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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는 고객의 마음을 읽는 힘, CS의 시작

센스는 관찰에서 만들어진다

작은배려, 긴 여운

 서비스 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 중 하나는 바로 “이 고객은 지금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는가?”입니다.

매뉴얼은 실제로 일어날 법한 상황에 가장 정형화된 대응 방안을 정리해주지만, 고객의 마음까지 설명해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진짜 서비스는 실전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렇기 때문에 항공기 안에서 승무원이 가장 집중해야 하는 일은 서비스 제공보다는 관찰입니다. 말수가 적은 승객, 과하게 주변을 살피는 승객, 작은 소음에 민감한 승객까지. 모든 승객이 말하지 않지만 상황이나 상태를 보여주기 마련입니다. 불안한 승객은 대부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요청하지 않았다고 해서 니즈가 없는 것은 아니지요. 오히려 스스로 표현하지 못하는 승객일수록 승무원의 관찰이 필요합니다.

이미지출처_AI생성이미지

 

인천-뉴욕 장거리 노선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창가에 앉아 계속 안전벨트를 만지작거리던 승객이 있었습니다. 특별한 요청은 없었지만 굳은 표정과 손동작은 불안함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미지근한 물 한잔을 드리며 “많이 긴장하신 것 같은데 괜찮으세요?”라고 조심스럽게 여쭤보았습니다. 승객은 뉴욕에 사는 자녀를 방문하는데 너무 긴 비행시간 때문에 늘 미뤄오다가 손녀가 태어나 용기를 내 비행기에 올랐다고 했습니다. 저는 담당 승무원임을 안내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저를 찾으시라고 했습니다. 그 이후 비행 중간중간 상황을 간단히 설명해드리고 난기류 전에는 미리 안내를 덧붙인 것 외에 추가로 제공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 승객은 착륙 후 처음으로 비행이 덜 무서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왜 그런 서비스를 했을까요? 저는 그 승객에게 필요한 것이 ‘불안감 해소’, ‘안정감’이라는 것을 관찰을 통해 읽었기 때문입니다. 승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순간, 맞춤서비스가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 서비스는 늘 조용합니다. 눈에 띄지 않는 관찰, 한 발 빠른 공감과 같은 작은 배려가 오래도록 남는 이유는, 그 안에 ‘나를 알아봐 준 사람’의 흔적이 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CS는 훈련 가능할까요?

 ‘저 직원은 센스가 있다’ 반대로, 같은 상황에서도 매뉴얼대로만 움직이는 사람에게는 늘 ‘아쉽다’는 평가가 따라붙습니다. 그렇다면 CS의 성패는 타고난 감각에 의해 결정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센스처럼 보이는 대부분의 행동은 오랜 관찰의 결과입니다. 고객의 니즈를 잘 읽는 사람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 표정, 말투, 반복되는 행동과 같은 신호들을 놓치지 않고 해석해온 경험과 피드백을 통해 노하우를 쌓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CS 교육은 고객을 해석하는 눈을 훈련하는 일이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서비스의 기본 만족도를 높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으며, 나아가 감동을 주는 서비스 또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필자는 Blue Indigo교육디자인 대표로서 서비스교육, CS, 이미지메이킹 전문강사이자, 배움을 넘어 빛나는 성장을 만드는 교육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중동항공사와 국내항공사 부사무장, 객실 훈련팀 교관 및 서비스 강사를 역임한 필자는 고객 서비스(CS)를 단순한 친절이나 기술적 스킬로 보는 관점에서 사람을 이해하는 태도와 철학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KCS NEWS의 [사람을 이해하는 서비스: 하늘에서 배운 12가지 철학]라는 칼럼코너를 통해 CS의 본질은 사람을 이해하는 태도이며, 그 철학은 어떤 업종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줄 예정이다.

작성 2025.12.30 00:48 수정 2025.12.31 01:17

RSS피드 기사제공처 : 한국CS경영신문 / 등록기자: 곽민희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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