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0년대 영국 교정 현장에서 시작된 추모의 전통이 세계적 실천 주간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회복적정의협회가 11월 셋째 주 ‘국제 회복적 정의 주간’을 맞아 유럽, 학교, 언론, 평화, 실천을 주제로 온라인 포럼을 연다. 갈등을 처벌 중심이 아니라 관계 회복의 절차로 다루는 구체적 방법을 공유한다.
1970년대 영국의 교도소 사목들이 마련한 ‘재소자를 기억하는 하루’에서 출발한 국제 회복적 정의 주간은 캐나다와 여러 나라로 확산되며 ‘재소자 주간’으로 확대됐고, 1995년에 ‘회복적 정의 주간(Restorative Justice Week)’으로 명칭이 정착됐다. 현재 매년 11월 셋째 주에 전 세계가 ‘International Restorative Justice Week’를 기념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회복적정의협회가 2020년부터 이를 기념해 왔다.
올해 행사는 유럽의 회복적 정의 운동을 소개하고, 교육·언론·평화 영역의 국내 사례를 묶어 실천의 기준선을 점검하도록 구성되었으며, 전 일정은 평일 저녁 온라인 ZOOM으로 열리며 누구나 사전 신청 후 참여할 수 있다.
첫날 17일에는 유럽회복적정의포럼(EFRJ)을 이끄는 에디트 퇴르츠(Edit Törzs) 상임이사가 포럼의 활동과 의제를 설명한다. 그는 헝가리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범죄학 박사를 받았으며, 파리 팡테옹-아사스 대학교에서 유럽법과 프랑스법을 전공했다. 2004년부터 보호관찰 실무에서 피해자–가해자 대화모임을 운영했고, 춤·동작치유를 대화 절차에 접목해왔다. 2012년 벨기에로 이주해 EFRJ에 합류했고 2016년부터 대표를 맡아 유럽 최대 지역 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다.
18일은 학교를 다룬다. 울산중앙중학교 김경익 교감이 울산교육청 장학사로서 학업중단, 아동학대, 학생생활교육, 학교폭력 업무를 맡으며 추진했던 회복적 생활교육의 정책과 실천을 소개한다. 학급 단위의 대화모임 설계, 학교 차원의 절차 구축, 교육청과 교사의 역할 분담, 보호자 참여 방식 등 운영 지점을 사례 중심으로 제시하며, 그 핵심은 ‘문제행동의 처벌’에서 ‘관계 회복과 책임 이행’으로 관점을 전환하는 학교 문화 만들기다.
19일에는 언론의 시선에서 종교 공동체의 개혁 과제를 조명한다. CBS 보도국장과 콘텐츠본부장을 지냈고 YTN ‘뉴스가 있는 저녁’의 앵커로 활동했던 변상욱 대기자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보도 경험을 상기시키며, 종교 조직의 신뢰 회복이 권력 감시와 시민의 목소리 대변이라는 언론의 책무와 어떻게 만나는지, 회복적 접근이 내부 성찰과 변화의 동력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논한다.
20일은 평화 현장의 이야기다. 평화단체 개척자들 소속 해초(김아현)가 제주–오키나와–대만을 잇는 ‘공평해’ 항해, 미국 Veterans For Peace의 ‘골든룰 프로젝트’, ‘Thousand Madeleines to Gaza’ 연대 항해에 참여한 경험을 전한다. 그는 작은 섬마을의 연대가 경계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과정이었음을 설명하고, 평화 활동과 회복적 정의가 만나는 지점을 생활 언어로 풀어내면서 갈등을 경쟁 서사로 소비하지 않고 당사자·지역사회가 함께 책임과 배움을 나누는 구조 설계를 제안한다.
21일 마지막 날에는 실천 품질을 주제로 한국회복적정의협회의 윤구식, 갈등해결과대화 전상희, 한국비폭력대화 박성일, 평화비추는숲 정동혁이 패널로 참여한다. 회복적 생활교육이 도입된 지 10여 년이 지나 단체와 인력이 크게 늘었지만, 절차의 형식화가 관계 회복으로 연결되는지, 피해자 안전과 가해자 책임 학습, 공동체 참여가 균형을 이루는지 등 핵심 쟁점을 토론하고, RJ 시민사회 네트워크는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고 교사·상담가·보호자·청소년이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실천 지표를 제시한다.
주최 측은 이번 주간을 협회 회원뿐 아니라 초심자를 위한 입문의 장으로 기획했다. 온라인 형식으로 지역 제약을 낮췄고, 각 강연은 사례와 절차 중심으로 구성됐다. 취지는 처벌의 대체가 아니라, 피해 회복과 책임 이행, 공동체 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공정한 절차를 확산하는 데 있다. 행사 관계자는 “유럽의 제도적 경험과 국내 현장의 고민을 연결해 실천의 품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