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분쟁과 난민 문제로 심각한 사회적 충격을 겪어온 이라크에서 교육과 고용을 연결하는 협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성과는 중동 지역의 안정과 국가 재건 과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동시에, 한국과 이라크 간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이툰 도서관, 다시 지역 시민의 배움 터로
17일(현지시간) 이라크 아르빌주 아르빌시에서는 ‘자이툰 도서관’ 개보수 완료식이 개최됐다. 이 행사에는 이준일 주이라크 대한민국 대사, 임승철 주아르빌분관장, 정준영 코이카 아르빌 사무소장, 사핀 디자예이 이라크 대외협력부 장관, 오메드 코슈나우 아르빌 주지사 등 양국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협력의 의미를 되새겼다.
자이툰 도서관은 2008년 9월, 한국군 자이툰 부대가 건립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열람실과 파병 기념관, 강당, 한국 홍보관 등을 갖춘 이 공간은 지역 주민이 교육과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상징적 장소로 자리매김해 왔다. 자이툰 부대는 2004년 이라크 전후 복구와 평화 정착을 위해 파견돼 재건 지원과 인도적 구호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며 양국 간 신뢰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바 있다.
그러나 시설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냉난방 고장, 외벽 손상, 누수로 인한 내부 파손 등이 심각해 이용 환경 개선이 필수적인 상황이었다. 코이카는 ‘이라크 쿠르드 지역학교 내 난민 통합교육 강화사업’의 일환으로 도서관을 전면 개보수하고, 책상·에어컨 등 필수 기자재를 포함한 다양한 장비를 지원했다.
이준일 대사는 행사에서 “새롭게 정비된 공간이 미래 세대의 꿈을 확장시키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한국과 이라크가 견고한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상호 번영을 향해 나아가자”고 말했다.
도서관을 운영하는 나즈 팔라카딘 관장은 “18년 전 자이툰 부대가 이곳을 세우며 주민들이 한국을 믿고 따르게 됐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덕분에 도서관이 더 큰 교육적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괴된 교육 기반을 다시 세우다
18일에는 이라크 북부 니나와주 모술시에서 ‘취약계층 청년 취업역량 강화사업’ 완료식이 이어졌다. 모술은 2014년 극단주의 무장세력 IS의 점령으로 도시 절반 이상이 폐허가 되었으며,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대부분의 교육시설이 파괴돼 학습 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지역이다. 2017년 해방 이후에도 기술 인력 양성 기반이 부족해 기업 재건과 경제 회복에 어려움이 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이카는 유네스코(UNESCO)와 협력해 2022~2026년 동안 니나와 직업훈련원, 니나와 농업 전문 고등학교, 인티사 여자상업고등학교 등 3개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직업훈련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사업에서는 직업훈련 교사 교육, 청년 대상 기술훈련, 지역 수요 기반 직업 교육과정 개발, 경력개발센터 설치 등을 통해 교육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집중했다.
사업을 담당한 모하메드 연구원은 “총 306명의 교사와 관리자가 직업훈련 역량 강화 교육을 받았고, 1957명의 청년·학생이 각종 기술을 습득했다”며 “태양광 설치, 가구 제작, 농업 기술, 상업 실무, 에어컨 수리 등 현지에서 실제로 필요한 직무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창업 컨설팅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자립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했고, 현재까지 78건의 창업 사례가 보고되었다.
직업훈련원 졸업생 이스마일(20) 씨는 “자동차와 일반 에어컨 설치·점검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웠고, 동료들과 함께 작은 서비스 센터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며 “코이카의 지원 덕분에 기술을 배우고 새로운 진로를 개척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평화를 지탱하는 교육·고용 모델
코이카는 이번 두 사업을 통해 분쟁 이후 무너진 교육 기반을 복원하고 난민·청년의 실질적 자립을 돕는 지속 가능한 개발 모델을 현장에서 구현해 왔다. 이는 단순한 시설 복구를 넘어, 지역사회가 스스로 회복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 고용을 연결하는 ‘평화 구축형 ODA’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행사들은 한국과 이라크 간 협력의 폭을 넓히고, 공공외교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자리로 의미가 크다. 교육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사회의 안정성을 높이고, 청년층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장기적인 평화 정착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코이카의 이라크 지원 사업은 파괴된 교육 환경을 복구하고 청년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동시에, 난민 문제 해결과 지역 안정에 기여하는 협력 모델로 의미를 가진다. 자이툰 도서관 재단장과 직업훈련 사업은 양국 관계 강화와 지속가능한 평화 구축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코이카가 추진한 이라크 현장 사업은 분쟁의 잔재를 극복하고 지역사회의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다. 교육과 고용이 맞물려 작동할 때 평화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현장에서 실천해 보인 사례로, 향후 국제개발 협력 분야에서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국제협력단 소개
한국국제협력단(KOICA·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코이카)은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발전 지원을 위해 1991년 설립됐으며 △국별 프로그램(프로젝트/개발컨설팅) △글로벌 프로그램(해외봉사단 및 개발협력인재양성사업) △글로벌연수 △국제기구협력 △민관협력사업 △혁신적 개발협력 프로그램 △인도적 지원(재난복구지원, 긴급구호 등) △국제질병퇴치기금사업 등을 수행하는 대한민국 개발협력 기관이다. (사진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