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이 면접에서 '나'를 찾아가는 방법

"대학이 손 내밀 때, 유학생은 성장한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 유학생들이 답하지 못하는 질문

 

12월 26일, 나는 숭실대학교에서 취업역량강화 교육을 위해 13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만났다. 중국, 베트남, 미얀마에서 온 이들은 한국에서 공부하고, 한국 기업에 취업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이었다.

첫 만남에서 느낀 건, 이들은 한국말을 상당히 잘하고 학습에 대한 강한 열의가 느껴지는 친구들이었다.

 

    출처_AI 활용 이미지


[숭실대학교가 주목한 이유]

이번 교육을 준비하면서 나는 숭실대학교 국제교류처와 여러 차례 미팅을 했다. 그들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대학 외국인 유학생들이 취업역량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목표예요."

숭실대는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졸업 전부터 유학생의 미래 비젼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단순히 한 번의 특강이 아니라,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집중 교육을 원했다. 5시간의 교육 시간, 소규모 정예 인원, 1:1 피드백까지 가능한 커리큘럼. 학교가 진심으로 학생들의 성장을 바라고 있다는 걸 느꼈다.

 

[학생들에게 필요했던 건 '발견'이었다.]

교육을 시작하면서 나는 학생들에게 물었다.

"당신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대부분 망설였다. 한국어 능력? 성실함? 책임감? 추상적인 단어들만 나왔다. 나는 다시 물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무엇을 배웠나요?"

베트남 학생 한 명이 말했다.

"손님이 원하는 걸 빨리 알아챘어요."

"그럼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모르겠어요."

이게 핵심이었다. 학생들은 경험은 있지만, 그 경험이 자신의 어떤 특성에서 나온 건지 몰랐다. 면접에서 기업이 듣고 싶어 하는 건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인데, 정작 본인은 자신을 몰랐다.

교류분석 기반의 개인고유특성 진단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이 '배려형', '규칙형', '이성형' 등과 같은 특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그 특성이 한국 기업에서 어떤 강점이 되는지 교육을 통해서 이해했다. 배려형 학생은 '팀워크와 고객 응대'를, 규칙형 학생은 '원칙과 정확성'을 자신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게 됐다.

베트남에서 온 한 학생은 교육 후 이렇게 말했다.

"저는 항상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늘 제가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어요. 이게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도요."

 

[면접은 연습이 필요하다.]

교육 후반부에 진행한 모의 면접에서 학생들의 가장 큰 변화가 나타났다. 3명을 한 조로 구성하여 4팀이 면접을 실시하였다.

1조 면접 후 피드백을 하면 2조는 1조의 피드백 내용을 바로 적용하여 면접을 실시 하는 것이었다.

피드백 내용을 바로바로 흡수하여 실행하는 모습에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

학생들에게 필요했던 건 실전 연습과 구체적 피드백이었다. 책이나 유튜브로는 얻을 수 없는, 자신의 태도를 직접 보고 고치는 경험. 교육 만족도 조사에서 '실전 모의 면접'이 가장 높은 점수(4.77점)를 받은 이유다.

 

[대학이 해야 할 일]

교육 후 학생들이 가장 많이 요청한 것은 '한국식 이력서 작성법' 이었다. 13명 중 8명 이상이 이력서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배우고 싶어 했고, 더 많은 시간과 기회를 원했다.

여기서 우리 대학들이 주목해야 할 지점이 있다.

첫째, 외국인 유학생은 '관리 대상'이 아니라 '투자 대상'이다.
숭실대는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시간과 예산을 투자했다. 5시간 집중 교육, 소규모 인원, 전문 강사. 이는 단기 성과가 아니라 학생들의 장기적 성공을 목표로 한 결정이었다.

둘째, 일회성 특강이 아니라 단계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자기 발견, 이력서 작성, 면접 준비, 기업 매칭까지 이어지는 통합 지원을 원한다.

셋째, 학생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출발점이다.
이번 교육 후 만족도 조사에서 학생들은 구체적인 개선점을 제시했다. 이력서 교육, 1:1 코칭 확대, 면접 연습 시간 증가. 대학이 이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프로그램은 진화한다.

넷째, 대학-기업교육기관-기업의 협력이 핵심이다.
대학은 학생을 알고, 교육기관은 방법을 알고, 기업은 시장을 안다. 그래서 대학과 교육기관과 기업은 상호협력 할 수 있는 기회와 공동의 목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나를 발견하는 것이 시작이다"]

20년간 기업교육을 해오면서 나는 확신하게 됐다. 취업의 성패를 가르는 건 스펙이 아니라 ‘나를 설명하는 능력’ 이라는 것을.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이 능력은 더욱 중요하다.

숭실대학교의 13명 학생들이 그걸 증명했다. 이들은 5시간의 교육을 통해 자신을 발견했고, 면접에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다른 대학들의 차례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기다리고 있다. 대학이 손을 내밀기를, 기회를 주기를,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며.

 

 

[김선영, 써니힐 이앤더블유 대표]

외국인 유학생 취업 및 기업 다양성 조직문화 전문가. 글로벌 인재 육성 컨설팅

 

작성 2026.01.01 23:04 수정 2026.01.0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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