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종각 일대 지하공간을 시민 체류 중심의 복합 공간으로 재편하며 도심 지하상권 활성화에 나섰다. 단순한 통행로 역할에 머물던 종각 지하도상가가 ‘체험·휴식·활동’을 아우르는 시민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지하도상가 내 장기 공실 점포를 시민 생활과 밀접한 콘텐츠로 채우는 데 있다. 서울시는 유휴 공간을 적극 활용해 머무를 이유가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러운 유동 인구 증가와 상권 회복을 동시에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2월 문을 연 ‘스마트쉼터’다. 이 공간은 기존의 휴식 공간 개념을 넘어 기술 기반 체험 공간으로 설계됐다. AI 가상 피팅룸을 통해 옷을 직접 입지 않고도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으며, 조용히 머물 수 있는 스터디 존도 함께 운영된다. 특정 계층에 한정되지 않고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형 구조를 채택한 점이 특징이다.

올해 3월까지는 빈 점포를 활용한 ‘스크린 파크골프장’도 조성될 예정이다. 실내 스크린 시스템을 통해 날씨나 계절과 관계없이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며, 초보자를 위한 기초 강의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된다. 고령층뿐 아니라 젊은 세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생활형 스포츠 콘텐츠로, 지하공간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이러한 체류형 콘텐츠가 단기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로 정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단순히 공간을 채우는 수준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 동선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지하도상가는 상업 공간이자 생활 문화 공간으로 기능을 확장하게 된다.
도심 지하공간은 접근성이 뛰어나지만 활용 방식에 따라 활력과 침체가 극명하게 갈린다. 서울시는 종각 지하도상가 사례를 시작으로, 향후 다른 지하공간에도 체류형 시민공간 모델을 단계적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종각 지하도상가의 체류형 공간 전환은 시민 이용 경험을 확장하고, 지하상권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 체험과 생활형 콘텐츠 결합은 새로운 도심 활성화 모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하도는 더 이상 스쳐 지나가는 공간이 아니다. 종각 지하도상가의 변화는 도심 속 숨은 공간을 시민의 일상으로 끌어올리는 실험이며, 도시 재생의 또 다른 해법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