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는 이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단순히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라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기억력 감퇴는 종종 신체 내부의 불균형이나 생활 습관의 붕괴를 알리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 특히 30~50대 직장인 사이에서는 과로,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으로 인해 뇌의 정보 저장 능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집중력 저하, 업무 효율 감소, 우울감으로 이어지며, 심하면 초기 치매로 오해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기억력이 떨어질 때,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작은 기억력 저하, 무심히 넘기면 안 되는 이유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제 한 일을 기억 못 하는 정도쯤이야’라고 생각하며 넘긴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기억력 저하의 약 60%는 생활 습관 요인과 연관되어 있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에 따르면, 단기 기억 장애는 뇌 기능의 문제라기보다 신체적 피로 누적, 호르몬 불균형, 수면 질 저하로 인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로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인 사람은 7시간 이상 자는 사람보다 기억력 점수가 평균 20% 낮았다. 즉, 기억력 감퇴는 단순히 ‘뇌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이 깨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수면 부족·영양 결핍·스트레스, 기억력의 3대 적
기억력은 ‘뇌의 저장 공간’보다 ‘정보를 정리하고 분류하는 능력’과 더 관련이 깊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수면과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이다. 잠이 부족하면 뇌의 해마(hippocampus) 기능이 떨어져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전환되지 못한다. 또한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코르티솔 수치가 상승해 뇌세포의 연결을 방해한다. 여기에 비타민 B12, 오메가3, 철분 결핍까지 겹치면 인지 기능 저하가 가속화된다.
특히 현대인들이 즐겨 마시는 카페인 음료는 단기 집중력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수면의 질을 악화시켜 오히려 기억력 감퇴를 부추긴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혈당과 호르몬 변화가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
의외로 많은 경우, 기억력 저하의 원인은 혈당과 갑상선 기능 이상에서 비롯된다.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면 뇌로 가는 에너지 공급이 불안정해지고, 집중력과 기억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또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는 사람은 피로감, 무기력감과 함께 기억력 감퇴 증상을 호소하는 비율이 높다. 특히 중년 여성의 경우, 폐경기 호르몬 변화로 인한 에스트로겐 감소가 기억력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기억력이 떨어질 때는 뇌검사보다 먼저 혈액 검사로 내과적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 습관 점검이 최고의 기억력 회복제다
기억력을 회복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생활 습관의 리셋이다. 하루 7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고, 당분과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며, 꾸준히 신체 활동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뇌의 혈류량이 증가하고 집중력이 회복된다. 또한 명상, 독서, 일기 쓰기 등은 뇌의 전두엽을 활성화해 기억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억력 저하를 질병의 시작이 아닌 건강의 경고음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다. 생활 속 작은 습관 변화가 뇌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다.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해서 곧 치매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태도는 금물이다. 몸과 마음의 균형이 무너질 때 가장 먼저 신호를 보내는 기관이 바로 뇌다.
따라서 기억력이 떨어졌을 때는 뇌 검사를 하기보다 수면, 영양, 스트레스, 호르몬 상태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응이다.
기억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관리로 지킬 수 있는 능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