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라남도 나주시 봉황면 만봉리 일대에서 추진 중인 토석채취 사업이 주민 반발과 법적 쟁점에 휘말리며 지역사회 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진입도로 사용 문제와 신설 도로 허가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적 논란은 행정의 적법성과 투명성에 대한 의문으로 번지고 있다.
진입도로 사용 종료 이후 법적 갈등 본격화
논란의 중심에는 봉황면 산48-1번지 일대에서 운영 중인 석산(토석채취장)이 있다. 이 사업장은 지난 10여 년간 인근 토지를 임대해 진입도로로 사용해 왔으나, 최근 임대 계약 종료와 함께 토지 소유자들이 원상복구 및 반환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운영업체는 초기 해당 부지 매입 의사를 밝힌 바 있으나, 이후 계획을 변경해 인근 토지를 추가로 확보하고 기존 도로 사용을 계속하기 위한 법적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해당 가처분 신청이 민법상 주위토지통행권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운영 측이 주장하는 ‘맹지’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대체 도로 확보 가능성 여부와 기존 도로 사용의 불가피성에 대한 객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설 도로 허가 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 논란
또 다른 갈등의 축은 석산 측이 추진 중인 신설 진입도로 허가 문제다. 새롭게 계획된 도로는 기존 노선보다 주거지에 더 근접해 있어 주민 생활 환경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도로 허가 과정에서 의견 수렴 절차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으며, 개인 동의 없이 허가가 진행되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행정 당국은 "관련 법령에 따라 허가가 진행됐으며, 필요 시 주민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주민들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의 적법성 검토를 위해 관련 정보공개청구를 진행 중이다.
법률 및 판례 적용 두고 해석 엇갈려
민법 제219조는 통행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규정으로, 공로에 통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인접지를 통한 통행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기존 또는 대체 통로가 존재할 경우에는 통행권이 제한된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번 사안에서 석산 측이 일부 대체 도로 부지를 이미 확보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통행권 인정의 ‘긴급성’과 ‘불가피성’ 여부를 둘러싼 법적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또한, 산지관리법 시행령과 관련 조례에 따르면, 주거지 인근 개발행위는 일정 거리의 완충구역 확보와 인근 토지 소유자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신설 도로가 주거지로부터 약 30m 거리로 계획된 점을 감안할 때, 소음 및 안전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 역시 상당하다.

‘쪼개기 개발’ 의혹과 환경영향 우려
주민들은 해당 토석채취 사업이 향후 개발 확대를 염두에 두고 ‘쪼개기’ 방식으로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환경영향평가 대상 기준을 피하기 위해 사업 범위를 나눠 추진하는 이른바 ‘분할 개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나주시 및 환경부에 종합 환경영향평가의 필요성을 공식 제기할 계획이다. 전체 사업 규모와 장기적 환경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진행되는 허가 절차는 지역 생태계와 주민 건강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적·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 대응 및 공익적 의미 부각
현재 해당 허가 절차가 잠정 중단된 상황에서 주민들은 다양한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주요 대응책으로는 ▲주민 연명 의견서 및 진정서 제출 ▲정보공개 청구 ▲기존 도로 관련 법적 대응 ▲시민사회 연대 등이 추진되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민원이나 토지 분쟁을 넘어, 지역 주민의 생활권 보호와 지방행정의 투명성 확보라는 공익적 의제가 강하게 작용하는 사례로 주목된다. 행정기관은 사업 추진과 주민 생존권 사이에서 균형 있는 판단을 통해, 공정하고 절차적으로 정당한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