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인공지능(AI)이 새로운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독거노인과 1인 가구의 일상 데이터를 분석해 위기 상황을 조기에 감지하는 ‘AI 돌봄 시스템’이 각 지자체와 복지기관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술이 생명을 구하는 ‘디지털 안전망’의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의 한 복지센터에서는 AI 스피커를 통해 하루 세 차례 “식사는 하셨나요?”, “오늘 기분은 어떠세요?” 같은 질문이 전달된다. 응답이 없거나 음성의 톤이 평소보다 낮게 감지되면, 시스템은 즉시 담당 복지사에게 알림을 보낸다.
이 단순한 대화 하나가 사람의 생명을 구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강원도의 한 독거노인은 며칠간 응답이 없자 AI가 위험 신호를 감지해 복지센터로 통보했고, 신속한 출동 덕분에 탈진 상태로 발견돼 생명을 건졌다.

AI 돌봄 시스템은 단순한 음성 분석을 넘어 행동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감지한다. 전력 사용량, 가스 밸브 개폐 횟수, 스마트폰 이용 패턴, 냉장고 문 열림 빈도까지 모두 분석 대상이다.
일상 속 ‘조용한 변화’를 읽어내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평소 전등이 매일 밤 10시 이후 켜져 있던 가정에서 며칠간 불빛이 감지되지 않으면,
AI는 이를 이상 징후로 판단해 자동으로 경보를 발송한다.
서울시는 최근 ‘AI 돌봄 2.0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AI 스피커 5,000여 대를 독거노인 가정에 보급하고, 음성 감정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우울감, 불안, 피로도를 측정해 정서적 위험군을 분류한다.
응답이 느려지거나 어조가 단조로워지는 패턴은 ‘정신적 고립’의 신호로 간주된다. AI가 이 신호를 인식하면 자동으로 복지상담센터에 연결되고, 필요한 경우 심리상담 서비스로 연계된다. 복지업계는 이를 ‘기술이 만든 사회적 돌봄’으로 정의한다.
AI는 사람의 관계를 대신하지 않지만, 돌봄의 속도를 높이고 사각지대를 줄인다. 서울시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AI가 먼저 이상 징후를 알려주기 때문에, 현장 인력이 훨씬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며 “결국 기술이 사람을 더 가깝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정부도 AI 복지체계를 본격 추진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AI 생명관리 플랫폼’을 구축해 전국 65세 이상 독거노인의 생활 데이터와 응급 상황을 통합 관리한다.
통신 3사와 협력해 가정 내 IoT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이상 상황을 탐지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지자체와 민간 기업이 협력해 ‘AI 기반 사회적 안전망’을 확대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AI 돌봄이 확산될수록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누군가의 일상이 데이터로 기록되고, 감정마저 수치화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다.
전문가들은 기술의 목적이 ‘감시’가 아니라 ‘관심’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경미 센터장(서로돌봄)은 “AI가 인간을 감시하는 도구가 아니라,
관심의 끈을 놓지 않게 하는 매개가 되어야 한다”며 “데이터 수집과 활용에서 투명성을 확보하고, 인간 중심의 돌봄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AI 휴먼케어’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AI는 단순히 위험을 감지하는 수준을 넘어, 이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정서적 지지와 대화를 시도한다.
외로운 밤 “오늘 하루도 잘 보내셨어요?”라는 AI의 한마디가, 어떤 사람에게는 세상과 연결되는 마지막 다리가 되기도 한다. 고독사 예방 AI는 인간의 자리를 대신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을 다시 사람 곁으로 데려오는 기술이다. AI가 막는 것은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잊혀지는 존재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이다. 기술이 따뜻해질 때, 사회는 비로소 안전해진다. AI가 말한다. “괜찮으신가요?” 그 한마디가 오늘도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