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 재정 비상 진단] ‘비급여 폭탄’에 무너지는 실손보험: 도수치료·백내장으로 5년간 8조 원 누수
해외 사례와 전문가 처방을 통한 개선 방안 논설
비급여 물리치료와 백내장 수술 등 일부 비급여 항목으로 인한 실손보험금 지급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보험사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고, 이는 결국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심화
비급여 물리치료 중 도수치료 지급액이 4조 809억 원으로 압도적이며, 2021년 백내장 수술 지급액은 1조 5,280억 원으로 4년 만에 5배 이상 급증. 이는 일부 의료 기관의 과잉 진료 및 브로커 개입에 의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함을 시사
2020년 실손보험금 상위 청구자 3인은 7,100만 원~7,4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외래 진료 252회~308회를 통해 청구. 이는 보험의 본래 취지인 ‘대형 리스크 분산’ 기능을 훼손하는 명백한 제도 악용 사례
해외 선진국처럼 비급여 항목의 표준화 및 심사 강화, 4세대 실손보험 도입 확대, 그리고 과잉 진료 감시 시스템을 통한 의료 공급자의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는 강력한 제도 개혁이 시급하다는 보험 및 의료 전문가들의 비상 처방 제시
【서울/세종 금융·보건팀】 국민 건강 안전망 역할을 해왔던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이 일부 비급여 항목의 과잉 진료로 인해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과 손해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도수치료, 체외충격파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와 백내장 수술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 규모가 최근 5년간 폭증하며 보험료 인상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2021년부터 2024년 8월까지 비급여 물리치료로 지급된 보험금만 약 7조 4천억 원에 육박하며, 이 중 도수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4조 4,809억 원으로 압도적이다. 아울러 백내장 수술 지급 보험금은 2018년 2,840억 원에서 2021년 1조 5,280억 원으로 4년 만에 5배 이상 폭증하여, 일부 병원의 대규모 과잉 진료가 실손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실손보험의 본질은 예측 불가능한 대형 질병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일부 비급여 항목의 잦은 소액 청구와 특정 상위 청구자의 과도한 이용으로 인해 제도의 취지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본 기사는 실손보험금 누수의 주요 원인인 비급여 항목의 문제점을 심층 분석하고, 해외 선진국의 민영 의료보험 관리 사례를 통해 한국 실손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금융, 의료, 보험 전문가들의 처방을 상세히 제시한다.
I. 비급여 폭탄의 현주소: 도수치료·백내장의 충격적 규모
제공된 이미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실손보험의 재정 악화는 도수치료와 백내장 수술이라는 두 개의 비급여 항목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1. 비급여 물리치료: 도수치료의 압도적 비중
지급 규모 폭증: 비급여 물리치료 실손보험금 지급 규모는 2021년 1조 8,468억 원에서 2023년 2조 1,270억 원까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도수치료 집중 현상: 특히 2021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지급된 비급여 물리치료 보험금 중 도수치료가 4조 4,809억 원으로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도수치료는 효과가 주관적이며 의료 기관별 가격 편차가 커 과잉 진료의 유혹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2. 백내장 수술: 4년 만에 5배 폭증
지급액 추이: 백내장 수술 관련 실손보험금은 2018년 2,840억 원에서 2021년 1조 5,280억 원으로 4년 만에 5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주로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과 같은 비급여 항목의 활용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브로커 개입 의혹: 일부 안과에서는 보험 브로커와 연계하여 불필요한 백내장 수술을 유도하거나 입원 일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실손보험금을 과도하게 청구하는 모럴 해저드가 성행했다.
3. 상위 청구자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
청구액 및 횟수: 2020년 실손보험 상위 청구자 3인은 7,158만 원에서 7,420만 원을 청구했는데, 이는 외래 진료를 각각 252회, 307회, 308회 이용한 결과이다. 이들은 주로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았으며, 이는 보험이 ‘만성적인 생활비 보조 수단’으로 오용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II. 해외 선진 사례 분석: 비급여 관리 시스템
실손보험의 과잉 진료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은 민영 의료보험을 관리하기 위해 강력한 통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1. 미국의 '사전 승인 제도(Prior Authorization)'
전문가 조언: 미국은 고가의 비급여 치료(예: 특수 영상 진단, 물리치료 장기 처방)에 대해 보험사의 ‘사전 승인’을 의무화한다. 의료 기관은 진료 전에 치료의 필요성을 입증해야 하며, 불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할 수 있다.
한국 적용 방안: 한국 실손보험도 도수치료와 같이 효과 입증이 어렵거나 반복적인 비급여 치료에 대해 10회 이상 시술 시 사전 승인 절차를 도입하여 과잉 진료를 사전에 걸러내야 한다.
2. 독일의 '치료 가이드라인 표준화'
표준화와 수가 연동: 독일은 의료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고 과잉 진료를 막기 위해 모든 치료 행위에 대한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민영 보험사가 이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따르도록 강제한다.
한국 적용 방안: 도수치료와 같은 물리치료 행위에 대해 의료계와 정부, 보험업계가 참여하여 객관적인 치료 효과 및 횟수에 대한 표준 기준을 마련하고, 이 기준을 벗어날 경우 지급을 제한해야 한다.
III. 한국 실손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4가지 제도 개혁
실손보험을 국민의 안정적인 의료 방패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험료 인상 외에 근본적인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1.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 가속화
상품 구조 개편: 4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항목에 대해 할인·할증제를 도입하여 과다 이용자의 보험료를 높이는 구조를 갖는다. 정부는 구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4세대 상품으로 합리적인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
비급여 보장 분리: 비급여 항목의 특약 분리를 더욱 명확히 하고, 도수치료, 영양제 주사 등 가입자의 선택적 요소가 강한 비급여에 대한 보장 한도와 횟수를 더욱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2. 의료 공급자의 모럴 해저드 강력 차단
보험 전문가 조언: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을 강화하여 백내장 수술 등 과잉 진료가 의심되는 의료 기관에 대한 공동 조사를 확대하고, 과잉 진료를 유도하는 브로커 및 의료기관에 대한 징벌적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의료 정보 공유 시스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민영 보험사 간의 비급여 진료 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여 특정 환자의 과다 청구 패턴 및 특정 의료 기관의 과잉 진료 행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3. 비급여 수가 통제 시스템 도입
정부의 개입: 비급여 항목은 의료기관이 임의로 가격을 책정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백내장 수정체, 도수치료 등 지급액 비중이 높은 핵심 비급여 항목에 대해 정부가 상한가를 지정하거나 기준 가격을 설정하여 과도한 가격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
4. 국민 인식 개선 및 보험 교육 강화
보험금의 사회적 비용 인식: 실손보험은 공동 부담의 원칙임을 국민들에게 교육하고, 잦은 소액 청구가 결국 모든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이라는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옴을 명확히 인지시켜 자발적인 도덕적 해이를 방지해야 한다.
IV. 실손보험은 공공재라는 인식으로
비급여 폭탄으로 인해 실손보험이 파산 직전까지 내몰리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이다.
도수치료와 백내장 수술 등 일부 비급여 항목의 과도한 지급 규모는 보험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며, 선량한 다수의 가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
정부와 금융 당국은 해외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하여 사전 승인, 표준화된 가이드라인, 4세대 실손보험 확대 등 다각적이고 강력한 제도 개혁을 즉시 시행해야 한다. 실손보험은 단순한 민영 상품을 넘어 국민 의료비 경감의 핵심 축이라는 ‘공공재적 인식’을 바탕으로, 의료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의 책임 있는 참여를 통해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