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이 없어서 장사가 안 됩니다.”
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1인 사업자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그러나 시장을 조금만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문제의 핵심은 인맥의 부족이 아니라 인맥에만 의존하는 판매 방식에 있다.
창업 초기에는 인맥이 도움이 된다. 지인 구매, 소개 주문, 단골 형성까지 일정 수준의 매출은 만들어 준다. 하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인맥은 확장성이 낮고, 반복 구매를 강요할 수 없으며, 일정 수준을 넘으면 반드시 한계에 부딪힌다. 그 시점부터 매출은 정체되고, 사업자는 “경기가 안 좋다”는 말로 현실을 설명하려 한다.

인맥 중심 영업의 가장 큰 문제는 감정이 거래에 개입된다는 점이다. 관계를 의식하다 보니 가격을 낮추고, 조건을 맞추고, 무리한 요구도 거절하지 못한다. 결국 남는 것은 이익이 아닌 피로감이다. 매출은 늘지 않는데 인간관계는 소모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사업자의 몫이 된다.
시장 환경도 이미 바뀌었다. 고객은 더 이상 ‘누가 소개했는가’를 기준으로 구매하지 않는다. 지금의 소비자는 검색하고, 비교하고, 후기를 읽고, 스스로 판단한다. 상품보다 먼저 접하는 것은 사람의 말이 아니라 정보와 콘텐츠다.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인맥에만 매달리는 순간, 사업은 과거에 머물게 된다.
실제 현장 사례를 보면 차이는 더욱 분명하다. 같은 업종에서 출발한 두 사업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여전히 모임과 소개 영업에 의존했고, 다른 한 사람은 고객들이 반복해서 묻는 질문을 콘텐츠로 정리해 온라인에 쌓았다. 1년이 지나자 결과는 극명하게 갈렸다.
인맥 중심 사업자는 매출이 정체됐고, 콘텐츠 중심 사업자는 모르는 고객에게서 꾸준한 문의가 이어졌다. ‘누가 소개했는가’가 아니라 ‘왜 이곳이어야 하는가’가 구매 이유가 된 것이다.
이제 팔리는 사람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구조를 설계한 사람이다.
- 고객은 누구인지,
- 언제 무엇을 고민하는지,
- 구매 직전 가장 불안해하는 포인트는 무엇인지,
이 질문에 답을 만들고 이를 콘텐츠와 시스템으로 연결한 사람이 시장에서 살아남는다.
인맥은 전략이 아니라 보조 수단이다. 인맥이 없어도 팔리는 구조를 만들면, 인맥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반대로 인맥만 붙잡고 있으면 시장은 어느 순간 조용히 등을 돌린다.
지금 매출이 안 나온다면 더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할 때가 아니다. 팔리지 않는 이유를 사람에게서 찾지 말고, 구조에서 찾아야 할 때다.
[남윤용 소개]
신세계그룹에서 30여 년간 마케팅·지원·개발·신규사업 분야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뒤 은퇴하고, 현재는 인공지능(AI) 연구와 활용에 전념하고 있다. 신세계 마케팅팀장과 신규프로젝트팀장, 개발팀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신세계센트럴시티에서 지원담당 임원과 상무, 자문역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서울고속터미널어드민과 ㈜센트럴시티 TPF솔루션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인공지능활용협회 협회장을 맡고 있다. 마케팅과 브랜딩 분야에서 축적한 30년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과 시장을 읽는 통찰을 전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결국, 고객은 당신의 한마디에 지갑을 연다』와 어린이를 위한 AI 그림동화 『마법의 에너지 상자』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