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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 80세 청년 작가 김대자의 문학 외길

김대자 김세영 작가부부의 멋진 인생2막

[사진= 김대자 작가 사진]

 

2026년 병오년 희망찬 새해 아침이 밝았다. 사람들은 흔히 떠오르는 해를 보며 환호하고, 지는 해를 보며 아쉬워한다. 하지만 여기, 인생의 황혼을 '지는 해'가 아닌 '가장 붉게 타오르는 노을'로 만들어가는 이가 있다.

 

[사진= 김대자,김세영 작가 부부모습]

80세라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시린 눈을 비벼가며 자판을 두들겨 새로운 작품집을 준비 중인 김대자 작가. 

광주 북구의 자택에서 부인 김세영 작가와 함께 집필에 몰두하고 있는 그를 만나, 파란만장했던 삶의 궤적과 깊은 문학 세계를 들여다보았다.

 

[사진= 학창시절 김대자 작가의 모습]

 

■ 낫으로 탯줄 자른 아이, 24km 등굣길이 키운 문학의 꿈

 

Q. 작가님의 성함 ‘대자(大者)’에 담긴 사연이 무척 가슴 아프다고 들었습니다.

 

"제 인생은 불운 속에서 시작됐습니다. 1944년 일제강점기 말기, 아버지는 일본으로 끌려가시고 어머니 홀로 저를 낳으셨죠. 

탯줄을 자를 줄자가 없어 낫으로 자르고 정신을 잃으셨다더군요. 

이름 지어줄 사람도 없어 면사무소 이장이 '큰놈'이라는 뜻의 '대자'로 올린 게 제 이름이 됐습니다.

6.25 전쟁 때는 나무 그늘 아래 가마니를 깔고 공부했고, 보릿고개 때는 학업을 포기하라는 부모님 몰래 시험을 쳐서 장학생으로 중학교에 갔습니다. 매일 왕복 24km를 걸어 다니며 세상을 배웠지요."

 

Q. 군 생활 중 얻은 부상으로 큰 시련을 겪으셨는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60년대 군대 시절, 배고픔을 이기려다 매를 맞아 몸이 상했습니다. 1년간 병원 신세를 지고 5년간 목발을 짚어야 했죠. 

하지만 공부에 대한 갈망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신학대학을 거쳐 목사가 되었고, 환갑이 지난 나이에 미국 낙스 신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죽어도 좋으니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이 저를 버티게 한 힘이었습니다."

 

■ "말 없는 설교자, 사계절"... 동시 대상을 받던 소년이 수필가가 되기까지

 

Q. 문학에 입문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중학교 1학년 때 김신철 선생님의 동시집 '코스모스'를 선물 받고 밤새 읽으며 습작을 시작했습니다.

 함평 읍 승격 기념 백일장에서 ‘말 없는 설교자’라는 시로 대상을 받았죠.

'인생의 사계절이 곧 설교자'라는 내용이었는데, 그때의 설렘이 평생의 업이 되었습니다. 

1995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한 후 무안문인협회장 등을 역임하며 선상 시 낭송회, 군고구마 시 낭송회 등 대중과 호흡하는 문학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사진= 김대자 작가 광주 효령노인복지타운 수기공모상 기념촬영]  

 

대표작으로 본 김대자의 문학: '고향'과 '하나님의 선물'

 

김대자 작가의 글은 소박하지만 묵직한 울림이 있다. 그의 대표작 '정 그리운 내 고향'은 50년 만에 찾은 고향 함평의 변해버린 풍경을 통해 실향민의 애절한 향수를 달래준다.

 

또한, 2005년 대표 수필로 선정된 '하나님이 주신 귀한 선물 방귀'는 수술 후 아내의 건강을 염려하던 마음을 해학적으로 풀어내며 삶의 모든 순간이 감사임을 역설한다.

 

"방귀는 건강하다는 신호요 우리를 웃게 만들어주니 얼마나 귀한 선물입니까? 죽은 사람에게는 방귀가 없습니다." (수필 '방귀' 중)

 

 80세 현역 작가의 철학: "제목은 강렬하게, 내용은 발로 써라"

 

Q. 작가님만의 수필 집필 원칙이 있으신지요?

 

첫째, 독자의 시선을 끄는 제목에 집중합니다. 

둘째, 초미의 다섯 줄에 승부를 겁니다. 

셋째, 독자의 공감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시대라 지루하면 읽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앉아서만 쓰지 않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여행하고 보고 듣습니다. 제 수필이 '기행수필' 성격이 강한 이유도 바로 현장의 신선함을 담고 싶기 때문입니다."

 

 인생 2막, 익어가는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인터뷰를 마치며 김 작가는 환하게 웃었다. 80세의 나이에도 수필집 '무등의 눈물', 시집 '하얀 손수건' 등 왕성한 저술 활동을 이어가는 그는 후배 세대에게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깁니다. 젊었을 때 삶에 매몰되어 하지 못했던 꿈이 있다면, 은퇴 후의 시간은 '익어가는 시간'입니다. 

저는 오늘도 새로운 작품을 위해 자판기를 두드립니다. 

이 시린 눈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볼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쓸 것입니다."

 

[사진 = 전남문학상 시상식]

 

 작가로서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대자: 제 글의 첫 번째 독자이자, 가장 솔직한 비평가입니다. 아내의 격려 덕분에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습니다.

 

김세영: 저에게 김대자 작가는 훌륭한 스승이자 인생의 반려자입니다. 그가 닦아놓은 문학적 토양 위에서 제가 마음껏 꽃을 피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김대자·김세영: 부부 작가로서 따로 또 같이, 전남의 정서를 담은 따뜻한 글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싶습니다. 

저희의 글이 독자분들의 지친 일상에 작은 위로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사진= 김대자 작가]

[김대자 작가 주요 약력]

 

학력: 美 낙스 신학대학원 졸업(목회학 박사), 목포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수료

 

경력: 전남문인협회 부회장, 무안문인협회 회장 역임, 현 광주 효령문학회장 및 광주문인협회 수필분과 위원장

 

수상: 극동방송 수기 공모 대상, 전남문학상, 한국지역연합방송 문학공로대상 외 다수

 

저서: 수필집 『엄마 잃은 둥지새』, 시집 『하얀 손수건』, 자서전 『나의 나 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 등

 

[사진= 김세영 작가]

[김세영작가 이력]

 

 전남담양출생

2017년 계간 동산문학 시 등단,2018년 전남문학 수필 등단

현/무안문협 감사

전남문협 회원

효령문헉 회원 

 

수상경력

전남문학 지상백일장 장원상

코로나극복 수기공모상 

전국 통일기원 공모상 우수상

 

저서

시집:하얀손수건. 옥수수에 담긴사랑, 

수필집:영호남의 만남 

  

김대자 작가와의 만남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증명하는 시간이었다. 고난의 세월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그의 펜 끝에서 탄생할 다음 작품이 벌써 기다려진다.

 

작성 2026.01.02 17:26 수정 2026.01.0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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