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증류기업, Destileria Limtuaco & Co., Inc.가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 11월 13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아세안 무역전시회 비즈니스 상담회에서 자사 대표 주류 제품군을 공개하며 한국 바이어와 유통업계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친 것이다. 1852년 설립 이후 17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이 회사가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인 것은, 국내 소비 트렌드가 ‘세계 주류 다양성’과 ‘수입 주류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5대에 걸친 명가(名家)의 경영, 그리고 173년 브랜드 파워로 유명한 Destileria Limtuaco는 단순한 주류회사가 아니다. 5대에 걸쳐 이어지는 마스터 블렌더 가문이 지켜온, 필리핀 술 문화와 산업의 산증인에 가깝다.
1850년대 1대 창업자인 Lim Tua Co는 필리핀 화상(华商) 사회의 지도자로 자리 잡으며 회사 기반을 구축했고, 1926년 2대 Lim Chay Seng는 과감한 투자로 전통주 기반에서 서구식 증류주로 사업을 확대했으며, 1937년 3대 James Limpe는 미국 유학파 전문경영인답게 현대적 경영 시스템을 도입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생산 중단 및 폐기 명령’을 이행한 이유로 일본군에 체포돼 포트 산티아고에 수감된 역사도 있다. 그리고 전쟁 이후에는 폐허가 된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1958년 제4대 Julius Limpe는 화학·블렌딩 기술을 계승하며 자체적인 증류·숙성 특허를 개발했는데, 특히 가속 숙성기술은 남아프리카공화국·영국·아일랜드·필리핀 등에서 특허를 취득해 주류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1990년부터 현재까지 이르는 제5대 Olivia Limpe-Aw는 디지털 경영, 자동화, ISO 시스템 등 현대적 기업 구조를 완성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 추진하고 있으며, 세계적 수준의 제조 기술력으로 필리핀 내 최대 규모 숙성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보유한 경쟁력은 단순한 전통이 아니다. 현대적 설비와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조 품질력’이 그것이다. 미국산 오크 배럴을 활용한 대규모 숙성 인프라, 독일산 구리 포트 스틸을 이용한 정통 London Dry Gin 생산, 구이조(Guijo) 목재로 만든 5,000갤런급 대형 숙성 통, 그리고 ISO 9001(2008) 인증을 받은 품질관리 시스템 및 필리핀 주류업계 최다 수준의 40여 종 제품 라인업이 존재한다
필리핀 내에서 가장 많은 양의 증류주 숙성 재고를 보유한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이는 장기간 숙성 주류 제조의 핵심 경쟁력이다.
Destileria Limtuaco가 이번에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그것은 먼저 K-주류 시장의 수입 다변화에 원인을 찾을 수 있겠다.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이 기존 위스키·보드카 중심에서 동남아·남미·유럽 신흥 브랜드까지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아세안 시장에 대한 한국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도 있다. 아세안 무역전시회를 기점으로 한국 수입·유통사들이 현지 우수 중소 제조사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는 현실이 그 원인이 있겠다.
또 다른 한가지 이유는 필리핀 주류의 글로벌화 전략에 기인한다. Destileria Limtuaco는 최근 베트남·중국·유럽 등의 시장에서도 판매망 확대에 성공하며 안정적인 해외 진출 성과를 쌓았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한국시장의 개척이라는 새로운 챌린지(Challenge)이다.
이번 한국 전시회에서 회사는 위스키, 럼, 브랜디, 진, 과일 리큐어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고, 특히 필리핀 농산물을 활용한 프리미엄 리큐어는 한국 바이어들로부터 관심을 끌었다. 전통과 기술을 바탕으로 한 ‘필리핀 대표 주류 브랜드’의 한국행이라는 관점에서 많은 한국의 주류 바이어들이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173년 기업의 한국 진출은 단순한 수출입 확대 차원을 넘어 아세안 주류 브랜드의 다양성 확대와 한국 유통시장의 포트폴리오 확장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필리핀의 역사·문화·기술이 담긴 증류 제품이 한국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Destileria Limtuaco는 분명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전통·기술·현대적 품질 관리가 결합된 이 기업의 도전은 한국 주류 시장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아세안 무역전시회를 계기로 Destileria Limtuaco의 제품들이 국내 유통 채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주류로 자리 잡을지 주목해 볼 만하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