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고독사는 노년층의 문제로 여겨졌지만, 최근 통계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경찰청과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20~30대 1인 가구의 고독사 추정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청년층의 고독사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고립이 더 이상 노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청년층 고독사는 단순한 개인의 비극이 아니다. 불안정한 고용, 주거난, 사회적 관계 단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통계청니나 현대경제연구원 등 자료에 의하면 20~34세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22%에 이른다. 불규칙한 일자리와 낮은 임금, 불안한 미래가 청년들의 사회적 고립을 가속화하고 있다. 1인 가구 비율 또한 2030세대에서 60%를 넘어서며, ‘혼자 사는 삶’이 일상이 됐다. 하지만 이 혼자라는 삶은 점점 ‘고립된 생존’으로 변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서 혼자 살던 29세 직장인 A씨는 퇴사 후 연락이 끊긴 지 석 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주변 이웃은 “그가 외로워 보였지만 다들 바빠서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사회적 관심과 연결망이 사라진 일상 속에서, 청년들은 점점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문제는 청년들이 외로움을 ‘자각하지 못한 채’ 고립된다는 점이다. SNS와 메신저로 끊임없이 소통하지만, 그 안은 놀라울 만큼 공허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청년층의 68%가 “SNS를 사용하면서 오히려 더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좋아요’와 댓글이 관계의 전부가 된 사회에서, 진짜 대화와 위로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디지털 고립’이라 부른다. 겉으로는 연결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감정적 교류가 차단된 상태다. 소통이 많을수록 피로감이 커지고, 비교와 경쟁이 고독을 심화시키는 아이러니다. 관계는 피상적이 되고, 정서적 공백은 커져만 간다.
복지 제도 역시 청년 고독사 문제를 충분히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시행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대부분 중·장년층과 노년층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실제로 지방자치단체의 고독사 예방센터 이용자 10명 중 8명은 50대 이상이다. 청년층은 제도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기본적인 상담, 주거 지원, 정신건강 관리조차 연결되지 않는다.
청년 고독사 문제의 심각성은 사회 전체가 외면한 결과다. 청년들은 복지 시스템에 진입하기 전 단계에서 이미 고립되고 있다. 심리적 위기 신호를 감지할 사회적 네트워크가 부재하고, 주변의 ‘관심’은 언제나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을 위한 별도의 고립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역 커뮤니티 중심의 ‘청년 돌봄 네트워크’ 구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립 감지 시스템, 그리고 심리상담 접근성 확대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일본은 이미 각 지자체에 ‘고립사 대응팀’을 두고 사회적 고립 징후를 감지하는 체계를 운영 중이다.
고독사는 단지 죽음의 문제가 아니다. 관계의 붕괴, 공동체의 해체, 그리고 사회적 무관심이 만든 구조적 현상이다. 지금 청년층의 고독사는 곧 사회 전체의 자화상이다.
고독사예방교육을 하고 있는 이택호 교수(수원대)는 “이제는 관계의 회복이 생존의 조건이 됐다”고 지적한다.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일, 대화를 나누는 일, 관심을 표현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대다. 청년 고독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지의 틀을 넘어, ‘사회적 돌봄의 확장’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청년들의 고립은 한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경고다. 연결이 끊긴 사회는 결국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지금 필요한 것은 거창한 정책보다, “당신 괜찮아요?”라는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사회적 감수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