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법부의 제동에 맞선 트럼프의 '15% 관세 대반격'
미국 워싱턴 D.C. 발(發) 거대한 정치·경제적 폭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미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건 지 불과 하루 만에, 백악관은 오히려 더 강력한 '슈퍼 관세 폭탄'으로 응수했다. 당초 예고했던 10% 보편 관세가 법적 암초에 부딪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며 관세율을 법정 최고치인 15%로 전격 상향 조정했다.
이는 단순한 정책 변경을 넘어, 사법부의 견제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자, 글로벌 무역 질서를 힘의 논리로 재편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30년 기자 생활 동안 수많은 무역 분쟁을 목격했지만, 이처럼 사법부의 판결을 정면으로 거스르며 즉각적이고 파괴적인 보복 조치를 단행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리스크'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더욱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 세계 시장은 즉각 요동쳤고,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연방대법원의 일격, '보복 관세'의 법적 정당성 상실과 권력의 정면 충돌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것은 미 연방대법원의 역사적인 6대 3 판결이었다.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광범위한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려는 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IEEPA는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발생했을 때 대통령에게 비상 권한을 부여하는 법률이지만, 대법원은 구체적이고 현존하는 위협 없이 단순히 무역 적자를 이유로 이 법을 남용하는 것은 의회의 관세 부과 권한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를 차지하는 구조 속에서도 나온 이 같은 판결은, 트럼프식 '행정만능주의'에 대한 미국 사법 시스템의 견제 기능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3권 분립의 승리'라고 평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자신의 핵심 공약인 보호무역주의 드라이브에 제동을 건 '사법부의 반란'으로 받아들여졌다. 법적 정당성을 상실한 '보복 관세' 프레임은 트럼프를 정치적 궁지로 몰아넣었고, 결국 그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는 대신 더 강력한 행정 명령으로 맞서는 정면 돌파를 선택하게 만들었다.
베일 벗은 '섹션 122'의 공포, 10%를 넘어 15% 상한선까지 전격 가동
IEEPA 카드가 막히자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꺼내 든 것은 1974년 제정된 무역법의 '제122조(Section 122)'였다. 이 조항은 미국의 국제수지가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빠졌을 때, 대통령이 이를 시정하기 위해 최대 150일 동안 모든 수입품에 대해 최대 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 쿼터를 설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 판결 직후, 만성적인 무역 적자가 국가 경제 비상사태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이 조항을 발동했다. 충격적인 것은 관세율이었다.
당초 IEEPA를 근거로 추진했던 10%를 넘어, 섹션 122가 허용하는 최대치인 15%를 단숨에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하루 만에 관세 장벽을 50%나 높인 셈으로, 사법부 판결에 대한 분노와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의회를 우회하여 신속하게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남은 법적 수단을 최대치로 활용함으로써, 대내외에 강력한 충격 효과를 주려 했다고 분석한다. '150일 한시적 조치'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이는 향후 협상에서 상대를 압박하기 위한 지렛대일 뿐, 실제로는 영구적인 관세 체제로 굳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과 세계 경제에 미칠 '도미노 타격'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예외 없이 적용되는 15% 일괄 관세는 글로벌 경제에 메가톤급 충격을 예고한다. 당장 수십 년간 구축되어 온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 직전에 내몰렸다. 기업들은 갑작스러운 비용 증가를 감당하기 위해 생산 기지 이전이나 가격 인상을 검토해야 하는 처지다. 이는 필연적으로 미국 내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연준(Fed)의 통화 정책 운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주요 교역국들의 보복 대응이다.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은 이미 미국의 일방적인 조치에 강력히 반발하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맞불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관세 전쟁이 확산될 경우, 글로벌 교역량은 급감하고 세계 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주요 경제 기구들은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가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1%포인트 이상 끌어내릴 수 있다고 경고하며, 최악의 경우 1930년대 대공황을 촉발했던 스무트-홀리 관세법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다.
한국 수출 전선 '비상등', 자동차·철강·가전 전방위적 타격과 생존 전략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 경제에는 그야말로 '비상등'이 켜졌다. 15% 관세 폭탄은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반도체, 철강, 가전 등에 전방위적인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 및 부품 업계의 피해가 가장 우려된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관련 기업들은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도 미국 내 생산 시설 투자 확대 압박과 함께 중국 등 제3국에서 생산하여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에 대한 관세 부담 증가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철강 업계 역시 과거 쿼터제 합의에도 불구하고 추가 관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 정부는 즉각 민관 합동 비상 대응 TF를 가동하고, 미국 행정부 및 의회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아웃리치 활동에 나서야 한다. 한미 FTA 규정을 근거로 한 협상 노력과 함께,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가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강조하며 예외 인정을 받아내기 위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대미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 지금은 단순한 위기 상황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생존이 걸린 절체절명의 순간임을 인식하고, 정부와 기업이 하나 되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