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헬스케어 섹터, 시장의 새로운 선봉장으로 급부상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 산업이 뜨겁게 부상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14일 기준으로 제약바이오 섹터의 거래액이 코스닥 전체 업종 중 22.61%를 차지하며 선두에 올랐습니다. 이는 작년 말 11.9%로 3위에 머물던 비중과 비교하면 놀라운 상승세입니다. 현재 코스닥에서 거래되는 제약바이오 관련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총 81조 1,991억 원에 달하며, 이는 전체 시장의 17.16%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이러한 급격한 성장을 반영하여 ‘바이오’와 ‘코스닥’을 합친 신조어 ‘바스닥’까지 등장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등 기존 주도 산업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상황에서, 잠재적으로 저평가된 바이오 기업들로 투자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최근 발표된 대규모 기술 이전 계약 소식이 이러한 주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특히,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66곳으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 지수는 이달 들어 12.11% 상승하며 뚜렷한 강세를 보였고, 'KRX 300 헬스케어' 지수 역시 11.73% 오르며 전체 34개 KRX 테마 지수 중 최상위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부진했던 코스피(-1.87%) 및 코스닥(0.79%) 지수, 그리고 하락세를 보인 KRX 반도체 지수(-4% 이상)와 대비되는 흐름입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ABL Bio)의 상승세가 특히 두드러졌습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약 3조 8,000억 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과 1,500만 달러(한화 약 22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하며 3거래일 연속 78.6%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러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는 이미 상향 조정된 평균 목표가에 근접해 있습니다.
또한, 비만치료제 분야에서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GLP-1 계열의 국산 비만 신약 후보 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한미약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IND 승인을 획득했으며, 지난달에는 임상 3상 중간 분석에서 투여 40주 차에 평균 9.75%의 체중 감량률을 확인한 데이터를 공개했습니다. 이 임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 시그널과 명확한 성과… 바이오 투자 심리 회복의 쌍두마차
전문가들은 최근 제약바이오주의 상승 흐름이 과거와 달리 기술 수출과 임상 성공 같은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실적이나 신약 개발 성과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투기성 매수세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계약금 수령, 임상시험 성공 등 실질적인 진전이 있는 종목으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의 대규모 기술 수출 등을 통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연간 기술 수출 규모가 약 17조 4,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투자 심리 개선과 함께 바이오 섹터의 긍정적인 흐름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또한 바이오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금리 하락은 자금 조달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합니다. 또한, AI 관련주 등 기존 주도주들의 숨 고르기 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바이오 종목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 무브’ 현상도 관찰되고 있습니다.
실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수급 흐름에도 변화가 감지되는데, 이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 셀트리온(3,783억 원 순매수)과 알테오젠(1,183억 원)이 이름을 올렸으며, 기관 역시 셀트리온,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을 집중 매수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 한미약품, 리가켐바이오(Legochem Biosciences) 등을 차세대 주도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달에만 여러 증권사가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으며, 평균 목표가는 14일 종가 대비 약 14%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53만 8,000원으로 제시되었습니다. 리가켐바이오 역시 평균 목표주가가 기존 대비 15% 상승한 19만 5,000원으로 조정되었는데, 이 회사는 항체 약물 접합체 ‘LNCB74’의 글로벌 임상 1상 초기 유효성 데이터를 내년 상반기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신약 개발의 험난한 여정: 바이오 투자, 정밀한 '옥석 가리기'가 필수
변동성이 높은 바이오주 투자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전문가들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분산 투자를 권고합니다. 신약 연구 성과는 예측하기 어렵고, 임상 실패 시 주가 급락 위험이 커서 개별 종목 선택 시 리스크가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코스닥150 구성 종목 중 바이오 테마에 투자하는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 ETF는 이달 들어 11%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헬스케어 ETF’ 또한 같은 기간 9% 이상 상승하여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바이오 기업의 가치는 일반 기업과 달리 ‘실적’보다는 ‘기술력’에 더 크게 좌우됩니다. 장기간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신약을 개발하는 사업 구조 때문입니다. 설령 현재 적자 상태라 할지라도, 미래 수익으로 이어질 핵심 기술력을 확보했다면 시장의 주목을 단번에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 대상 기업의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임상 데이터 발표 시점, 그리고 기술 수출 및 마일스톤 구조 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적절한 투자 시점을 포착하는 데 중요합니다.
신약 개발 과정은 후보 물질 발굴 및 전임상, 임상 시험(1~3상), 신약 허가 신청, 그리고 최종 판매 승인 및 출시 단계로 진행됩니다. 임상 단계부터 주가가 반응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효과 입증이 상업화 가능성으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항암제의 경우, 치료 후 재발까지 걸리는 기간(PFS)이나 종양 크기가 감소하거나 사라진 환자의 비율(ORR) 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기술 수출은 핵심 투자 포인트로, 계약 상대와 규모에 따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신약 기술 수출은 주로 마일스톤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초기 계약금을 시작으로, 임상 단계별 성과에 따라 추가 대금을 수령하며, 최종 출시 이후에는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받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신약 개발의 최종 성공률은 통상 10% 미만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험난한 과정을 ‘죽음의 계곡’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은 각 개발 단계에서 엄격한 검증을 거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합니다. 이따금 발표되는 ‘총 N조 원 규모 기술 수출’이라는 표현은 초기 계약금부터 로열티까지 잠재적으로 받을 수 있는 총액을 의미합니다.
임상 시험 실패는 실적과 주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지난 9월 5일, 셀비온은 전립선암 치료제 임상 2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주가가 21.15% 급락했으며, 오름테라퓨틱 또한 미국 임상시험 중단 소식에 하한가로 추락한 사례가 있습니다.
하나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주 투자는 기본적으로 약물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학회를 기점으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원하는 결과값이 도출되었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