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가리봉동 ‘G지뮤직음악학원’ 최유정 원장 “음악은 언어와 문화의 벽을 허무는 가장 따뜻한 언어예요”

다문화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작은 무대, 세대를 잇는 음악의 교실

 

▲ 구로구 가리봉동 ‘G지뮤직음악학원’ 최유정 원장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다양한 국적의 아이들이 모여 사는 다문화 지역 한가운데에 ‘G지뮤직음악학원’이 있다. 피아노와 기타, 우쿨렐레 소리가 흘러나오는 이곳에서는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아이들이 ‘음악’이라는 공통 언어로 하나가 된다.

 

▲ 사진 = 지뮤직음악학원 크리스마스 연주회

 

이곳을 운영하는 최유정 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아이들이 처음엔 경계가 있어요. 하지만 함께 연주하고 듀엣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웃고 대화하게 됩니다. 음악이야말로 마음을 열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매개예요.”

  

최유정 원장의 음악 인생은 네 살 때부터 시작됐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 앞에 앉는 게 일상이었어요. 선화예술학교를 졸업했죠.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나는 음악을 하겠구나’ 확신이 들었어요.”

 

▲ 사진 = 지뮤직음악학원

  

하지만 예술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세상은 달랐다. “동네에서는 제가 제일 잘 쳤는데, 예중에 가보니 제가 제일 못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안에서 오히려 더 단단해졌어요. 고등학교 때는 전체 3등으로 들어갔고, 예고에서도 합주와 연주회를 통해 친구들과 음악적으로 많이 성장했어요.”

 

대학교에서는 수석 입학을 했지만, 1년에 14번이나 무대에 오르기도 하는 연주 일정은 부담이 컸다.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잠깐 쉬면서 학원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더라고요. 그때 ‘나는 연주보다 교육이 더 맞는 사람이구나’ 깨달았죠.”

 

▲ 사진 = 지뮤직음악학원

 

이후 학원 강사로 경험을 쌓으며, 일산에서 학원을 운영하다 결혼 후 남편의 고향인 가리봉동으로 옮겼다. "남편이 기타를 하고 저는 피아노를 해요. 그러다 남편의 별명인 기린(giraffe)과 제가 하는 음악을 합쳐서 ‘G뮤직’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게 됐어요.

 

지뮤직은 Grow, Good, Great 작은 시작이 좋은 습관이 되고, 좋은 습관이 위대한 성장을 만들어갑니다. 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어요.

지뮤직에 다니는 아이들은 '지뮤지'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데 'Grow Music Glow' 음악으로 자라고 빛나는 아이들을 의미합니다."

 

▲ 사진 = 지뮤직음악학원

 

가리봉동은 중국, 베트남, 일본 등 여러 나라의 가정이 함께 사는 다문화 지역이다. “이 동네는 정말 여러 민족이 어우러져 있어요. 처음엔 어색할 수 있지만 함께 연습하고 무대에 서면서 금방 가까워져요. 악기를 함께 다루고 듀엣을 하다 보면 경계가 사라지죠. 서로의 언어는 달라도, 리듬과 박자는 같잖아요. 그게 음악의 힘이에요.”

 

현재 지뮤직음악학원은 남구로초등학교 인근 500m 이내에서 유일한 ‘음악학원’으로, 피아노뿐 아니라 기타, 바이올린, 우쿨렐레 등 다양한 악기를 배울 수 있다. “다른 곳은 대부분 교습소라 악기 종류가 제한되지만, 저희는 아이들이 다양한 악기를 경험할 수 있어요.”

 

▲ 사진 = 지뮤직음악학원 음악 특강

 

최 원장은 음악을 ‘성적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경험의 확장’으로 본다. 그래서 학원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음악 특강’을 연다. 이날은 학원생이 아니어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특강 날에는 학원에 안 다니는 아이들 더 많아요. 직접 악기를 만져보고, 소리를 내보고, 친구들과 함께 연주해보죠. 처음 피아노를 만져본 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웃을 때, 그게 제일 보람돼요.”

 

▲ 사진 = 지뮤직음악학원

 

주말에는 학원을 열어 아이들과 보드게임을 하거나 음악 퀴즈를 즐긴다.

“아이들에게 학원은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마음이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지뮤직음악학원은 성인 취미반도 활발하다. “처음 생겼을 땐 어른들이 더 많았어요.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간판 보고 들어와요. 피아노가 마음의 피로를 풀어주는 도구가 되거든요.”

