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자살사망자의 95.1%가 생전 자살 의도를 암시하는 경고신호를 보였지만, 가족이나 주변인이 이를 알아차린 경우는 22.8%에 불과했다고 5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경기도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공동으로 수행한 ‘경기도 심리부검 데이터 기반 자살위험 요인 분석 및 대응방안 연구’를 통해 도출됐다.
연구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에서 실시된 심리부검 사례 1,250건 중 경기도 내 자살사망자 289명을 표본으로 분석한 결과다.
‘심리부검’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의 생애 마지막 시기에 어떤 심리·사회적 요인들이 작용했는지를 면밀히 조사해 재발 방지 및 예방 정책 수립에 활용하는 분석 과정이다.

연구에 따르면, 분석 대상자 289명 중 남성은 59.2%, 여성은 40.8%로 남성 비율이 더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청년층(20~34세)이 32.5%, 장년층(35~49세)이 35.0%, 중년층(50~64세)이 24.9%로, 경제활동기에 있는 계층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자살 직전 **정신질환, 경제난, 인간관계 갈등, 신체 질환 등 4개 이상의 복합적 스트레스 요인을 경험한 비율이 65%**에 달해, 단일 원인보다 복합적 위험요인이 주요 촉매로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주목할 점은 자살 경고신호의 인식률과 대응 부족이다. 조사 대상의 95.1%가 자살을 암시하거나 의도를 드러내는 언행을 보였음에도, 유족 중 이를 인지한 비율은 22.8%에 그쳤다.
더욱이 신호를 인식한 가족 가운데 46.8%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이는 경고신호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조기개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경기도 관계자는 “자살위험군이 가족과 주변에 보내는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전문기관으로 연결하는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이 절실하다”며 “심리부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예방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생명존증교육 강사인 이택호 교수(수원대) 는 이번 결과를 두고 “대부분의 자살사망자는 사전에 위험 신호를 보낸다”면서, “문제는 주변의 인식과 대응 역량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교육·상담·정보연계 등 다층적 지원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기도는 이번 연구를 계기로 ▲심리부검 전문 인력 확충 ▲고위험군 조기 발굴 시스템 고도화 ▲자살 유가족 지원 프로그램 확대 ▲지역사회 통합 자살예방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자살사망자의 대다수가 생전 경고신호를 보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사회적 한계를 드러냈다. 경기도는 심리부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살위험 조기발견·대응체계 강화와 맞춤형 예방정책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가족과 지역사회, 행정기관이 함께 자살 경고신호를 조기에 포착하고 개입하는 체계가 마련된다면, 자살률 감소와 생명존중문화 확산에 실질적 기여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