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을 벌리거나 음식을 씹을 때 턱에서 ‘딱’, ‘뚝’ 하는 소리가 나는 경험은 생각보다 흔하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일시적인 현상이나 피로 때문이라고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구강내과 전문의들은 이러한 소리가 턱관절 장애의 초기 경고 신호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턱관절은 아래턱뼈와 머리뼈를 연결하는 관절로, 말하기·씹기·하품 등 일상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가진 관절이다. 관절 사이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존재하며, 근육과 인대가 이를 지지한다. 이 구조 중 어느 하나라도 균형이 무너지면 턱관절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초기에는 통증 없이 소리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이미 관절 내부에서 기능적 이상이 시작됐음을 의미할 수 있다.
특히 턱관절에서 나는 소리는 관절 디스크의 위치 이상, 관절면 마찰, 인대의 불안정성 등 구조적인 문제와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변화가 지속되면 입을 벌릴 때 불편함이 생기거나 턱이 잘 벌어지지 않는 개구 제한, 턱 주변의 뻐근함과 피로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이 더 진행되면 통증이 동반되고, 퇴행성 변화로 관절 자체가 손상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턱관절 장애를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는 수면 중 이갈이와 이악물기, 스트레스,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고개 숙임 자세, 턱을 괴는 습관, 한쪽으로만 씹는 식습관 등이 꼽힌다. 이러한 생활 습관은 턱관절에 반복적인 기계적 과부하를 주어 관절의 회복 능력을 떨어뜨리고 손상을 누적시킨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본인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구강내과 전문의 김형준 원장(오에프피구강내과치과의원, 서울대 구강내과 외래교수)은 “턱관절 장애는 반드시 통증이 있어야만 문제라고 판단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라며 “소리만 나는 경우에도 관절 디스크 변위나 연골 손상이 진행 중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단계에서 발견하면 스플린트 요법, 물리치료, 생활습관 교정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증상 악화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턱관절 장애를 장기간 방치할 경우 교합 변화가 나타나 앞니가 닿지 않거나 물림이 달라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안면 비대칭, 만성 두통, 목과 어깨 통증 등으로 증상이 확대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일상생활의 불편함뿐 아니라 치료 기간과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입을 벌릴 때 반복적인 소리가 지속되거나, 아침에 턱이 뻐근하고 피로한 느낌이 자주 나타난다면 단순한 증상으로 넘기지 말고 턱관절 장애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고한다. 3D CT 등 정밀 검사를 통해 관절의 구조적 상태를 확인하고, 개인의 상태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턱관절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쉽지 않은 관절이다. 따라서 ‘아프지 않으니 괜찮다’는 인식보다는, 소리와 불편감이 나타나는 초기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절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라는 점을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