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권의 경제 이야기] 유통산업발전법의 역설...누구를 위한 규제였나?

전자상거래 매출 증대, 골목상권은?

고객정보유출

유통산업발전법...의도와 다른 결과 초래

올해 1~3분기 데이터를 기준으로 볼 때, 한 전자상거래 기업의 매출은 국내 주요 대형 마트 3사의 총 판매액을 크게 상회하고 있습니다. 이는 해당 기업의 독주 체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사진: 쿠팡과 대형3사의 매출 추이, 한국노총 자료 참조 ]

28일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이 전자상거래 기업의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미흡한 사후 대응의 근본적인 원인을 '기형적인 시장 쏠림 현상'에서 찾고 있습니다. 고객, 데이터, 자본이 특정 플랫폼에 집중되며 독점적인 지위를 강화한 배경에는 오프라인 대형 유통 기업들의 활동을 제약했던 '과도한 규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러한 상황의 결정적인 계기는 2012년에 시행된 '유통산업발전법'입니다. '골목상권 보호'라는 명분으로 제정된 이 법은 대형 마트의 월 2회 의무휴업, 그리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의 영업 금지를 주요 골자로 합니다. 이 규제는 대형 마트가 온라인 새벽 배송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사실상 원천 봉쇄하여,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그 사이 특정 전자상거래 기업은 전국에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했습니다. 2018년 4조 4,000억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41조 3,000억 원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올해 매출은 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정 전자상거래 기업이 고객 정보 유출이라는 중대한 사태를 저지르고도, 경영진의 청문회 불참, 자체 조사 등 논란을 야기할 대응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독점적인 시장 구조가 낳은 부작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정부가 압수수색 및 조사 강도를 높이며 압박하자, 해당 기업의 창립자는 사태 발생 29일 만에 본인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김 의장은 "피해 고객들을 위한 보상 방안을 마련하여 조속히 시행하겠다"고 밝혔으나, 30~31일 예정된 국회 연석 청문회에는 불참 의사를 통보했습니다.

 

유통산업발전법…의도와 다른 결과 초래

당초 '골목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한 유통산업발전법이 특정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만을 촉진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당 전자상거래 기업의 매출은 국내 대형 마트의 총 판매액을 넘어서며, 규제로 인한 '온라인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국가데이터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기준 대형 마트의 소매판매액은 27조 4,483억 원으로, 같은 기간 특정 전자상거래 기업의 매출(36조 3,000억 원)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대형 마트의 소매판매액은 매장 면적 3,000㎡ 이상 대형 점포의 최종 판매 금액을 합산한 수치입니다. 특정 전자상거래 기업은 지난해 처음으로 대형 마트 소매판매액을 추월한 이후 올해 그 격차를 더욱 벌렸습니다.

 

2012년 '지역 상권과 전통 시장 살리기'를 목적으로 제정된 유통법은 대형 마트의 월 2회 의무 휴업, 그리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의 영업 제한을 핵심 내용으로 합니다. 이 법에 따라 대형 마트는 각 점포를 '도심형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없게 되었으며, 특정 전자상거래 기업과 같은 심야 및 새벽 배송 시스템 구축이 법적으로 불가능해졌습니다. 

 

전자상거래가 대세가 된 지 오래임에도 불구하고, 대형 마트들이 특정 온라인 플랫폼의 '빠른 배송' 서비스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습니다.

 

대형 마트가 10년 넘게 유통법에 묶여 있는 동안, 특정 전자상거래 기업은 급속도로 성장했습니다. 유통법 제정 2년 후인 2014년에 '빠른 배송'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으며, 대구, 대전 등을 시작으로 수도권으로 빠르게 물류망을 확장했습니다. 

 

2015년과 2018년에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국내 새벽 배송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지난해에는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매출 4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유통법이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특정 온라인 플랫폼에만 이득을 주었다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대형 마트의 대안'으로 골목 상권이나 전통 시장 대신 특정 전자상거래 기업 등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대형 마트 의무 휴업일에 전통 시장을 방문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11.5%에 불과했습니다.

 

대형 마트를 제약하는 규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는 유통법을 2029년 11월까지 4년 더 연장하는 개정안이 통과되기도 했습니다.

 

 

 

 

 

 

작성 2025.12.30 07:24 수정 2025.12.3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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