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사비 급등·공급 절벽에 고분양가 지속…강남권은 평당 8천만 원 육박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평(3.3㎡)당 5000만원을 넘어섰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공사비가 뛰고, 정비사업 조합이 일반분양가 인상을 요구하는 흐름이 겹치면서 고분양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2023년 11월 말 기준으로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서울 민간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1525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평당으로 환산하면 5043만6000원으로,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평당 5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분양가는 2022년 6월 평당 4190만4000원으로 4000만원대에 진입한 뒤 약 1년 5개월 만에 다시 1000만원가량 뛰었다. 분양가 상승은 서울에 그치지 않고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강남권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는 평당 7000만~8000만원대 단지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강남권 일부 단지는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20억원 중후반대로 책정되며 고분양가 논란이 이어졌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 중에서도 평당 8000만원대가 거론되는 사례가 나오면서 ‘분양가 상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남권 외 지역에서도 고가 분양 흐름이 감지된다. 분당권역 리모델링 신축 공급 단지는 희소성이 부각되며 전용 84㎡ 기준 20억원대 중후반 분양가가 책정됐고, 광명에서는 신규 분양 단지가 지역 최고 수준의 분양가를 기록하며 직전 분양 단지보다 평당 가격이 더 높아졌다.
분양가 급등의 1차 배경으로는 공사비 상승이 꼽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1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2.45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공사비가 분양가에 반영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분석이다.
정비사업 조합의 분양가 인상 압박도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반분양가가 높아질수록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입지가 우수한 지역은 고분양가 논란이 있어도 청약이 흥행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수요자 사이에서도 ‘지금이 더 싸다’는 인식이 퍼지며 분양가 상승을 일정 부분 용인하는 분위기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다만 분양가를 두고 조합과 건설사 간 줄다리기가 길어지는 현장도 늘고 있다. 대출 규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분양가가 급격히 오르면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미분양 위험도 함께 커질 수 있어서다.
시장 기대도 ‘상승 쪽’에 무게가 실린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12월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101.6포인트로 전월 대비 1.6포인트 올랐다. 업계에서는 고환율에 따른 수입 건설자재 가격 상승과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확대가 분양가를 계속 자극할 수 있다고 본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환율과 금리 환경이 공사비·금융비용을 밀어 올리면서 분양가 상방 압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공급 측면에서는 1월 수도권 분양 예정 물량이 1만559가구로 집계됐다. 서울 4150가구, 경기 3841가구, 인천 2568가구 순이다. 서울에서는 더샵신풍역(2030가구), 아크로드서초(1161가구), 드파인연희(959가구)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빅데이터 업계에서는 고분양가 기조 속에서 청약 시장이 ‘물량’보다 ‘입지·분양 시점·가격’에 따라 온도차가 커질 것으로 본다. 한 빅데이터 전문가는 “분양가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는 단순 공급 확대보다 가격 수준과 자금 조달 가능성이 수요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라며 “실수요자는 금리와 대출 여력을 감안한 자금 계획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