회사의 문화생활 지원으로 등록해 매일 2~3시간씩 연습하는 수강생도 많다.

 

▲ 사진 = 지뮤직음악학원 성인 수업

 

“핸드폰을 내려놓고 집중하는 자신을 보며 만족을 느낀대요. 어떤 분은 다음 달부터 교회 반주를 해야 해서 급히 배우기도 하고, 어떤 분은 군 복무 중 문화지원금으로 배우기도 해요. 다들 이유는 달라도 피아노를 통해 ‘몰입’과 ‘성취감’을 경험하죠.”

 

한 성인 수강생은 “이제 레가토 주법과 반페달링을 배우겠다”며 도전 중이다.

“취미라 해도 진심이에요. ‘이건 뭐예요?’ 묻는 눈빛을 보면 저도 더 가르쳐드리고 싶어요.”

 

▲ 사진 = 지뮤직음악학원

 

“6살 여자아이가 있었어요. 두 달 정도 배웠는데 놀이공원에서 피아노를 보고 갑자기 연주를 한 거예요. 그걸 보고 어머니가 영상을 찍어 보내주셨는데, 저도 울컥했어요. ‘이 아이에게 음악의 문을 열어줬구나’ 싶었죠.”

 

또 다른 학생은 처음엔 “못하겠어요”만 반복하던 아이였다. “도를 쳐보자 하면 ‘저 몰라요’ 하던 친구였는데, 학교에서 발표회 때 자기가 배운 곡을 쳤대요. 그 소식을 듣고 정말 감동했어요. 아이의 ‘못해요’가 ‘할 수 있어요’로 바뀌는 순간, 그게 교육의 보람이에요.”

 

▲ 사진 = 지뮤직음악학원

 

“AI 시대일수록 아날로그의 힘이 빛나요”

최유정 원장은 피아노를 ‘세대를 잇는 악기’라고 말한다. “요즘 모든 게 디지털이지만, 음악은 사람의 손끝에서 나와요. 피아노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배울 수 있는 유일한 악기라고 생각해요.”

 

그녀는 “음악을 선물하세요”라는 말을 자주 한다. “카페에서도, 거리에서도 음악은 늘 흐르잖아요. 그 음악을 ‘내 손으로 직접’ 연주해보는 경험, 그 전율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 사진 = 지뮤직음악학원

 

아이들에게도 음악은 단순한 취미 이상이다. “음악을 한 아이들은 언어 발달이 빠르다는 연구가 많아요. 외국어를 잘하고 싶은 아이들이라면, 먼저 음악을 배우라고 권해요. 음악은 언어와 사고의 기초예요.”

 

학원에서는 뮤지컬 관람이나 음악회 관람도 함께 진행한다. “아이들이 직접 연주하지 않더라도, 음악을 ‘경험’하는 게 중요해요. 그 기억이 언젠가 또 다른 표현력으로 이어지니까요.”

 

▲ 뮤지컬 영화 '위키드' 관람

 

최유정 원장의 꿈은 분명하다. “예전 일산에서는 콩쿨 중심으로 운영했어요. 여기도 언젠가 그럴 수 있도록, 전공할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어요. 그 아이들이 피아니스트가 되어 ‘저 선생님께 배웠어요’라고 말하는 날, 그게 제 꿈이에요.”

 

또한 연령대별로 특화된 음악 공간을 만드는 것도 목표다. “3~5세, 초등 저학년, 고학년, 성인반 이렇게 나눠 각각의 발달단계에 맞는 교육을 하고 싶어요. 손의 근육, 집중력, 표현력이 다르니까요. 언젠가 4개의 음악공간을 운영하는 게 제 최종 목표입니다.”

 

▲ 사진 = 지뮤직음악학원 강사 소개 

 

그녀는 마지막으로 웃으며 말했다.

“아이든 어른이든, 음악을 배우는 순간은 결국 ‘자기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에요. 그 시간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최유정 원장은 피아노를 통해 아이들에게는 자신감을, 어른들에게는 위로를 선물한다.

그가 꿈꾸는 네 개의 음악 공간은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모두가 음악을 통해 스스로를 발견하는 사회”를 향한 작은 발걸음일 것이다.

 

블로그 https://blog.naver.com/gmusicacademy

작성 2026.01.01 21:58 수정 2026.01.0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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