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억은 더 내야 한다”… 공사비 폭등에 재건축·재개발 분담금 ‘눈덩이’
조합원 분담금 최대 3배 급증… 강남·노량진 등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전방위 충격
서울 강남과 동작 등 주요 정비사업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체감하는 분담금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공사비 인상, 고급화 전략, 인허가 지연 등의 삼중고가 맞물리며, 일부 지역에서는 분담금이 10억 원 이상 늘어난 사례도 확인됐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구 압구정4구역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발송한 ‘예상 분양가 및 추정 분담금 안내문’에 따르면, 전용 84㎡ 아파트의 추정 분담금은 6억5000만~7억4977만 원에 달했다. 전용 185㎡는 무려 18억 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공사비는 평당 1280만 원 기준으로 산정됐다.
분담금은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에서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실질적 비용이다. 총 공사비에서 일반 분양 수익을 차감한 뒤 남은 금액을 조합원 수만큼 나눠 분담하게 된다. 과거에는 일반 분양가를 최대한 높게 책정해 조합원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특히 강남처럼 분양가 자체가 높은 지역에서는 오히려 조합원들이 일정 금액을 돌려받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고환율, 고금리에 따라 자재비와 인건비가 상승했고, 여기에 고급화 요구와 인허가 지연까지 겹치면서 공사비가 평당 1000만 원을 넘어섰다. 압구정2구역의 경우 시공사 선정 전부터 평당 공사비가 115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로 인해 조합원 분담금은 단기간에 수직 상승했다. 전용 152㎡ 아파트를 보유한 조합원이 전용 128㎡로 줄여 신청하더라도, 2024년 기준 추정 분담금은 3억2000만 원이었지만, 불과 1년 사이 10억5700만 원까지 상승했다.
강남구 개포동의 마지막 재건축 단지로 주목받는 개포주공 6단지도 예외는 아니다. 이곳에서는 전용 53㎡를 보유한 조합원이 84㎡로 확대 신청할 경우 약 7억2000만 원을, 100㎡를 선택하면 분담금이 11억 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담금 인상은 재건축뿐 아니라 재개발 사업지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뉴타운 8구역에서는 시공사와의 공사비 협상이 6개월 넘게 지연됐다. 애초 조합이 합의했던 평당 공사비는 498만 원이었지만, 시공사 측이 이를 816만 원으로 증액 요구하며 갈등이 격화됐다. 결국 조정 끝에 증액이 확정됐고, 조합원당 추가 분담금은 7억~10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건설사 관계자는 “압구정 등 강남권에서는 분담금이 늘어나도 향후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조합원이 많아 사업성이 흔들리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반면 “수익성이 낮은 지역은 분담금이 기존 주택 가격을 역전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조합원 간 갈등과 퇴로 차단이다. 분담금 부담이 급증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조합원들이 속출하고 있으나, 탈출구는 막힌 상태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며, 조합원 지위 양도 요건이 대폭 강화됐다. 1가구 1주택자가 최소 1년 보유·5년 거주 요건을 채워야만 양도 승계가 가능하다.
서울시는 이러한 규제가 사업 정상 추진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국토교통부에 조합원 지위 양도 완화를 지속 요구 중이다. 그러나 아직 정부 측과의 합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원 지위 양도와 대출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으나, 정부와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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