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최진실 기자] 사람은 누구든지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 인간의 궁극적 관심과 목표가 행복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려고 돈, 명예, 권력 그리고 인간관계에 동분서주한다. 그러나, 많은 부를 가지고 권력과 명예를 누려도 만족하지 못한다면 행복한 삶이라고 할 수 없다. 행복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생활(삶)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라고 정의(定義)한다. 인간의 행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의식주 문제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건강관리를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한다.
삶의 목표인 행복을 위해 자신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보다 차원높은 행복은 무엇일까? 일찍이 그리스 철학자들은 인간의 행복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현대 철햑자에게까지 다양한 시대 배경과 지식을 통해 행복의 의미를 제시하고 있다. 영어로 철학자를 philosopher라고 한다. 그 뜻은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철학자들은 외형적인 돈, 명예, 권력 등에 관심보다는 인간의 내면적·본질적인 문제(인간 지혜와 이성)를 탐구하는 사람들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물질, 성공 그리고 명예가 행복 조건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의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철학자들은 다양한 주장과 주관적 정의를 내린다. 현대인이 놓치고 살아가는 행복에 대한 오해를 철학자들의 지혜를 배우면서 성찰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철학자들이 제시한 철학적 담론은 행복에 대한 지혜와 숙고의 사유를 현대인에게 제시해 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행복에 관한 사유는 철학적·종교적 사상이 내포된 개념이다. 그리하여 인류 역사에서 상당 기간 동안 종교적 맥락에서 이해되었다. 이런 사유는 철학적 개념으로 계승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불의와 타협하거나 굴복하지 않은 소크라테스를 필두로 그의 제자인 플라톤,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에게로 계승된 철학적 사상의 기반을 세워갔다. 소크라테스는 델포이 신전에 새겨진 "너 자신을 알라"는 글귀를 모토로 철학의 기초로 삼았다. 그러므로 인간의 삶은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을 아름답고 진실되게 잘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행복한 삶이란 지혜와 진리를 탐구하면서, 성찰의 과정 가운데 이성과 양심의 소리(덕있는 삶)에 따라 인격의 완성을 이루는 삶이 참된 행복이라 말한다. 이것이 인생의 최고 가치라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 전제 조건임을 강조한다.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어떤 행위를 할 때 목적을 가진다"고 말한다. 그 궁극적 목표는 행복이라 칭한다. 이것이 최고선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대중들이 가진 잘못된 통념인 쾌락, 명예, 부유함 등이 최상의 행복한 삶의 목적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지적한다.
부(富)나 명예는 자신이 바라는 것을 얻거나 누리는 수단에 불과한 것이라고. 인간적인 행복의 내용적 조건인 행복의 탁월성과 자족성을 이루는 덕(도뎍성)을 쌓고 실천하는 것이 참된 행복이라고 가르친다. 스토아학파의 대표적 철학자이자 로마제국의 황제인 아우롈리우스는 행복한 삶이란 이성(자연법칙)에 따라 사는 삶, 즉 정념(情念)에서 자유로운 상태인 '아파테아'(Apathea)의 생활을 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이나 사건 앞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통제하고, 정념과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이성과 일치하는 삶인 덕(도덕적 삶)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벤담(Jeremy Bentham)과 밀(J.S.Mill)의 공리주의 철학은 행복을 최고의 선이자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한다. 공리주의자들이 말하는 덕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하여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다"라고 한다.
철학자들은 한결같이 덕의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성적 삶은 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난세의 사상가로 알려진 노자는 사랑, 검소, 분수에 맞는 세 가지 덕을 실천하며 사는 것, 즉 스스로 만족하며, 물처럼 서로 싸우지 않고 낮은 데로 흘러 바다에 이르듯이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말한다.
