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인지교육은 단순히 남녀의 신체 차이를 배우는 교육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을 존중하고 관계 속에서 평등을 배우는 가치교육이다. 최근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는 성희롱, 혐오 발언, 젠더 갈등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과 교육의 부재에서 비롯된 사회적 현상이다.
성 인지교육은 이러한 무지를 깨뜨리고 ‘차이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하는 새로운 시대의 필수 교양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상 속에는 여전히 성차별적 언어와 고정관념이 깊이 뿌리내려 있다. “남자는 이래야 한다”, “여자는 저래야 한다”는 말들은 자연스럽게 들리지만, 결국 역할의 틀을 고정하고 불평등을 강화한다. 성 인지감수성이 부족한 사회에서는 이러한 편견이 자연스럽게 전수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60% 이상이 ‘성별 고정관념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지만, 정작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이는 개인의 무지가 아니라, 교육이 그만큼 부족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해외에서는 이미 성 인지교육이 정규 교과과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스웨덴과 캐나다의 초등학교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성 인지감수성’ 과목을 통해 서로 다른 존재를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그 결과 청소년 성폭력과 혐오 발언이 감소하고, 공감 능력과 사회적 협력 지수가 높아졌다.
한국에서도 점차 움직임이 시작됐다. 여러 교육청이 성 인지교육을 의무화하거나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교육부 조사 결과, 성 인지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폭력 예방 의식과 타인 존중 태도에서 뚜렷한 긍정 변화를 보였다.
이 교육의 본질은 ‘지식 전달’이 아니라 ‘인식의 전환’이다. 내가 쓰는 말, 행동, 태도가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스스로 성찰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성 인지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만의 노력이 아니라 가정과 사회의 협력이 필수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과 행동을 통해 성 역할을 학습한다. 부모가 “집안일은 엄마 몫”이라 말하거나, “남자는 울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면 아이의 성 인식은 이미 불균형하게 자란다.
가정에서부터 평등한 언어와 행동을 실천하고, 학교는 이를 체계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기업과 공공기관 역시 성 인지감수성을 강화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미디어 또한 성별 고정관념을 재생산하지 않도록 책임 있는 보도를 해야 한다.
결국 성 인지교육은 한 세대의 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불편함을 마주하는 용기’가 바로 변화의 출발점이다. 무지에서 비롯된 차별과 혐오는 누군가의 고통으로 이어지지만, 존중을 배우는 사회는 다름을 위협이 아닌 다양성으로 받아들인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논쟁이 아니라 실천이다. 학교, 가정, 사회 모두가 함께 나설 때, 성 인지감수성은 더 이상 구호가 아닌 일상이 된다.
성 인지교육은 불평등을 없애는 도구가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인간의 기본 교육이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우리가 지금 이 교육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