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권의 경제 이야기] 고령화 시대, 기초연금 제도의 현재와 미래...재정 부담 증가와 개편의 필요성

초고령 사회 진입...증가하는 노인 인구와 기초 연금 수급 현황

초고령 사회 속 기초연금 제도, 과연 본래의 목적을 유지하고 있을까?

대한민국의 기초연금 제도는 원래 국민연금 수령 대상에서 벗어나 있거나 노후 대비가 미흡한 고령층의 생활 안정을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1999년에 이르러서야 국민연금의 전국민 확대가 이루어지면서, 그 이전에 은퇴한 분들은 충분한 노후 소득 기반 없이 은퇴를 맞이하는 경우가 많았죠. 

 

이러한 상황을 보완하고자 2008년에 만 65세 이상 고령자 중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되는 기초노령연금 제도가 도입되었고, 이후 2014년에 현재의 기초연금으로 확대 개편되어 시행 중 입니다. 

[사진: 국민연금고단 전경,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현재는 2014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노인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고, 고령층의 전반적인 소득 수준도 상승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연금 수급자를 결정하는 기준은 12년째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고령층의 경제적 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소득 하위 70%'의 경계선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제도 도입 초기에 비해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고령자들도 기초연금을 수령하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노인 인구와 수급자 규모

대한민국 고령화 추세를 보면 이러한 변화를 더욱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국가데이터처의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으로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약 1,079만 5천여 명에 달합니다. 이는 2014년 같은 기간 약 650만 6천여 명이었던 것에 비해 66% 이상 증가한 수치예요.

 

기초연금은 노인 인구의 70%에게 지급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노인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수급자 수도 자연스레 크게 증가했습니다. 2014년 약 435만 명 수준이던 기초연금 수급자는 지난해에는 약 701만 명으로 늘어났으며, 보건복지부의 예상에 따르면 2026년에는 최대 약 778만 8천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의 선정 기준이 유지된다면,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수급자 수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겠죠.

 

현행 소득인정액 산정 방식의 허점과 사례 분석

그렇다면 12년간 변함없는 기초연금 수급자 선정 방식은 어떤 구조일까요? 이 제도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의 소득과 재산을 월 소득인정액으로 환산한 뒤, 이 금액이 선정기준액보다 낮을 경우 수급자로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소득인정액 산정 시 다양한 공제 항목이 적용된다는 사실이에요.

 

예를 들어, 근로소득은 상시 근로소득만 인정하며, 이마저도 최저임금과 연동하여 올해 기준으로 116만 원을 기본 공제하고, 추가로 30%를 더 공제해 줍니다. 금융 재산의 경우 기본 2천만 원이 공제되며, 건물 등 일반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할 때도 거주 지역에 따라 대도시는 1억 3,500만 원, 중소도시는 8,500만 원, 농어촌은 7,250만 원까지 기본 재산 공제가 적용됩니다.

 

[사진:소득 인정액 산정방식,  보건복지부 제공]

이러한 각종 공제를 거쳐 산출된 소득 인정 금액이 2026년 기준으로 단독가구는 247만 원, 부부가구는 395만 2천 원보다 적으면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됩니다.

 

실제 사례를 살펴볼까요? 만약 다른 재산이나 소득 없이 월 468만 원의 상시 근로소득만 있는 만 65세 이상 독거노인 A씨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여기서 116만 원을 기본 공제하면 352만 원이 남고, 이 금액에 0.7을 곱하면 A씨의 소득인정액은 246만 4천 원이 됩니다. 이는 올해 단독가구 기준액인 247만 원보다 낮으므로 A씨는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됩니다. 심지어 부부의 경우, 월 750만 원, 즉 연간 약 9천만 원에 달하는 소득을 벌고 있더라도 기초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기초연금 재정의 급격한 증가와 향후 개편의 필요성

기초연금 제도는 본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려는 취지였으나, 이러한 현행 기준 때문에 제도 도입 당시의 의도와는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결과, 기초연금에 투입되는 국가 재정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비 기준으로 2014년 약 5조 2천억 원에 불과했던 예산이 지난해에는 약 21조 8천억 원으로 네 배 이상 증가했으며,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기초연금 수급자 선정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가채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경제적 취약 계층에게 더욱 집중적으로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기초연금 수급 기준을 현재 노인 인구 하위 70%에서 '전체 가구 기준 중위소득 100%'로 변경하고, 장기적으로는 이를 50%까지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노인 중 하위 70%'라는 상대적 기준 대신, 우리나라 전체 가구 소득의 중앙값인 '기준 중위소득'을 활용하여 더욱 객관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더 나아가 핀란드나 스웨덴과 같은 해외 사례에서도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1990년대 후반 고령화와 경제 성장의 둔화에 직면하자, 전체 노인 인구의 약 35~38%만을 기초연금 지급 대상으로 한정하는 체제로 제도를 개혁했습니다.

 

지난 12년 사이 급증한 노인 인구와 경제 여건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선정 방식으로 인해, 연 9천만 원 소득의 고령 부부까지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 현재의 상황은 제도의 변질을 의미합니다. 기초연금에 들어가는 세금이 20조 원을 넘어서는 만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금 개혁 논의가 시급해 보입니다. 

 

 

 

 

 

 

 

작성 2026.01.05 07:35 수정 2026.01.0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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