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축 선호를 고집했던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현실적인 한계에 직면하면서, ‘살 수 있는 집’을 선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지와 실거주 목적에 맞춘 구축 매입이나 경매 시장 진입 등 다양한 방식의 내 집 마련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열풍 속에 고민이 컸지만, 결국 가족과 안정된 삶을 꾸릴 수 있는 집이면 충분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서울 노원구의 한 구축 아파트를 매수한 40대 직장인 박모 씨는 높은 청약 경쟁률과 감당하기 어려운 분양가 앞에서 신축의 꿈을 내려놓았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4년마다 반복되는 이사는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그는 “신축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실거주 안정성에 집중하니 노후 아파트도 좋은 선택지가 되더라”고 말했다.
국가데이터처 자료에 따르면, 40대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4억8389만 원, 중위값은 2억8384만 원 수준이다. 반면 서울 내 국민평형(전용 84㎡)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17억7700만 원을 넘어섰다.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자 실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기존 주택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축 선호’ 열풍이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집값과 전·월세 모두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유동성 확대와 입주물량 감소가 맞물리며 주택 가격이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월세 가격 역시 매물 감소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았다.
한 부동산 연구소장은 “올해 초 9만4000건에 달하던 서울 아파트 매물이 현재 5만7000건 수준으로 줄었다”며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1만 가구를 밑돌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유동성을 늘리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집값뿐 아니라 전·월세 가격 모두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구축 아파트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한 전문가는 “2010~2012년 사이에 지어진 아파트는 현재의 신축과 구조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며 “전용 59㎡에 방 3개, 욕실 2개 구조가 이 시기 보편화됐고, 지하 주차장 연결 역시 일반화됐다”고 설명했다. 교통 편의성과 단지 관리 상태가 우수하다면 단순한 연식만으로 거를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입지 측면에서는 강남 접근성이 여전히 핵심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전문가는 “서울 외곽의 불분명한 교통망보다는 신분당선, 9호선 등 강남으로 빠르게 연결되는 지역이 더 높은 미래 가치를 지닌다”며 “서울 도봉구보다 경기 광명이 선호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신안산선, 월판선 등 교통 호재 예정지에 대한 선제적 접근도 강조했다.
최근에는 경매 시장에 관심을 갖는 실수요자도 증가 추세다. 경·공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1.4%로, 두 달 연속 100%를 웃돌았다. 한 부동산 교수는 “최근 경매로 나오는 물건은 대부분 지난해 감정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시세가 상승한 현재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저렴한 매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지난해 감정가가 1억 원이던 아파트가 현재 시세 2억 원으로 상승했다면, 감정가의 130%(1억3000만 원)에 낙찰되더라도 여전히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한 셈이라는 것이다. 그는 “경매는 감정 후 실제 매각까지 시간이 걸리는 구조이기에, 집값 상승기에는 낙찰자에게 유리한 조건이 형성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무작정 ‘싸게 사겠다’는 심산으로 경매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고도 있다. 해당 전문가는 “저평가된 물건이라도 향후 매도가 어려운 나홀로 아파트처럼 출구 전략이 막힌 경우는 피해야 한다”며 “충분한 자금 확보와 철저한 사전 조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청약, 일반 매매, 경매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실거주 중심의 내 집 마련 전략을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전문가는 “집값이 오르면 전·월세도 함께 오른다”며 “집을 사지 않는다고 해서 고민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임대료 부담으로 현재 거주지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생긴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임대차 시장이 월세 위주로 재편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4~6년 후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청약을 꾸준히 도전하는 한편, 관심 지역의 급매물이나 경매 물건까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선택지는 한 가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026년, 더는 기다릴 여유가 없다. 내 집 마련, 당신도 지금부터 시작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