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영아 보육을 유아 중심 체계와 분리해 재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미연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만 0~2세 영아의 발달 특성을 반영한 별도 보육 정책과 가정어린이집의 영아전문기관 지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영아기의 보육 환경은 이후 발달 전반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 출생 직후부터 만 3세 전후까지는 뇌 발달 속도가 가장 빠른 시기로, 이 시기의 돌봄 경험이 정서 안정과 인지 발달의 기초를 형성한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분석이지만 현행 보육정책은 영아와 유아를 동일한 제도 틀 안에서 운영하고 있어 발달 단계별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조미연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영아는 ‘작은 유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영아는 발달 속도와 정서적 요구, 돌봄의 밀도에서 유아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그럼에도 정책은 여전히 하나의 기준으로 영아와 유아를 함께 묶어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조 회장은 ‘애착’과 ‘안정’을 영아 보육의 핵심 가치라면서 “영아기 보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 프로그램의 다양성이 아니라, 아이가 하루를 보내는 동안 얼마나 안정적인 관계 속에 놓여 있느냐”라며 “지속적이고 일관된 돌봄이 가능해야 애착 형성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관점에서 조 회장은 가정어린이집이 영아 보육에 적합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가정어린이집은 소규모 환경에서 동일한 교사가 영아를 지속적으로 돌보는 구조”라며 “아이의 미세한 신호와 변화를 놓치지 않고 반응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는 감성적인 주장이 아니라, 현장 경험과 발달과학, 부모 선택이 함께 확인해 온 결과”라고 덧붙였다.
부모들의 선택 역시 현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제시됐다. 조 회장은 “많은 보호자가 아이의 첫 보육기관으로 가정어린이집을 선택하고 있다”며 “‘가깝다’, ‘안심할 수 있다’, ‘아이의 하루가 보인다’는 이유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고 말하면서 이를 두고 “‘선택은 이미 현장에서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제도적 뒷받침이다. 조 회장은 가정어린이집이 영아 보육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제도적으로는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아전문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은 현실에서는 전문 인력 확충이나 안정적인 재정 지원, 체계적인 질 관리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이는 현장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고 밝혔다.

사진=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보육교사와 운영 주체의 부담 역시 제도 공백의 결과로 언급됐는데, 조 회장은 “가정어린이집 교사들은 영아 돌봄에 특화된 경험과 역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제도적 인정이 충분하지 않다”며 “영아전문기관 지정은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전문 교사 양성과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는 정책적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사가 안정돼야 아이의 하루도 안정된다’는 원칙이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출생 대응 측면에서도 영아 보육 체계 재정비 필요성도 제기됐다. 조 회장은 “보육을 가정의 책임으로만 두는 접근은 한계에 이르렀다”며 “해외 여러 국가는 이미 영아 보육을 공공의 책임 영역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 역시 선택이 아닌 결단의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마지막으로 “영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자라고 있다”며 “정책의 지연은 곧 아이의 기회를 놓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정어린이집 영아전문기관 지정에 대해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이미 잘 작동하고 있는 현장을 국가 책임 아래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