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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위 칼럼] 정부 “팔 기회는 지금” 다주택자, 증여 대신 매도 택할까

증여로 버티던 집주인들, 계산기 다시 두드린 이유

계약금 걸었는데 돌연 취소 세제 완화가 부른 시장 혼선

강남용산 5월 9일 마감 다주택자 ‘막차 매도’ 타이밍

출처 : 챗지피티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한시적 퇴로를 열었다. 증여로 버티던 다주택자들 사이에서 다시 ‘매도 계산기’를 두드리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정책 불확실성과 보유세 변수는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12일 재정경제부와 관계부처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 추진안’을 발표했다. 다주택자가 임차인이 거주 중인 주택을 무주택자에게 매도할 경우, 토지거래허가제상 실거주 의무를 최대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사실상 “증여 대신 매도하라”는 신호를 분명히 한 셈이다.

 

기존 조정대상지역이었던 강남3구와 용산구는 5월 9일 이전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일로부터 4개월 내 양도하면 양도세 중과를 적용하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신규로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은 6개월 유예가 주어진다.

 

대출 규제도 일부 완화했다. 주택담보대출 실행 후 6개월 내 전입 의무를 두던 규정을 ‘임대차계약 종료일로부터 1개월’까지 미룰 수 있도록 했다. 세 낀 매물의 거래 숨통을 틔우려는 조치다.

 

정책 발표 직후 세무법인과 은행 창구에는 문의가 몰렸다. 양도세와 증여세를 비교해 달라는 상담이 이어졌다. 한 세무법인 대표는 “이미 증여 절차를 진행하던 고령 부모가 다시 계산해보겠다며 중단하는 사례가 나왔다”고 전했다.

 

실제 수치만 보면 양도가 유리해 보인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2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10년 전 10억원에 매입해 20억원에 매도할 경우, 5월 9일 이전이라면 세액은 약 3억3000만원이다. 반면 같은 주택을 자녀에게 증여하면 증여세는 약 6억원 수준이다. 단순 비교 시 2억7000만원 차이다.

 

그러나 세무사들은 단순 계산을 경계한다. 매도 후 현금을 자녀에게 넘기면 다시 증여세가 붙는다. 자산가에게 증여세는 ‘언젠가 한 번은 내야 할 세금’이라는 인식도 강하다. 세금의 총합과 시점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유세도 변수다. 이재명 대통령은 “버티기가 이익이 되는 구조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언급하며 보유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 나온 일부 매물은 향후 세 부담 확대를 우려한 선제적 처분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문재인 정부 시절과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가도 있다. 2017년 8·2 대책과 2021년 7·10 대책 당시에는 취득·보유·양도 전 단계의 세금을 동시 강화하면서 증여가 급증했다. 2017년 28만5000건이던 집합건물 증여는 2021년 38만5000건까지 늘었다. 당시 시장은 ‘매도보다 증여’로 급격히 기울었다. 이번에는 매도로 방향을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장 혼란도 감지된다. 40대 직장인 A씨는 계약금 9000만원을 건 뒤 매도인이 계약을 취소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세 낀 매도가 허용되자 다른 주택을 팔겠다고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세 낀 매물까지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매도 가능 물량의 저변이 넓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 출회 규모는 보유세와 추가 규제 방향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시간을 줬다. 선택은 다주택자의 몫이다. 증여로 버틸 것인가, 이번 기회에 정리할 것인가. 시장은 계산기를 두드리며 숨을 고르고 있다.

작성 2026.02.13 10:58 수정 2026.02.1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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