망을 건다.

 

기술시대의 사유와 문예, 종합적 방법론으로 고찰

 

<신유물론과 SF 미학>은 최근 신선한 사조로 떠오른 신유물론의 주요 이론을 정리하면서 신유물론의 근원에서부터 탐구를 시작한다. 신유물론은 물질을 정적인 것으로 보고 물질의 운동 원인을 외부에서 찾은 관념론과 고전적 유물론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다. 오히려 물질의 능동성과 자기완결성을 강조한다. 앞으로는 으레 말하는 정신이 아니라 물질이 인류를 구원하리라는 급진적인 관점을 지녔다. 인공지능 기술이 워낙 압도적이니 이렇게 판단할 수도 있고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체념할 수도 있다. 반면 너무 앞서간 과학지상주의이자 인류의 행복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저자 역시 신유물론이 마뜩치 않다. 과학기술시대의 서사를 일종의 SF소설로 규정한다. 공상과학소설이 인간에게 쾌감을 줄 수는 있으나 지속가능한 행복은 제시할 수 없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동국대학교 저서출판지원사업에 선정돼 출간의 기회를 얻었다. 기술시대의 사유와 문예를 분석적 방법론이 아닌 종합적 방법론으로 고찰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계적 시스템에 대한 상상력, 예술적 상징의 근원, 기계의 신화가 사회 기계로 구축되는 과정을 연결하고 아우르는 논리는 과학기술시대 인간의 고유성으로 귀결된다. 저서는 단순히 철학과 미학의 만남이 아니라, 미래 문명의 사유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시도다. 과학기술의 속도에 압도된 시대에, 인간 존재의 의미를 다시 묻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성찰을 선사한다. 인류의 진화는 오랜 세월 지난한 응전과 극복의 산물이다. 인공지능은 사상 초유의 난적이지만 어떻게든 소통하며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구체적인 해법과 전략이 담겼다.

 

 

<저자약력>

 

홍은숙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외국어교육부 부교수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디지털인문학연구소 소장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인문도시사업단 단장

 

 

<목차>

 

I. 원시 연결성과 기계의 신화

II. 테크-애니미즘과 과학기술시대의 소통 방식

III. 신유물론과 경계 무력화

IV. SF 미학과 SF 서사

작성 2025.11.13 10:45 수정 2025.12.2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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