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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 앞에 조건은 없었다… ‘그냥드림’이 증명한 복지의 새로운 기준

증빙 없는 지원, 두 달 만에 3만6천 명의 삶에 닿다

선지원 후행정으로 드러난 복지 사각지대의 얼굴들

전국 확산 앞둔 ‘그냥드림’, 공공과 민간이 만든 사회안전망 실험

 

 

“밥 한 끼가 이렇게 큰 힘이 될 줄 몰랐다.”
울산에 홀로 거주하는 70대 노인 A씨는 지병으로 인해 병원 진료가 잦았지만, 치료비 부담과 근로 중단이 겹치며 생활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었다.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지만, 복잡한 서류와 절차가 먼저 떠올라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아무 조건 없이 먹거리를 지원한다’는 ‘그냥드림’ 안내 문구를 보게 됐다. 별도의 증빙 없이 방문한 지원 공간에서 A씨는 즉시 먹거리와 생필품을 받았고, 현장 상담을 통해 기초생활보장제도 신청까지 연계됐다. 한 끼의 식사가 제도 밖에 있던 삶을 다시 제도 안으로 이끌어낸 셈이다.

 

증빙 절차를 최소화한 먹거리 지원 사업 ‘그냥드림’ 시범사업이 시행 두 달 만에 36,081명에게 도움을 제공하며, 위기 대응형 사회안전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전국 67개 시군구, 107개 거점에서 운영됐다.

 

보건복지부는 이 기간 동안 ‘그냥드림’이 단순한 물품 지원을 넘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를 조기에 발견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기존 복지 제도가 소득과 재산 증빙을 전제로 했다면, 이 사업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 자체를 지원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됐다. 운영 초기 두 달 동안 총 6,079건의 현장 복지 상담이 이뤄졌고, 이 가운데 209명은 긴급복지, 기초생활보장, 의료비 지원 등 공적 보호 체계로 연계됐다. 서류 장벽에 가로막혀 있던 이들이 먹거리 지원을 계기로 상담을 받고, 제도적 지원으로 이어진 것이다.

 

민간 부문의 참여도 사업의 지속성을 뒷받침했다. 신한금융그룹은 2027년까지 총 45억 원 규모의 후원을 약속하며 물품 확보와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에 나섰다. 이외에도 한국청과 등 다양한 기업과 단체가 참여해 민관 협력 기반의 복지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그냥드림’을 국민 체감 정책의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그는 한겨울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고 있다며, 각 부처가 이와 같은 효과 중심의 정책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시범사업 성과를 토대로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107개소에서 운영 중인 ‘그냥드림’ 거점을 오는 5월까지 150개소로 늘리고, 연내 300개소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품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는 전국 및 광역 푸드뱅크의 여유 물량을 신속히 조정해 공급하고, 거동이 불편한 이용자를 위한 이동형 지원 방식도 단계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냥드림’이 단기간의 지원을 넘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방정부와 민간이 함께 협력해 기본적인 먹거리 접근성을 강화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그냥드림’은 조건 없는 먹거리 지원을 통해 복지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단순 지원을 넘어 상담과 제도 연계를 통해 위기가구를 공적 보호 체계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배고픔 앞에서 서류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복지의 방향을 다시 묻는다. ‘그냥드림’은 지원의 속도와 접근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례로, 향후 전국 단위 확산 과정에서 한국형 기본 사회안전망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작성 2026.02.04 05:58 수정 2026.02.04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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