또한 맹자는 인과 덕으로 의(義)의 길을 함께 걸어간다면 모든 사람은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호연지기를 강조한다. 이는 부귀·쾌락 그리고 빈천의 고통에도 마음이 흔들리거나 변하지 않는 중용의 마음이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과학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 역시 "인간은 자신의 행복을 창조하는 사람이다"라고 하면서 행복의 장애요인 중 제일은 인간의 탐욕이라고 말한다. 탐욕은 자신을 파멸에 이르게 하고, 인간관계를 멀어지게 하며 심지어는 전쟁을 야기해 한 국가를 파멸하게 만든다. 행복은 나 혼자서 이룰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과 베풀어준 덕에 힘입어서 내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선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 모두의 행복을 사회 전체적 관점에서 공평하게 바라보는 마음의 눈을 가져야 한다. 이는 사회를 더욱 따뜻하고 행복하게 변화시키는 동인이 되기 때문이다. 높은 수준의 행복은 인간의 품위를 지키는 덕을 통한 행복의 성취이다. 그것은 나와 너 그리고 우리 모두의 행복을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누리는 마음의 평정과 나눔의 덕목이다. 인간에게 영원한 행복은 없다.
살아있는 동안에 행복과 불행이 교차하면서 반복하여 진행 될 수 밖에 없는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이다. 돈과 권력을 잃게 되거나 명예가 실추될 때에는 행복도 함께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철학자들이 강조하는 덕으로 이룬 행복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 선물로 인식된다. 사람은 행복이라는 최종 목표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이다. 철학자들은 행복 추구에서 있어 부귀, 명예, 향락, 건강 등 외적인 요인은 인간의 행복의 절대적·영속성의 요건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철학자들은 양심, 도덕, 사랑, 이웃에 대한 배려 등 내적인 자원이 행복을 성취하는 중요한 가치라는 견해에 공감한다.
인간은 태어나서 반드시 죽는다는 명제 앞에 영원불멸의 불로장생을 누릴 수 없는 유한한 존재이다. 다만 생명과학 등의 발전이 인간의 수명을 늘리면서 자연이 정한 기대수명을 연장할 뿐이다. 행복은 가진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 갖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 또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 마음의 평온과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류 역사상 훌륭한 사람이 많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행복에 관한 모범적 삶을 산 헨렌 켈러를 떠올려 본다. 태어난 지 19개월 만에 중병을 앓았기 때문에, 실명·난청·언어 장애의 삼중고(세 겹의 고통)를 아우르는 불행을 겪으며 살아가는 삶이였다. 희망이라곤 하나도 없는 조건과 환경이다. 그러나 백절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온 세상의 장애인과 인류에게 사랑과 소망 그리고 용기를 보여준 삶을 살았다. 실천적 삶 자체로써 기적의 메시지를 전해준 행복의 전도자이다. 비참한 환경과 최악의 처지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인생의 등불인 지혜, 신념 그리고 의지(천분)로써 극복할 수 있음을 인류 역사에 보여준 것이다. 그리하여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것은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마음으로 느끼는 사랑과 소망이 진정한 행복임을 강조한 것이다. 물론 헨렌 켈러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과 가정교사인 「앤 셀리번의 희생과 연대, 사랑의 교육이 일군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설리번은 헬렌 켈러 손바닥에 글을 써 주며 언어의 세계를 열어 줬다. 그리하여 하버드 대학교의 부속 여자대학교(레드클리프 대학)를 졸업하고 교육가, 사회운동가 그리고 작가로서 큰 울림의 삶을 살다가, 말년에 "내 인생은 기쁘고 행복한 날들이었다"고 회고한다. 행복은 환경과 조건이 아닌 태도의 문제임을 실증한 것이다.
행복은 피나는 노력의 결실이며, 도전 속에서 이루는 성취의 결실임을 보여준다. 또한 행복은 혼자만이 이루는 것이 아닌 함께 도우며 연대하면서 이루는 공동체의 사랑과 연대의 선물이라는 사실을 삶의 과정을 통하여 증명한 것이다.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자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무엇인가? 그 대답은 헬렌 켈러의 실천적 삶 자체이다. 그녀의 백절불굴의 노력과 삶의 여정, 사랑과 연대 그리고 인간의 인내와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기적의 힘과 메시지 그리고 인생 마지막의 고백이 참된 행복의 진리와 진수라고 생각한다.
진송범
법학박사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선진사회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