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자원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업사이클링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디자인과 기능을 더해 일상에서 쓸모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이들 기업은 환경 보호와 창의적 소비를 동시에 실현한다. 특히 친환경 소재와 인간공학적 설계를 결합한 제품을 선보이는 업체들은,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경기 고양시 덕양구 ‘피그랩’ 조성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 [피그랩] 조성현 대표 |
Q. 귀 사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저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약 15년간 제품 디자이너로 활동해 왔습니다. 어릴 적부터 자연을 사랑해 왔고, 자연스럽게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도 깊어졌습니다. 디자인 업무를 하면서 수많은 제품이 만들어지고, 그만큼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버려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내가 사랑하는 자연과 내가 잘하는 디자인을 통해, 일상에서 편리하면서도 환경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생각과 열정이 모여 피그랩(PIGLAB)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브랜드명 ‘PIGLAB’은 ‘Product Inspired by Green’의 약자로,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을 만드는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피그랩은 재활용 소재와 바이오 플라스틱을 적극 활용해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업사이클링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귀 사의 주요 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피그랩의 모든 제품은 재활용 소재로 제작되며, ‘숲(Forest)’과 ‘바다(Ocean)’ 두 가지 테마 시리즈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각 시리즈는 멸종위기종을 모티브로 삼아, 그 생명들의 이야기를 디자인에 녹여내고 있습니다.
첫 번째 제품인 ‘달팽이 언박싱 커터’는 숲 속 멸종위기종인 ‘참달팽이’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임업 부산물인 폐목재를 재활용한 CXP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하단에 자석이 부착되어 현관문이나 냉장고 등 다양한 곳에 간편하게 부착할 수 있는 다용도 커터입니다. 주로 택배 개봉 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제품인 ‘거북이 보틀 오프너’는 해양 오염의 주범인 폐어망(Ghost Net)을 재활용해 제작되었으며, 멸종위기종인 ‘푸른바다거북’을 모티브로 디자인되었습니다. 맥주병, 페트병, 캔 등 다양한 병과 용기를 열 수 있는 다용도 오프너로, 뛰어난 디자인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습니다.
세 번째 제품인 ‘딱따구리의 숲 연필꽂이’는 사라져 가는 숲과 멸종위기종 ‘까막딱따구리’를 모티브로 한 다용도 데스크 오거나이저입니다. 서로 다른 높이의 펜을 수납할 수 있는 연필통, 분리 가능한 연필깎이, 소품 트레이, 메모꽂이 기능을 하나의 제품에 담았습니다. 특히 나뭇가지 모양 버튼을 누르면 딱따구리가 클립을 물고 나오는 ‘클립 디스펜서’ 기능이 돋보입니다. 본체는 폐목재를 재활용한 CXP 소재로 제작되었고, 딱따구리 피규어는 옥수수 전분에서 유래한 PLA 칫솔 부산물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졌습니다.
피그랩은 이렇게 버려지는 소재와 그 속에 살던 생명들의 이야기를 제품에 담아,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과 환경을 떠올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 ▲ [피그랩] 작품 |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일반적으로 업사이클링 제품은 디자인이 단순하거나 기능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피그랩은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아름답고 실용적인 디자인이 충분히 가능함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피그랩은 무엇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디자인’을 지향합니다.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 사용자를 배려한 형태와 구조 등 인간공학적 접근을 통해 제품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색이나 도금과 같은 후가공을 최소화하여 환경에 불필요한 영향을 줄이는 제조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포장 역시 100% 재활용 크라프트지로 제작하며,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기 위해 세심하게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피그랩은 환경을 지키면서도, 일상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갑니다.
Q. 귀 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는 ‘거북이 보틀 오프너’에 대한 한 고객의 리뷰입니다. 항암 치료 후 손바닥 피부가 약해져 병을 열기 어려웠던 분이 제품을 사용하고 감사의 메시지를 남겨주셨습니다. “힘을 거의 들이지 않고 병을 열 수 있어 정말 편하다”며, “정말 고마운 제품”이라는 말씀을 전해주셨죠.
사실 이 제품의 기획 단계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출산 초기 아내가 손목 통증 때문에 페트병을 열지 못해 늘 저를 불렀던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때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오프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그 마음이 이 제품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피그랩은 유니버설 디자인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누구나, 어떤 상황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지향하며, 일상 속에서 모두가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만큼 소재 단가가 높고, 새로운 소재 연구에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됩니다. 피그랩은 앞으로 직접 개발한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기획에서 제조, 판매까지 제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원스톱 공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피그랩은 미국 아마존에서 ‘달팽이 언박싱 커터’와 ‘거북이 보틀 오프너’를 판매 중이며, 일본 아마존 입점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인증 절차가 간소한 제품군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여, 피그랩의 제품이 전 세계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브랜드 아이템으로 자리 잡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처음 창업을 결심했을 때, 저 역시 두려움이 컸습니다. 안정된 회사를 떠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고, 게다가 둘째 아이가 태어나기 직전이라 책임감과 부담감도 상당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그 두려움은 점차 사라졌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제품이 하나씩 세상에 나오고, 고객이 만족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해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방향을 분명히 세우고 느리더라도 꾸준히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고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