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병돈] 국제 탄소시장과 한국의 과제

 

 기후위기는 더 이상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다. 에너지, 산업, 금융, 소비 전반의 구조를 흔드는 경제의 문제이자 제도의 문제다. 그 중심에 탄소배출권 시장이 있다. 지금까지 탄소배출권은 규제의 언어로 설명돼 왔다. 의무, 부담, 비용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기업과 시민은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시각을 바꿔야 한다. 탄소배출권은 통제의 수단이 아니라 전환의 도구이며, 시장은 처벌의 공간이 아니라 참여와 보상의 장이 되어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NGO가 준비하는 탄소배출권 거래소의 비전이 출발한다.

 

 환경감시국민운동본부는 오랜 현장 감시와 시민 참여 활동을 통해 한 가지 분명한 한계에 직면해 왔다. 선의에 기반한 자발적 환경 실천은 많지만, 그것이 경제적 가치와 제도적 보상으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분리배출, 에너지 절약, 나무심기, 지역 기반 환경개선 활동은 수없이 이루어지지만 기록되지 않고, 검증되지 않으며, 거래되지 않는다.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시민 참여는 지속되기 어렵고, 환경운동은 늘 재정적 한계에 갇힐 수밖에 없다.

 

 NGO가 준비하는 탄소배출권 거래소는 기존의 배출권 시장을 단순히 모방하지 않는다. 대기업과 금융기관 중심의 폐쇄적 시장이 아니라, 시민·중소기업·지자체·사회적경제 조직이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시장을 지향한다. 핵심은 데이터다. 생활 속 탄소저감 활동을 계측하고,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정량화하며, 투명한 기준으로 검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해질 때 탄소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개인과 공동체가 만들어내는 실질적 성과가 된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신뢰다. 탄소배출권 시장이 끊임없이 비판받아온 이유는 불투명성과 그린워싱 때문이다. NGO가 주도하는 거래소는 감시와 검증을 본업으로 해온 조직의 강점을 살려 기준 설정부터 평가, 공개까지 전 과정을 사회에 드러낸다. 이는 시장에 윤리를 입히는 작업이며, 제도에 시민의 눈을 붙이는 일이다. 제도는 정부가 만들지만, 신뢰는 시민사회가 완성한다.

 

 이 거래소의 비전은 수익 창출에 머물지 않는다. 탄소저감으로 얻은 가치가 다시 환경복원과 지역사회로 환원되는 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탄소배출권이 새로운 금융상품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숲으로 돌아가고, 강으로 돌아가며, 교육과 일자리로 확장되는 구조다. 이것이야말로 경제와 제도의 변화가 동시에 작동하는 지점이다.

 

 분명히 말해야 한다. 탄소중립은 선언으로 오지 않는다. 기술만으로도 오지 않는다. 시민이 참여하고, 데이터가 증명하며, 시장이 보상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때 비로소 현실이 된다. NGO가 준비하는 탄소배출권 거래소는 그 구조를 실험하는 첫 걸음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결단이다. 환경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이며, 시민은 대상이 아니라 주체다. 이 전환을 외면하는 사회는 미래의 경제에서도, 제도에서도 살아남기 어렵다.

 

 

 

 

 

 

 

 

 

 

 

 

  칼럼리스트 민병돈

 현) 환경감시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

 현) (사)환경보전대응본부 사무총장

 현) 에코인홀딩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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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나무심기릴레이 참여

 후원전화 187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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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1.06 12:37 수정 2026.01.06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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