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1인 가구가 우리 사회의 보편적 주거 형태로 자리 잡았지만 경제적 기반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양대학교 웰다잉융합연구소(연구책임자 김광환)와 한국여론리서치가 전국 1인 가구 4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에게 부채가 있으며 대부분 주거와 생계를 위한 대출로 나타났다. 독립적인 독신 생활 이면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고 1인 가구가 더 취약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 1인 가구 표본 분석
이번 조사는 전국의 1인 가구 4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성별로는 남성 229명(55.9%), 여성 181명(44.1%)이 참여해 남성 응답자의 비율이 소폭 높았다. 연령대는 20대부터 60대까지 고르게 분포했다. 19∼29세 청년층이 92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60대 응답자도 89명(21.7%)에 달해 고령 1인 가구의 목소리도 충실히 반영되었다. 30대(87명), 50대(78명), 40대(64명)가 그 뒤를 이었다.
▶ 1인 가구 월평균 소득 분포
응답자 중 소득 수준은 대체로 중하위권에 집중되어 있었다. 월 300만 원 미만의 소득자가 전체의 63.6%(261명)를 차지하며 불안정한 재정 상태를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월 200만 원∼300만 원이 137명(33.4%)으로 가장 많았고 200만 원 미만 저소득 구간도 124명(30.2%)에 달했다. 반면 월 5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는 35명(8.5%)에 불과했다.
▶ 부채 발생의 주원인은?
가계 부채가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주택 비용 마련(40.3%)’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주거 비용이 가계 부채를 지게 되는 핵심 원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계유지’를 위해 빚을 졌다는 응답도 36.4%에 달해 가계 부채 문제의 또 다른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
▶ 경제적 결핍과 생활고에 따른 결과
경제적 어려움은 삶의 질을 저하할 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단절시킨다. 경제적 곤경의 구체적 사례를 보면 가계 부채 문제가 미치는 심각한 파급 효과를 보여준다. 가장 흔한 경험은 ‘친구나 가족에게 돈을 꾼 적이 있다(30.5%)’라는 것이다. 이는 금융권을 이용할 수 없거나 이미 한도에 도달한 가계가 사적 경로를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적 채무는 인간관계를 단절하며, ‘금전 문제로 친구와 다툰 적이 있다(10%)’라는 대답처럼 정서적 지지 기반까지 파괴하는 원인이 된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건강과 주거 문제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병원에 가는 것을 미루거나 못 간 적이 있다(25.6%)’와 ‘각종 요금이나 공과금을 기한 내 납부하지 못한 적이 있다(15.9%)’, ‘2달 이상 집세가 밀렸거나 집을 옮긴 경험이 있다(11.5%)’라는 응답이 나왔다.
특히 네 명 중 한 명이 의료 서비스를 포기하고 있다는 사실은 경제적 빈곤이 의료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건강의 악화는 다시 노동 생산성의 감소로 이어져 빈곤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된다. 공과금 체납이나 주거 불안정도 1인 가구의 대표적인 경제적 어려움에 속한다.
▶ 1인 가구의 어려움에 대한 정책적 제언
가계 부채 증가와 은퇴 후 생활 불안이라는 이중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금융 지원을 넘어 근본적인 사회 시스템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먼저 생계유지 목적으로 부채를 지는 36.4%의 계층을 위한 기초 생활 보장과 고용 안전망 강화가 필요하다. 기초 생활 붕괴 속에서 고금리 카드 대출(23.7%)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긴급 소액 대출 제도를 활성화하고 채무 조정 프로그램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둘째, 주거 비용 마련(40.3%)이 가계 부채의 주된 원인인 만큼 전세 제도에 대한 점진적 개편과 공공 임대 주택의 획기적인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 주거비 부담이 줄어야 가계의 저축 여력이 확보되고 은퇴 준비가 시작될 수 있다.
셋째, 의료 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여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25.6%의 국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특히 노후 의료비에 대한 공포(50.7%)를 완화하기 위해 건강보험의 보장 범위를 고액 비급여 항목까지 확대하고, 간병비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44.9%에 달하는 ‘준비되지 않은 걱정 집단’을 위해 맞춤형 재무 교육과 노후 설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소액으로도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연금 상품의 다양화와 세제 지원 혜택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상의 설문조사 결과는 대한민국 1인 가구의 경제적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준다. 부채는 늘고 저축은 줄며 미래는 불투명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악순환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가계 부채 문제는 머지않아 사회적인 재난이 될 수 있다.
1인 가구가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주거 형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현실에서 가계 부채의 해소와 주거 문제 해결, 의료 서비스의 공공성 확대, 노후 안정을 위한 국가적 관심이 더욱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