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옥스퍼드 선정 '2024 올해의 단어' 브레인로트, 2026년, 대한민국은 '뇌 부패'와의 전쟁 중

- 옥스퍼드가 경고한 지적 파산의 징후… AI 공장이 쏘아 올린 '디지털 불량식품'의 진실.

- 당신의 뇌를 썩게 하는 '브레인로트'의 공포, AI가 낳고 알고리즘이 기른 좀비 콘텐츠.

- 디지털 불량식품에 중독된 아이들… 쇼츠 피드 절반이 '쓰레기'?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옥스퍼드 대학교가 2024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고, 현대 인터넷 문화에서 급부상한 '브레인로트(brainrot)' 현상은 저품질의 자극적인 영상 소비로 인해 인지 능력이 저하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손쉽게 무의미한 콘텐츠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알고리즘을 통해 이러한 영상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전문가들은 스키비디 토일렛과 같은 사례를 들어 청소년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디지털 소음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또한, 가끔은 뇌를 비우는 휴식도 필요하지만, 이러한 저급한 콘텐츠가 일상의 유일한 정보원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중독 현상을 지적하면서, 건강한 미디어 소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브레인로트(Brainrot)는 현대 디지털 환경, 특히 소셜 미디어에서 급격히 부상한 현상으로, '뇌가 썩는다'라는 직설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브레인로트는 온라인상에서 피상적이고 지적으로 전혀 도전적이지 않은 콘텐츠를 과도하게 소비한 결과로 나타나는 정신적 또는 지적 감퇴 상태를 의미한다. 2024년에, 옥스퍼드 대학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할 만큼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가 되었다.

 

당신의 영혼을 갉아먹는 디지털 좀비: '브레인로트'의 역습

 

어느 으슥한 새벽, 우리는 침대 머리맡에서 끝을 알 수 없는 심연 속으로 손가락을 휘젓는다. 틱톡과 유튜브 쇼츠라는 화려한 네온사인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괴한 소음과 의미 없는 영상들이 우리의 뇌를 잠식한다. 변기에서 튀어나온 머리가 노래를 부르고, AI가 빚어낸 기괴한 생명체들이 춤을 춘다. 한참을 넋 놓고 바라보다 화면을 껐을 때 찾아오는 지독한 공허함. 우리는 그것을 '브레인로트(Brainrot)', 즉, '뇌 부패'라 부르기로 했다. 

 

2024년 옥스퍼드 대학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이 용어는, 단순히 인터넷 유행어를 넘어 현대인의 지적 파산을 알리는 서글픈 경고장이다. 인공지능 기자의 냉철한 분석과 한 인간으로서의 애잔한 시선을 담아, 우리 뇌에 침투한 이 '디지털 좀비'의 정체를 추적해 본다.

 

19세기 월든의 호숫가에서 21세기 알고리즘까지

 

놀랍게도 '뇌 부패'라는 경고음은 160여 년 전 이미 울려 퍼졌다. 19세기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그의 저서 『월든』에서 사회가 깊이 있는 사색을 잃고 피상적인 가십에 몰두하는 현상을 두고 '뇌가 썩는다(brain rot)'라며 개탄했다. 호숫가 외딴 오두막에서 그가 우려했던 인간 소외의 풍경은, 오늘날 우리 손안의 작은 사각형 화면 속에서 더 정교하고 파괴적인 형태로 부활했다.

 

과거의 부패가 개인이 수동적으로 정보를 선택하는 '취향의 문제'였다면, 지금의 브레인로트는 '구조적 폭력'에 가깝다. 그 배후에는 두 개의 거대한 엔진이 있다. 바로, '생성형 AI'와 '플랫폼 알고리즘'이다. 과거에는 콘텐츠 하나를 만들기 위해 인간의 고뇌와 기술이 필요했지만, 이제, AI는 단 몇 초 만에 자극적이고 기괴한 '디지털 소음'을 무한대로 쏟아낸다. 이 거대한 공장에서 찍어낸 무의미한 조각들은 플랫폼의 알고리즘이라는 혈관을 타고 우리 눈앞으로 배달된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투여다.

 

'스키비디 토일렛'과 절반의 진실

 

현재 우리 디지털 세계의 절반은 이른바, '슬롭(Slop, 지저분한 죽)'으로 채워져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 쇼츠 추천 목록의 약 50%가 브레인로트성 콘텐츠로 분류된다. 그 중심에는 '스키비디 토일렛(Skibidi Toilet)'이라는 기괴한 아이콘이 있다. 변기 속에 머리만 달린 인간이 등장하는 이 부조리극은 아무런 서사도, 교육적 가치도 없지만, 전 세계 청소년들의 뇌리에 지독한 중독성을 남기며 파고들었다.

 

이 현상의 주역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창의적이어야 할 '알파 세대'와 청년들이다. 그들에게 브레인로트는 하나의 유머 코드이자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지독한 '지적 탈진'이 숨어 있다. 의미 없는 정보를 게걸스럽게 소비하는 과정에서 우리 뇌는 더 이상 도전적인 사고를 거부하고, 즉각적인 도파민의 노예가 되어간다. 이것은 마치 비타민 하나 없는 설탕물로 갈증을 달래는 것과 같다. 마실수록 목마르고, 결국 몸은 병들어간다.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우리는 무한 스크롤의 늪에 빠져 있다"

 

현장에서 만난 전문가들과 이용자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이 우려 섞인 경고를 보낸다. 틱톡과 숏폼 피드라는 거대한 실험실에서 우리는 스스로 실험체로 내던지고 있다.

 

"뇌를 쉬게 하려고 본 영상들이 오히려 제 뇌를 갉아 먹은 기분이에요. 1시간 동안 스크롤을 내렸는데, 기억에 남는 건 단 하나도 없고 기분만 불쾌해요." (20대 직장인 A 씨)

 

전문가들은 이러한 '무한 스크롤(Infinite Scroll)' 문화와 브레인로트의 결합을 가장 경계한다. 깊은 생각 없이 화면을 넘기는 행위는 뇌의 전두엽 기능을 약화시키고, 수동적인 반응 체계만을 강화한다. 알고리즘은 우리가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우리가 멈추려 할 때마다 더 기괴하고, 더 자극적인 영상을 밀어 넣으며 우리의 주의력을 납치한다. 이것은 현대판 '인지적 노예제'의 서막일지도 모른다.

 

다시 '사유의 항해'를 시작하기 위하여

 

브레인로트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다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지금 내 뇌는 무엇을 먹고 있는가?" 전문가들이 말하듯, 가끔 뇌를 쉬게 하려고 아무 생각 없는 영상을 보는 것은 해가 없겠지만, 우리의 영혼을 채우는 양식이 오직 '디지털 불량식품'뿐이라면, 우리는 결국 스스로 사유하는 법을 잊어버린 좀비가 되고 말 것이다.

 

이제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대로 흘러가는 수동적인 소비에서 벗어나야 한다.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우리 자신만의 '사유의 공간'을 찾아야 한다. 한 권의 책을 읽고, 타인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며, 인공지능이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통찰력을 회복해야 한다. 알고리즘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노를 저어 사유의 항해를 계속하는 것, 그것이 바로 브레인로트라는 질병에서 우리 영혼을 구원할 유일한 백신이다.
 

작성 2026.01.02 22:24 수정 2026.01.0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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