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멈춰 있던 시간의 도시, 10년 만의 부활
10년 넘게 멈춰 있던 용산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때 대한민국 부동산 개발의 상징이자 좌절의 대명사로 불렸던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새로운 이름 ‘용산서울코어(Yongsan Seoul Core)’로 부활한다. 오는 27일 열릴 기공식은 단순한 착공 행사를 넘어 서울의 도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도시 재편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도시공간 대개조’의 핵심 프로젝트로 지정했다. ‘서울을 글로벌 탑5 도시로 도약시킨다’는 비전 아래, 용산 일대를 서울의 심장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재개발이 아닌, 서울의 성장축을 새롭게 그리는 국가적 도시혁신 계획이다.
서울의 심장을 다시 세우다: 입체복합수직도시의 구상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역에서 한강변까지 이어지는 45만 6천㎡ 규모의 대지 위에 세워진다.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은 2028년 완공 예정이며, 2030년에는 기업과 주민의 입주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 지역을 “입체복합수직도시”로 구상했다.
이 비전은 기존의 수평적 도시 구조를 넘어, 업무·주거·문화·녹지가 한 건물과 도보권 안에서 해결되는 ‘콤팩트시티(Compact City)’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국제업무·업무복합·업무지원 등 3개 존(zone)으로 나뉘며, 특히 국제업무존에는 초고층 글로벌 헤드쿼터 빌딩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역과 용산역을 중심으로 한 입체 보행 네트워크, 한강변과 연결된 오픈스페이스, 공공 공간의 음영을 최소화한 녹지 설계는 서울의 도시계획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평가된다. 단순한 ‘도심개발’이 아니라, ‘공간의 혁신’이 핵심이다.
20개월 앞당긴 행정절차, ‘서울형 추진력’의 결과
지난해 2월 발표된 개발계획 이후, 서울시는 행정절차를 평균 대비 약 20개월 단축하며 놀라운 속도를 보여줬다. 사업시행자인 코레일과 SH공사가 주도하는 공공-민간 협력 구조는 공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 사례로 꼽힌다.
특히 교통·재해 영향평가를 비롯한 행정 인가 과정을 신속히 완료함으로써, “공공과 행정이 맞물려 돌아가는 신속 추진 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속도감은 단순한 행정효율의 결과가 아니다. 오세훈 시장이 주도한 “선(先)기반시설-후(後)민간건축”이라는 병행 추진 전략이 주효했다.
서울시는 기반시설 단계에서부터 도로·공원·문화공간을 세밀히 설계해 이후 민간 개발의 속도를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행정절차 12개월 완성이라는 기록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세계 도시로 향하는 문, 용산서울코어의 경제적 파급력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단순한 부동산 개발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개발이 완료되면 연간 3조 3천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만 2천 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건설 기간 중에는 14만 명 이상의 일자리가 새롭게 만들어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용산서울코어를 아시아·태평양 본부가 집적된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뉴욕의 허드슨야드, 도쿄의 아자부다이힐즈처럼 업무와 주거, 문화가 공존하는 균형형 도시 모델을 지향한다. 또한, 2027년 말 첫 주택 분양을 목표로 행정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주택공급 확대도 검토 중이며, 도심 내 주거 수급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의 심장에서 세계로, 미래 100년의 도시를 짓다
용산서울코어는 단순한 ‘도시개발’이 아니라, 서울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국가적 실험장이다. 이번 착공은 과거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실패를 딛고, 기술·문화·사람 중심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출발점이다. 서울의 공간 중심이 강남에서 용산으로 이동하고, 여의도·광화문과 함께 도심 3축이 균형을 이루는 ‘서울 3핵 구조’가 완성되면, 서울은 진정한 글로벌 경쟁 도시로 자리잡을 것이다.
“서울의 중심, 내일의 중심”이라는 기공식의 슬로건처럼, 용산의 부활은 서울의 재도약을 알리는 상징이다.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서울의 첫 삽이 이제 막 꽂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