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거, AI가 쓴 거죠?”
이제는 의심이 아니라 확인이다. 누가 썼느냐보다, 콘텐츠가 쓸모 있는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 시대다. 다가오는 2026년, 콘텐츠 실무자들은 키보드 앞에 앉기보다 생성형 AI에게 먼저 묻는다. “이건 어떻게 하면 돼?”
AI는 더 이상 실험이 아니다. 블로그 포스팅, 뉴스레터, 기업/솔루션 소개문, 심지어 보도자료 초안까지, PR 현장의 콘텐츠 대부분을 빠르게 만들어낸다. 특히 일정이 빠듯하거나 리소스가 부족한 인하우스 홍보팀에게 AI는 속도와 효율 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파트너가 되었다. 이제 많은 실무자들에게 핵심 질문은 이렇게 바뀌었다. “이걸 내가 꼭 직접 써야 할까?”
콘텐츠는 많아졌다. 그런데 동시에, 너무 비슷해졌다. 생성형 AI는 누구보다 빠르게 문장을 만든다. 문법적으로 완벽하고, 논리 구조도 잘 짜여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독자는 이렇게 느낀다.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AI가 만든 글은 틀리지 않았지만, 감동도 없다. 기업들이 뽑아낸 콘텐츠는 점점 더 비슷한 말투와 구조를 가진다. “~해보세요”, “~을 추천합니다”, “꼭 필요합니다.” 브랜드의 개성과 시선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건 익숙한 문장뿐이다. 콘텐츠는 빠르게 복제되지만, 사람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하얀뿔미디어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종종 묻는다.
“왜 이 글을 지금 써야 하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없는 콘텐츠는 AI도 쓸 수 있다. 하지만, 메시지의 맥락과 무게, 그리고 브랜드의 감정은 사람만이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AI가 잘하는 것과 사람이 잘하는 것은 다르다. AI는 틀 안의 글을 잘 만든다. 반복적이고, 구조화된 콘텐츠에서는 특히 강하다. 그러나 ‘왜 지금 이 이야기를 하는가’를 설계하는 능력은 아직 사람의 영역이다. 맥락을 만들고, 브랜드의 관점과 태도를 녹여내며, 독자의 감정선을 고려하는 일은 기계가 모방할 수는 있어도 대체할 수는 없다.
실제로 사람이 쓰는 콘텐츠는 감정, 직관, 아이러니, 해석을 담는다. 같은 정보를 다뤄도 어떤 사람은 질문을 던지고, 어떤 사람은 의심을 유도하며, 또 다른 사람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것이 ‘읽히는 콘텐츠’와 ‘기억되는 콘텐츠’의 차이다.
이제 PR 실무자가 해야 할 일은 ‘AI보다 잘 쓰는 것’이 아니라, ‘AI가 쓴 콘텐츠를 어떻게 써먹을지 전략을 짜는 것’이다. 생성형 AI에게 초안을 맡기고, 사람은 거기에 브랜드의 언어와 맥락을 입힌다. 표현은 자동화될 수 있어도, 메시지의 방향성과 감정의 밀도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실무자의 역할은 점점 작성자에서 편집자로 이동하고 있다. AI가 만든 수많은 문장 중에서 쓸 만한 것을 골라내고, 정제하고, 타깃에 맞게 조율하는 일. 브랜드의 고유한 톤앤매너를 유지하며, 시의성과 흐름을 고려한 문맥을 설계하는 일. 바로 이 지점에서 실무자의 역량은 더욱 중요해진다.
무엇보다 우리는 브랜드마다 다른 언어를 만든다. 어떤 브랜드는 무겁고 신중한 어조로 말하고, 또 어떤 브랜드는 가볍고 재치 있게 소통한다. 이 ‘말투의 결정권’은 사람에게 있다. AI가 학습할 수는 있지만, 판단할 수는 없다.
생성형 콘텐츠 시대, 실무자의 경쟁력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AI가 만든 콘텐츠를 고르는 감각.
둘째, 그 글의 빈 곳을 채우는 편집 능력.
셋째, 브랜드의 정체성과 관점을 유지하는 통찰.
결국 우리는 AI를 거부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방향이다. 콘텐츠는 더 이상 누가 썼느냐보다,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는가, 그리고 그 메시지가 사람에게 닿는가가 핵심이다.
AI는 콘텐츠를 쓸 수 있다. 그러나 콘텐츠를 책임질 수는 없다.
우리는 콘텐츠의 속도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콘텐츠의 의도와 영향력을 고민해야 한다.
하얀뿔미디어는 AI가 쓸 수 없는 콘텐츠를 고민한다.
그 콘텐츠에는 여전히 사람의 해석, 감정, 그리고 질문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